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4]"현지 우량기업 유치와 FI 비즈니스 확대가 목표"②하지현 유럽신한은행 법인장 "30돌 맞은 유럽신한 과제는 미래먹거리 발굴"
프랑크푸르트(독일)=조은아 기자공개 2024-10-25 12:44:16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3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4년은 유럽신한은행이 창립 30년을 맞은 중요한 해다. 올해로 4년째 유럽신한은행을 이끌고 있는 하지현 법인장(사진)에게도 그렇다. 하 법인장은 2021년 초 부임했다. 유럽에 위치한 시중은행 법인장 가운데 가장 오래 유럽에 머물고 있다.하 법인장은 "부임했을 때부터 '유럽신한은행의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정하고 모든 직원이 합심해 노력한 결과 지난 4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어 "유럽신한은행이 이립(而立)을 맞이한 현재 가장 큰 목표이자 지향점은 미래먹거리 발굴"이라고 강조했다.
◇"IB 여신·현지 우량기업 유치 확대 및 FI 사업 확대 목표"
하 법인장이 생각하는 신성장동력은 크게 두 가지다. IB 여신 및 현지 우량기업 유치 확대 그리고 FI(Financial Institution, 금융기관) 사업 확대다. 기존의 강점인 기업금융은 지속적으로 공고히 하면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에너지금융 확대에도 관심을 가지고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2023년 독일의 리스크 규제 관리에 ESG 부분을 정식으로 채택해 관리했고, 그 중 환경 관련 에너지 분야(저장장치 포함)의 기회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수소나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독일기업뿐만 아니라 유럽에 진출한 한국기업들도 관심이 많고 활발하게 비즈니스가 이뤄지고 있어 이 분야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FI 사업을 통한 수익성 증대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 법인장은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부임해 팬데믹과 엔데믹을 모두 거쳤다. 이차전지 산업이 뜨겁게 달아올랐다가 다시 차갑게 식는 과정 역시 모두 고스란히 지켜봤다. 2022년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마찬가지다. 모두 유럽의 금융환경을 크게 바꿔놓았다.
가장 큰 변화는 금리다. 15년 동안 지속되었던 마이너스(-) 금리가 2022년 7월 이후 급격하게 상승해 4.5%까지 인상됐다가 올 6월 다시 4.0%로 인하됐다. 올해 추가 인하가 예상되는 등 짧은 기간 금리정책이 급변하고 있다.
물가 역시 큰 폭으로 변했다. 하 법인장은 "팬데믹 시기의 정부의 재정 지원 확대와 이후의 에너지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물가를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며 "이후 금리 인상 효과 등으로 인한 경기 둔화는 너무 빨리 찾아왔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회사가 체감하기론 이차전지 산업을 빼놓을 수 없다 전기차 보급 확대와 함께 승승장구하던 유럽 내 한국기업의 이차전지 사업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라 언제 회복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해있다.
이런 상황에서 하 법인장이 꺼내든 카드는 '안정'이다. 그는 "유럽신한은행은 '안정성'에 역점을 두고 유동성 지표와 자산건전성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또한 기업 대출과 IB 여신의 균형 성장을 통한 자산포트폴리오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IB 여신을 확대한다는 전략 아래 현지채용 직원의 업무 전환을 통해 독일 신디케이션, IB 여신 소싱 및 금융기관 마케팅을 전담하는 조직을 구축했다. 해당 전담 인력은 독일 내 금융기관과의 네트워크 형성, 현지 딜 발굴을 통한 거래 확대를 담당하고 있다.
◇금융지원 확대와 자산건전성 확보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최근 전기차 캐즘으로 유럽에 위치한 국내 금융회사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유럽신한은행 역시 예외는 아니다. 하 법인장은 "이차전지 분야에서 한국기업의 진출과 확장이 매우 활발하게 진행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전쟁 장기화로 인플레 상황이 지속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원자재, 에너지, 물류 등의 비용 상승으로 기업들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런 환경에서 고객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자산건전성도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 법인장은 올해로 31년째 신한은행에서 근무하고 있다. 해외에서 근무했던 최근의 4년이 가장 어려웠던 시기이자 가장 보람된 시기였다고 한다. 그는 "해외법인은 법률, 제도가 다를 뿐 아니라 시차도 커 많은 부분을 직접 수행해야 하므로 늘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독일이 첫 번째 해외 근무지다. 신한은행에 입행한 뒤 개인과 기업 영업점에서 책임자 시절을 지냈다. 2005년에는 종합기획부에서 US 결산과 그룹 내부회계관리제도 도입 PM 및 운용을 맡았다. 2007년에는 지주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용과 IFRS 도입 PM을 맡으며 회계 스페셜리스트로 성장했다. 이후 2011년 다시 은행으로 복귀, 영업점에서 부지점장, 지점장, 센터장 등을 거치며 회계와 기업금융 부문 전문성으로 무장했다.
하 법인장은 부임 이후 중점을 뒀던 부분에 대해선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각 팀에 팀장을 임명하고 팀장에게 전결 권한을 줘 업무 책임을 부여했다"며 "그 결과 직원들이 스스로 본인의 업무에 책임감을 갖게 되고 동시에 조직이 활기를 찾기 시작하면서 영업 성과도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선순환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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