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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Watch]정정신고 집중된 바이오 IPO, '떨고 있는' 대기 주자들금감원, 공시 통한 '이례적' 수정 요구…상장 스케줄 지연 '불가피'

권순철 기자공개 2024-10-21 07:04:25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7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의 공시를 통한 증권신고서 제출 요구가 바이오 상장예비기업들에 집중되고 있다. 대부분이 기술특례업체로 신고서 상 기재된 추정 실적을 시현할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한 결과다. 이에 대대적인 근거 보완과 함께 공모가까지 낮춘 케이스도 등장했다.

파두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고강도 심사지만 상장 스케줄의 지연으로 발행사와 주관사의 손실은 얼마만큼 감수해야 하는지에 관한 컨센서스가 부재하다. 예비심사 문턱을 빠르게 넘어도 당국의 심사망에 발이 묶이면서 거래소와의 엇박자도 심화되는 모양새다.

◇금감원 직접공시 통한 '이례적' 정정 요구…바이오 상장예비기업 '집중 포화'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에 나서는 HEM파마의 증권신고서가 이날 수리됐다. 맞춤형 헬스케어에 종사하는 이 기업은 지난 7월 5일 금감원에 최초 신고서를 제출했지만 두 차례 정정 요구를 받은 뒤 9월 20일 수정본을 냈다. 이를 금감원이 수리하면서 효력이 발생한 것이다.

HEM파마는 금감원으로부터 두 차례 직접공시를 통한 정정요구를 받아 이목을 끌었다. 물론 3분기 들어 섹터 불문 모든 상장예비기업들이 당국의 요청에 따라 정정신고서를 제출해왔다. 그러나 공시를 통해 정정을 요구하는 경우는 이례적으로, 통상 형식을 갖추지 않았거나 중요사항을 누락했을 때 지적하는 사항이다.

올해 금감원이 모니터링한 상장예비기업들 가운데 직접공시로 정정 요청을 한 회사는 총 3곳으로 모두 바이오 업종에 속해 있다. HEM파마 외에도 앞서 8월 상장한 이엔셀과 현재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 쓰리빌리언이 해당한다. 3곳 모두 기술특례상장 기업들이다.

이를 감안할 때 해당 업체들이 신고서상 기재한 미래 추정 실적을 시현하기 어렵다고 봤을 것이다. 당국의 요청 이후 3곳 모두 추정 실적을 산출한 근거를 대대적으로 보완했다는 점에서 짐작할 수 있다. 이중 일부는 예상 실적 자체를 낮춰 밸류에이션을 보수적으로 조정하기까지 했다.

이엔셀의 경우 근거 보완과 함께 공모가액 산출에 사용한 추정손익 연 할인율을 15%에서 20%로 높여 주당 평가가액을 2만225원에서 1만9988원으로 낮췄다. 그러나 할인율을 조정해 공모가에 변동은 없었다. 반면 HEM파마는 적용 순이익으로 잡은 2027년 추정 실적을 243억원에서 204억원으로 낮춘 결과 공모가액 자체가 낮아졌다.


◇상장 스케줄 지연…거래소와의 엇박자도 '심화'

감독원으로부터 직접적인 정정 요구를 받은 이 기업들은 근거 보완에 주력하기 위해 상장 스케줄도 미뤘다. 이엔셀이 구상하던 상장 시점은 7월 초였지만 8월 23일에 가서야 코스닥에 입성했다. HEM파마도 원안에 따르면 지난달에 상장했어야 했지만 두 차례 정정 신고로 인해 11월 초를 바라봐야 했다.

이를 감안할 때 3분기 이후 예심 승인을 받은 바이오사들도 험로가 예상된다. 9월 이후 엠오티, 동방메디컬, 온코크로스, 오름테라퓨틱, 온코닉테라퓨틱스 등이 연내 상장을 목표로 공모를 추진 중이다. 다만 위의 사례들처럼 상장까지 3~5개월이 걸릴 수 있음을 고려하면 최악의 경우 내년 초로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물론 기술특례기업 대부분이 적자라 향후 매출 추정에 있어서 당국이 보다 세밀한 잣대로 들여다봐야 하는 것에 대해선 이견의 여지가 없다. 다만 이로 인해 발행사와 주관사가 어디까지 손해를 봐야 하는지에 대한 컨센서스는 없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다른 한쪽이 일방적으로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관한 의견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매년 목표 IPO 기업 수를 정하고 지분 투자에 따른 예상 수익을 포함해 얼마나 벌 것인지 상부에 제출한다"면서 "올해 심사 장기화로 그 해 목표 수량을 하회하고 있는데 임원 회의에서 강력한 챌린지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 상장해도 시장 환경이 안 좋으면 투자 수익도 줄어 그 사유를 소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거래소와의 엇박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쓰리빌리언처럼 예비심사에서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3개월 내로 통과할 수 있지만 금감원은 이례적으로 직접 공시를 통해 추정 실적 보완을 요청했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심사 기관들의 판단이 엇갈려 어느 기준을 따라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뭐가 됐든 향후 추진할 딜들의 상장 스케줄도 보다 길게 잡아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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