[화승엔터프라이즈는 지금]대규모 전환사채 발행, 주가희석 가능성은③내년 9월30일부터 전환 가능…"조기상환 통한 전환율 감소 노력"
윤종학 기자공개 2024-10-17 07:56:12
[편집자주]
화승엔터프라이즈가 실적부진 터널을 벗어나고 있다. 그동안 실적부진의 원인으로 꼽히던 고객사 '아디다스'의 재고조정 이슈가 마무리되면서다. 다만 특정 고객사에 기대는 사업구조, 수익성 개선 등 내부적으로 해소해야할 과제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더벨은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사업구조를 점검하고 향후 개선 과제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0일 14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최근 전환사채를 발행하며 대규모 자금조달에 성공한 가운데 향후 주가희석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3년간의 부진을 털고 실적이 반등하며 화승엔터프라이즈 주가가 상승 국면에 접어들면서다.전환가액이 8000원 초반대로 책정된 상황에서 주식 전환이 가능해지는 내년 9월말까지 주가가 우상향한다면 오버행(잠재적 대규모 매도물량) 리스크가 커질 수 밖에 없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실적 개선을 토대로 현금자산을 확보해 전환율 축소에 힘쓸 계획이다.
◇기발행 CB 상환 목적 1300억 조달, 1년 후 주가 향방 관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지난달 30일 총 13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제2회~제6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로 나눠 자금을 조달했다. 이 중 2회, 3회, 5회에 해당하는 1140억원은 영구채로 4회와 6회에 해당하는 160억원은 일반사채다.
이번 자금조달의 주목적은 기발행 전환사채인 제1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후순위 사모 전환사채 상환이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2020년 3월 1500억원 규모의 영구 전환사채를 발행했는데 올해 6월 500억원을 중도상환했고 1000억원이 남아있던 상황이었다.

영구 전환사채는 통상 스텝업(일정기간 후 금리 가산) 조항이 있어 첫 번째 스텝업이 도래하는 발행 후 5년 이내에 상환 혹은 리파이낸싱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화승엔터프라이즈 역시 이번 자금조달로 이자부담을 덜어낸 것으로 보인다.
발행회사는 조기상환 시 조기상환하는 원금에 만기보장수익률로 계산한 이자를 가산해 지급해야 한다. 제1회 영구 전환사채의 발행당시 만기보장수익률은 연복리 2%였지만 2025년 3월부터 스텝업 조항에 따라 5년 만기 무보증 공모 회사채 개별민평수익률의 산술평균에 연복리 3%를 가산한 이자율로 변경된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기업신용평가 이력이 없어 정확한 수치를 파악할 순 없지만 AA- 등급의 회사채 금리가 3%대 중반임을 고려하면 최소 8%대 만기보장수익률이 예상됐다. 반면 이번 제2회~제6회차 전환사채는 만기보장수익률 6.5%로 발행돼 이자부담을 줄인 셈이다.
다만 주가 희석 가능성은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중도상환한 제1회 전환사채의 경우 전환가액이 1만7542원이었던 반면 이번 제2회~제6회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은 8028원에 책정됐다. 전환사채 투자자들의 주식 전환행사은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차익을 노릴 경우 발생된다.
화승엔터프라이즈 주가는 2021년 5월 2만2150원을 고점으로 지속된 하락세를 보이며 올해 3월 6580원까지 낮아졌다. 제1회 전환사채의 경우 2021년 3월부터 주식 전환이 가능했던 만큼 자본차익을 노린 전환권 행사가 쉽지 않은 주가흐름이었던 셈이다. 반면 제2회~제6회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인 8020원은 현재 주가(8640원, 8일기준) 대비 낮은 수준이다. 물론 전환 시기(2025년 9월30일)까지 기한이 남아있지만 향후 주가 전망이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어 전환권 행사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지난 3년 동안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을 겪어왔으며 이는 주가하락의 이유로 꼽혀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최대 고객사인 아디다스 매출 증가에 힘입어 실적지표들이 흑자전환하는 등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이에 증권업계가 올해 3분기 들어 내놓은 리포트 10개의 목표주가도 11000~14000원에 형성돼있다.
기존 전환사채 대비 전환가액이 낮아지며 전환행사 가능 주식 수가 급증한 것도 부담이다. 앞서 제1회차 전환사채의 전환 가능주식 수는 570만주였지만 신규 발행 전환사채들의 총 전환 가능주식 수는 1619만주에 이른다. 기발행 상장주식 수 6058만주의 26.7%에 해당하는 수치다.
◇일부자금, 생산능력 확대 활용…"조기상환 통한 전환율 감소 노력"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이번 전환사채 발행에 따른 시장의 주가희석 우려에 대응해 조기 상환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 일단 내년 9월말까지 1년여의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충분한 현금을 확보하면 조기상환을 통해 전환율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2021~2023년 각각 -68억원, -75억원, -25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재무건전성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에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2020년말 2460억원에서 2023년말 1212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전환사채 조기상환을 위한 현금확보가 쉽지 않았던 셈이다.
다만 올해 들어 실적 부진 터널을 벗어나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불어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상반기 기준 순이익 51억원을 기록하며 3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생산능력 확대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1300억원 중 300억원은 생산능력 확대에 활용하기로 했다. 2023년말 88%까지 떨어졌던 공장 가동률이 올해 상반기 기준 96.6%까지 회복된 만큼 생산능력을 추가해 매출 확대에 나선다.
다만 현재 현금성자산이 많이 줄어든 상황에서 전액 상환보다는 일부 조기 상환을 통한 전환율 축소가 현실성 있는 대안으로 분석된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올해 상반기에도 현금성자산(498억원) 감소를 겪으며 보유잔액이 757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앞서 전환사채 500억원을 조기상환하면서다. 내년에도 곧바로 전환사채 상환에 나서기에는 현금확보에 부담이 있는 셈이다.
화승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내년 9월까지 1년 동안은 주식 전환이 불가능한 만큼 재무건전성을 회복하는데 집중할 것"이라며 "이후 충분한 현금이 확보되면 조기상환을 통해 전환율을 줄일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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