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수 띄운 OCI그룹]홀딩스, 현금 쌓고 무차입 경영…계열사 줄여 '위기 대응'②총차입금 710억 불과…OCI스페셜티 흡수에 100억 투입
박완준 기자공개 2024-10-22 07:37:50
[편집자주]
OCI그룹은 올 하반기부터 막대한 자금을 쏟으며 사업 재편에 나서고 있다. 미국 에너지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태양광 사업이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탓이다. OCI그룹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꾀한다.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자리 잡은 반도체·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투자를 확대하는 등 속도를 붙이는 반면 태양광 사업은 관계사를 완전 자회사로 편힙하는 등 몸집을 줄이며 속도조절에 나선다. 더벨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OCI그룹의 사업 현황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7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태양광 기업들은 올 초부터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급과잉 현상이 발생하며 판매량 감소와 판매가격 하락으로 고전을 겪고 있다. 특히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인 미국에서 점유율이 떨어지며 실적 하락을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OCI그룹의 태양광 사업을 이끌고 있는 OCI홀딩스도 전망이 어둡다. 특히 미국이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이달부터 동남아 생산 제품까지 확대하면서 OCI홀딩스가 구축한 말레이시아 생산 공장의 주문량이 줄어들고 있다. 늘어난 관세에 가격 경쟁력이 밀려난 탓이다.
이에 OCI홀딩스는 계열사를 완전 자회사로 흡수하는 등 운영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특히 차입금도 대부분 상환하며 무차입 경영 기조를 이어가는 등 미래 경쟁력 제고에 힘을 쏟고 있다.
◇차입금 2년만에 8000억 상환…현금성자산도 '두둑'
OCI홀딩스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방점을 두고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 급변하는 태양광 에너지 정책 등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현금흐름을 고려, 재무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OCI홀딩스의 총차입금은 71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710억원)에서 소폭 늘어났지만, 2022년 말 기준 8668억원 대비 7958억원이 줄어들었다. 순차입금도 지난해 말 마이너스(-) 1709억원에서 올 상반기 말 마이너스(-) 3602억원으로 개선됐다.
OCI홀딩스는 사업 구조재편을 통해 현금창출력을 강화했고, 이를 활용해 재무를 개선시킨 것으로 보인다. 앞서 OCI홀딩스는 2020년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거점을 군산공장에서 말레이시아로 옮기는 등 수익성 강화에 힘썼다. 인건비와 전기료 등 생산원가를 낮춰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OCI홀딩스는 2020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마이너스(-) 170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1년 2582억원, 2022년 2655억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는 폴리실리콘 판매량 감소로 EBITDA가 2154억원으로 줄었으나, EBITDA 마진은 23.7%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했다.
OCI홀딩스는 보수적인 재무 전략을 꾀하며 차입금 상환에 힘을 쏟았다. 특히 지난해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 2840억원과 유동성장기부채 1500억원을 상환해 잔액은 3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사채와 장기차입금도 3621억원을 상환해 잔액은 약 70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무차입 경영은 올 상반기 말까지도 이어졌다. 단기차입금과 사채는 0원을 유지했으며, 유동성장기부채와 장기차입금이 각각 1억원 늘어났다. 이에 OCI홀딩스의 올 상반기 말 부채총계는 968억원에 불과하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도 각각 4.1%, 2.9%로 집계됐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은 100% 이하, 차입금의존도는 30% 이하를 안정적으로 평가한다.
현금성자산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늘어난 수익에도 자본적지출(CAPEX)을 유지한 영향이다. OCI홀딩스의 CAPEX는 2022년(1058억원)을 제외하고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00~400억원 수준에 그쳤다. 이에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2417억원에서 올 상반기 4312억원으로 늘어났다.
◇OCI스페셜티 완전 자회사로 편입…'추가 손실' 방지
OCI홀딩스는 이달 29일 계열사 OCI스페셜티를 완전 자회사로 흡수한다. OCI스페셜티는 폴리실리콘 원료를 생산하는 곳으로, OCI홀딩스가 잔여 지분 21.93%(4210만917주)를 주당 146원에 약 61억원을 투입해 모두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OCI스페셜티를 완전 자회사로 흡수하는 것은 순손실 규모가 커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앞서 OCI스페셜티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3개년(2018년, 2021년, 2023년)을 제외하고 순손실이 누적됐다. 올 상반기까지 누적 손실액은 1461억원이다.
OCI스페셜티의 재무 구조도 악화된 실정이다. 올 상반기 말 OCI스페셜티의 자본금은 959억원, 자본총계 357억원을 기록하며 자본잠식율은 62%로 집계됐다. 2020년(80%)보다는 낮아졌지만,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에 달하면 상장회사의 경우 관리종목 지정사유가 된다. 자본적정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OCI홀딩스는 OCI스페셜티를 흡수하는 데 100억원 이상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잔여 지분을 매입하는 것에 더해 OCI스페셜티의 부채를 모두 떠안는다. 올 상반기 말 OCI스페셜티의 부채총계는 52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기업이 부진한 자회사를 흡수할 때는 청산까지 고려한 선택"이라며 "OCI스페셜티는 매출의 99%가 OCI그룹에서 창출되며 보유 자산도 공주공장 한 곳뿐이라 청산 후 OCI홀딩스가 사업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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