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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4]유럽신한은행, '작지만 강한 은행' 꿈꾼다①현지 대출자산 비중 20% 넘어…IB 여신·현지 우량기업 유치 확대 목표

프랑크푸르트(독일)=조은아 기자공개 2024-10-25 12:44:07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3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럽신한은행은 1994년 설립돼 올해 30년을 맞았다. 국내 기업들의 유럽본부를 중심으로 최적화된 금융지원을 해오고 있다. 주요 수익은 대출이자수익과 수출입거래 및 환전송금 수수료, IB여신 수수료 등이다.

그간 한국계 지상사에 집중된 자산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 현재는 유럽 현지의 우량기업 대출과 IB 대출 자산의 비중이 전체의 20%를 넘어섰다. 자산 포트폴리오의 질적 개선 등을 통해 2023년엔 설립 이후 최대의 자산 및 순이익을 달성하기도 했다.

◇'유럽 내 작지만 강한 은행' 지향…고객 및 사업모델의 현지화 추진

신한은행 사업보고서 기준 유럽신한은행의 지난해 말 총자산은 1조854억원이다. 지난해 영업수익은 540억원, 순이익은 10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영업수익 220억원, 순이익 49억원과 비교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캐나다, 캄보디아, 멕시코 등에 위치한 현지법인과 비교해도 순이익 규모가 큰 편이다.

인력 규모를 살펴보면 현재 30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본사 파견직원은 모두 4명(폴란드사무소 1명 포함)이다.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독립된 법인으로서 대출, 수신, 외환 등의 영업조직뿐 아니라 자금, 리스크, IT, AML(자금세탁방지) 등 본부조직 기능 또한 갖추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IT 및 정보보안 규제 강화 및 자금세탁방지를 비롯한 내부통제의 중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관련 부서의 인원을 보강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진출 국가의 영업 환경을 분석한 뒤 이에 맞춰 현지법인, 지점, 사무소 등 다양한 형태로 해외에 진출하고 있다.

유럽신한은행은 이 가운데 현지법인 형태로 진출했다. 유럽엽합(EU)의 특성을 고려한 선택이다. 유럽신한은행은 신한 네트워크 중 EU 내 은행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곳이다.

EU 회원국에서 자유롭게 지점을 개설할 수 있는 'EU지역 동일인 원칙(EU 패스포트 룰)'에 따라 유럽 내 네트워크 확대 전략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신한은행 런던지점 등과 활발한 협업을 통해 유럽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에 대한 지원은 물론 유럽 기업, 재생에너지 사업, IB 여신 등을 진행하고 있다.

유럽신한은행 관계자는 "유럽에는 SSD(Schuldscheindarlehen)라는 신디케이션 대출시장이 형성돼 있어 현지기업과의 거래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며 "EU 패스포트를 활용한 다양한 거래에 참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신한은행의 전략적 지향점은 '유럽 내 작지만 강한 은행'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EU에 진출한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금융지원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 기업금융 및 IB 금융의 포트폴리오 균형을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또 현지 우량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를 통해 고객 및 사업모델의 현지화도 추진한다는 목표다.

유럽신한은행 전경

◇"누구보다 빠르게 폴란드·헝가리에 사무소 설립"

독일 프랑크푸르트에는 신한은행뿐만 아니라 하나은행, 우리은행의 유럽법인도 위치해 있다. 다른 법인과의 차별화 지점은 뭘까. 유럽신한은행은 국내 기업의 동유럽 진출이 확대되는 시기에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폴란드와 헝가리에 사무소를 열었다.

유럽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틀을 깨는 혁신과 새로운 시도를 통한 도전을 장려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며 "이 점을 바탕으로 빠르게 사무소를 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있는 사무소는 2021년 10월,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있는 사무소는 2014년 6월 각각 문을 열었다. 특히 폴란드사무소의 경우 일찌감치 LG전자와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 협력사들의 기업금융 수요를 발굴해 왔다. 다른 시중은행을 살펴보면 2018년 우리은행이, 올해 IBK기업은행이 각각 사무소를 열었으며 하나은행은 현재 지점 설립을 준비 중이다.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이차전지 제조사가 유럽에 생산공장을 짓거나 증설하면서 이에 발맞춰 관련 소재 및 부품 업체들도 기존 설비를 확장하거나 새로 진출했다. 이들에 대한 금융지원도 자연스레 화두로 떠올랐다.

다만 올해는 지난해와는 분위기가 다소 침체됐다. 유럽신한은행 역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한 탓이다.

유럽신한은행은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도 한창이다. IB 여신 확대 및 현지 우량기업 유치 확대, FI(Financial Institution, 금융기관) 비즈니스 확대를 목표로 내걸고 있다. 이를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유럽신한은행 사무실 입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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