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약, 올해만 400억 'M&A·투자' 배경은 '인력·현금' 투자업계 출신 송준호 대표, 정문환 전무 '전면', 금융투자 늘고 M&A 활발
김성아 기자공개 2024-10-28 08:36:13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1일 07:0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드닉스에 이어 리봄화장품까지. 동국제약은 올해 두건의 인수합병(M&A) 투자를 단행했다. 증권사 출신 인력을 외부에서 영입하면서 투자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는 중이다.연간 영업활동으로 5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이 유입되면서 풍부한 곳간이 든든한 뒷배다. 증권맨 영입 후 펀드 등 금융자산 투자가 늘었고 사업적 외형확장을 위한 M&A는 물론 동국생명과학 등 상장 작업도 눈에 띄게 적극적이다.
◇올해만 400억대 사업 확장 투자 집행, 미용기기·조영제 사업 시너지 차원
동국제약은 올해 4월 미용기기 업체 위드닉스를 인수한 데 이어 이달에는 화장품 제조자 개발 생산(ODM) 업체 리봄화장품을 인수했다. 위드닉스는 지분 50.9%를 22억원에, 리봄화장품은 지분 53.66%를 307억원에 샀다.
인수말고도 눈에 띄는 투자가 있었다. 동국제약은 조영제 사업에서 협업하고 있는 인벤테라제약의 시리즈 C 펀딩에 30억원을 투자했다. 이들 3건의 투자는 모두 현금지급으로 이뤄졌다. 사업적 외형 확장 투자에 올해만 4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쓴 셈이다.
6월 말 기준 동국제약의 현금성 자산은 822억원이다. 위드닉스와 인벤테라제약은 모두 상반기 집행한 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리봄화장품을 인수하고도 동국제약은 약 500억원 안팎의 현금성 자산이 남아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적극적인 투자의 배경은 일단 인력에서 찾을 수 있다. 동국제약의 C레벨 임원이 투자에 적합한 인물로 대폭 변화됐다는 데 주목된다.
동국제약은 2021년 말 송준호 대표 체제를 가동하며 투자 전열을 가다듬었다. 송 대표는 미국 미시건대 경제학 학사,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경영학 석사(MBA)를 거쳐 국내외 경영 컨설팅, 투자회사에서 근무했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 동국제약 전략기획실장으로 재직하기도 했다.
송 대표와 함께 영입된 인물이 모두 투자은행(IB)업계 인사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당시 동국제약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를 신설하며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에서 금융 컨설팅, 기업자금조달 본부장을 역임한 박희재 부사장을 영입한 바 있다.
M&A와 투자를 총괄하는 전략기획실장에도 미래에셋증권 출신 정문환 전무를 앉혔다. 박 부사장은 1년 만에 퇴사했으나 정 전무는 계속해서 동국제약의 투자 활동을 이끌고 있다.
◇금융 투자로 예열 완료, 사업부 협업으로 전략 투자 시동
투자업계 출신 인물들이 핵심 경영진에 포진하면서 동국제약의 투자 기조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전 CEO인 약업 전문가 오흥주 부회장 대표 체제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공격적 투자다.
시작은 금융자산 투자였다. 송 대표 체제가 본격적으로 가동된 2022년 동국제약의 취득원가 기준 금융자산 투자규모는 746억원이다. 전년 대비 49% 증가한 수준이었다. 올해 반기 말 기준 금융자산 투자규모는 831억원으로 더 늘었다.
상장 혹은 비상장 주식, 수익증권 등 종류를 가리지 않은 전방위적 투자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수익증권 투자가 대폭 늘었다. 올해 반기 말 기준 수익증권 투자는 625억원으로 송 대표 체제 가동 전인 2021년 185억원보다 3배 이상 증가한 모습이다.
2년간 활발한 금융 투자를 통한 예열 과정을 거친 경영진은 올해부터 사업부와 함께 본격적인 전략 투자 활동에 나서는 분위기다. 풍부한 현금 곳간을 기반으로 사업 확장도 꾀한다는 방침이다.
안정적인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이 같은 투자활동을 뒷받침한다. 동국제약은 매년 영업활동을 통해 500억원 안팎의 현금이 유입되고 있다. 5000억원에서 6000억원대로 매출 규모가 늘었고 500억원대 수익성도 꾸준하게 유지되고 있다.
차입은 300억원대에 불과하다. 대부분 단기차입금으로 구성돼 있고 현금성 자산은 2021년 1600억원대에서 절반 이상 쪼그라들었지만 여전히 순현금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영업활동을 통한 안정적 현금 기반 그리고 재무건전성이 뒷배가 되며 왕성한 투자활동을 뒷받침 하고 있는 셈이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지금까지 회사의 외부 투자는 전략기획실이 리딩했지만 최근 두 건의 인수는 관련 사업부인 헬스케어사업부와도 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안다”며 “송준호 대표 역시 경영총괄로서 투자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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