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막차 타자"…롯데카드 리파이낸싱에 쏟아진 '러브콜' 기존보다 68% 커진 규모…캐피탈·자산운용사 등 30여개 금융기관 참여 예고
김보겸 기자공개 2024-10-14 12:22:05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1일 07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카드 인수금융의 리파이낸싱(차입금 차환)이 5년 만에 다시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19년과 비교해 금리가 한껏 오른 상황인데다 금리인하 기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금리 막차를 노리는 대주단들이 관심을 보이며 활발하게 러브콜을 보내는 모습이다.다만 지난 2일 딜이 클로징 됐지만 대주단이 확정되지는 않았다. 롯데카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금리 하락 전망에 베팅하며 리파이낸싱 일정을 최대한 늦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9년 넘어설라…대주단 흥행 조짐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 리파이낸싱에 투자의향을 검토하고 있는 금융기관은 30여 곳에 달한다. 지난 2일 인수금융 구조와 규모를 확정짓고 물량에 투자할 신디케이션 마케팅을 진행 중인 가운데 투자문의와 검토를 포함해 오버부킹(초과 예약) 가능성도 엿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에는 롯데카드의 리파이낸싱이 흥행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최근까지 인수합병(M&A) 시장이 부진했기 때문에 롯데카드 이외에도 기업들의 리파이낸싱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대주단으로서는 참여할 수 있는 옵션이 많은 만큼 조심스러운 분위기였다. 하지만 막상 딜이 마무리되자 이 같은 전망이 무색하게 많은 금융기관들이 참여 의사를 보이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번 리파이낸싱을 주관하는 금융기관은 우리은행과 KB증권이다. 기존에는 MBK파트너스와 함께 컨소시엄을 이루고 롯데카드를 인수한 우리은행이 인수금융을 단독 주관했다. 올해에는 8월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에 이어 부채자본시장(DCM) 명가 KB증권도 합류하게 됐다.
이번 리파이낸싱 규모는 1조771억원이다. 선순위대출이 8500억원(RCF 771억원 별도), 중순위대출이 1500억원으로 이뤄져 있다. 만기는 모두 5년이며 금리는 선순위 일반대출이 최소보장 5.7%, 선순위 한도대출(RCF)이 5.66%다. 중순위는 7.8%로 형성됐다. 최근 금리가 내려가는 추세이지만 기존 4%대 보다는 높은 수준에서 자금이 조달될 전망이다.
◇딜 규모와 참여 금융기관 모두 늘어
대주단으로 참여하는 금융기관 수는 30여군데로 늘어날 예정이다. 지난 2019년 MBK파트너스가 인수금융을 모집했을 때에는 6400억원 규모로 20여곳이 참여했다. 이번 리파이낸싱은 규모 자체가 1조원대(1조771억원)로 68% 커졌다. 롯데카드 인수를 위해 조달한 6400억원은 상환하고 나머지 3600억원을 대출해 출자자(LP) 등 스폰서들에게 중간 배분한다는 계획이다. 대출 규모 자체가 커진 만큼 참여하는 대주단 수도 자연스레 늘었다는 평가다.
인수금융(IB) 업계 관계자는 "대주단 확정은 아직이더라도 분위기는 좋은 상황"이라며 "롯데카드가 AA-라는 탄탄한 신용등급을 갖춘 만큼 대주단을 꾸리는 데 있어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리파이낸싱에 관심을 보이는 곳은 기존에 참여했던 대주단을 포함해 캐피탈사와 보험사, 저축은행 등이다. 특히 론펀드를 조성해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와 론펀드 LP 역시 이번 리파이낸싱 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인하 베팅' 나선 MBK
다만 이미 지난 2일 리파이낸싱 작업이 클로징됐지만 대주단 명단이 확정된 건 아니다. 만기 직전에 추석 연휴가 낀 데다가 MBK파트너스 측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 기대에 리파이낸싱 일정을 미뤄 왔다는 후문이다.
통상 만기 3~4개월 전에 리파이낸싱 일정을 본격 시작하지만 이번 딜은 만기 두 달 전인 8월 첫 발을 뗐다. MBK파트너스 입장에서는 금리가 떨어져야 조달 부담을 완화할 수 있어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최대한 일정을 지연했을 것이란 추론이다.
기존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우리투자증권은 이번 딜에서 셀다운(재매각)을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로서 IB 업무에 필수적인 증권 투자매매업 라이선스 최종 본인가가 늦어지면서다. 애초 수월하게 본인가를 취득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과 달리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부당대출 의혹이 연루되며 최종 승인이 미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과 KB증권을 중심으로 셀다운 대상 대주단을 구성할 전망이다.
주선사별로는 우리은행이 인수한 5700억원 중 1000억원 가량을 제외한 나머지를 재매각할 예정이다. KB증권은 같은 계열사인 KB국민은행에 물량을 넘기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5000억원 중 일부는 보유한 뒤 나머지 물량을 재매각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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