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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세니젠, 엠폭스 진단키트로 주가 기지개 켠다식약처 수출허가 획득 후 '상한가'…상장 때 밝힌 해외 사업 '드라이브'

이정완 기자공개 2024-10-25 07:35:17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1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식품안전 진단 기업은 세니젠은 곧 상장 1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식품 안전 진단이라고 하면 다소 생소하게 들리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세니젠이 이 분야에서 처음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대기업 식품연구원 출신인 박정웅 대표이사(사진)는 2000년대 중반 식품안전 분야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생각해 세니젠을 창업했습니다. 서울대 식품생명공학과 졸업 후 동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은 박 대표는 창업 전 CJ제일제당에서 10여년 간 식품연구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유전자 연구 역량에 집중해 식중독균을 찾아내는 데 강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증시에 입성한 후 주가는 예상보다 저조한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KB제23호스팩과 합병한 세니젠은 상장 첫날 기준가 7030원보다 21% 상승한 8510원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후 9000원대에 오르기도 했지만 이달 중순 2000원대까지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최근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17일 엠폭스(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진단키트 수출 허가 소식이 알려지자 상한가를 기록한 것입니다. 대규모 매수세가 드러남에 따라 주가가 3000원대를 회복했습니다.
세니젠 주가 추이(출처=KRX)
◇Industry & Event

세니젠은 이전부터 엠폭스 확산 뉴스와 함께 주가 등락을 거듭했습니다. 지난해 5월 이미 관련 기술 개발을 마치고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투자자 관심이 커졌습니다. 지난 8월 주가가 5000원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엠폭스 이슈가 잦아들면서 다시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수출길을 찾았다는 점에서 상황이 다소 다릅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수출을 승인 받은 진단키트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 증상이 있는 환자의 피부병변 검체에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DNA를 식별하는 체외진단의료기기입니다. 검체에서 추출한 바이러스 핵산을 이용해 90분 내에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덕에 상장 때부터 계획했던 해외 사업에도 속도가 날 전망입니다. 세니젠은 스팩 합병을 통해 유입되는 자금 대부분을 해외 사업과 R&D(연구·개발) 인력 충원에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습니다. 선진 시장인 미국, 유럽, 일본 등과 최근 식품 위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동남아시아 지역을 투트랙으로 공략 중입니다.

엠폭스 수출허가는 신시장 개척에 도움이 될 전망입니다.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시장 선점에 나설 계획입니다. 엠폭스는 2022년 미주와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최고 수준 보건 경계태세인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가 확산세가 잦아들어 해제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전파 속도가 빠르고 상대적으로 치명률이 높은 변종 엠폭스가 확산되면서 지난 8월 WHO는 1년 4개월 만에 다시 엠폭스 PHEIC를 두번째로 선포했다.

이를 통해 적자 폭을 줄일 수 있을지 관심이 큽니다. 상장 당시 적자를 기록하던 세니젠은 기술력을 인정 받아 상장에 성공했습니다. 지난해 매출 223억원, 영업적자 64억원을 기록한 세니젠은 올해 상반기까지 매출 104억원, 영업적자 29억원으로 전년과 유사한 수익성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Market View

증권가에서는 세니젠 상장 후 아직까지 특별한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세니젠이 쌓은 유전체 진단 분야에서 쌓은 기술력에는 이견이 없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8월 한국IR협의회에서 나온 보고서가 설명합니다.

한국IR협의회는 시가총액 5000억원 미만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정보를 알리기 위해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원영빈 NICE디앤비 연구원은 "세니젠이 고품질 유전자마커 발굴이 가능한 핵심기술을 자체적으로 확립해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식품용 진단제품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하며 "진단 소모품과 식품용 살균 제품을 내재화해 식품산업 전주기 안전 솔루션 제품군을 구축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관건은 실적입니다. 원 연구원도 해외 사업에 대해 기대를 표했습니다. 세니젠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 식품·음료 무역 박람회인 '아누가 아시아 2024'에 비건 식품 진단키트를 선보인 것을 비롯 일본 도쿄에서 열린 'IFIA 재팬 2024'에서 콤팩트형 4채널 실시간 PCR 장비를 선보이며 관심을 받았습니다.

원 연구원은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해외 공급을 위한 판매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식품 진단 경쟁력 강화를 지속해 매출처 다변화를 위한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eyman & Comments

결국 실적 개선을 통한 주가 상승은 CFO(최고재무책임자)의 최대 과제입니다. 세니젠 CFO는 심성진 경영지원본부장(이사)이 맡고 있습니다. 심 본부장은 올해 초부터 중책을 담당하기 시작했습니다.

코스피 상장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심 본부장은 경영지원 업무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입니다. 단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2010년 문배철강 재경팀, 2014년 아일수지공업 경영지원팀장으로 일하다 2018년 세니젠 재경팀장으로 합류합니다. 지난해 말 상장 후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승진했습니다.

심 본부장에게 엠폭스 진단키트 수출 승인과 함께 이로 인한 긍정적 효과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그는 "세니젠은 식품안전 전문기업으로 출발했지만 동물질병 진단, 바이러스 시장에 진출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주주의 최대 관심사는 실적 개선입니다. 이에 대해선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좋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꾸준한 매출 성장과 더불어 비용 효율화 및 운영 최적화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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