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롯데지주, 롯데글로벌로지스 FI 수익 보전한다재무적투자자 참여 당시 주주간 계약…그룹서 감수 결정에 상장 강행
양정우 기자공개 2024-10-28 13:04:48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4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기업공개(IPO) 강행을 선택하면서 재무적투자자(FI)에 내민 카드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상장된 비교기업의 주가를 감안할 때 당초 FI가 목표로 삼은 기대수익률을 달성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FI측은 주주 간 계약을 통해 IPO시 엑시트 결과가 기대를 밑돌 경우 롯데지주측의 수익 보전을 보장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결과적으로 롯데그룹은 FI의 수익률을 뒷받침할 자금을 건네는 강수를 둘 정도로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상장에 사활을 건 것으로 관측된다.
◇FI 목표치 못 미치는 상장 밸류…롯데지주측 수익 보장 감내
IB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번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기로 결정했다. 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공동주관사는 KB증권이다.
눈길을 끄는 건 FI인 엘엘에이치(에이치PE)가 상장에 동의한 대목이다. 통상적으로 기관투자자는 비상장사에 투자하면서 상장을 통한 회수를 고려할 때 사전에 적격상장(qualified IPO) 조항을 마련해 놓는다. 펀드마다 출자자에 제시했던 기대수익률이 있기에 미리 공모가의 하한선을 못박는 것이다. 이 덕분에 상장 밸류가 예상보다 낮을 경우 FI는 IPO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현재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물류 섹터의 저평가 속에서 증시 입성에 도전하고 있다.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마저도 지난 1년 새 주가가 고점(주당 14만8600원)의 절반 수준에 이를 정도로 추락한 상태다. 실적은 선방을 거두고 있으나 성장성에 대한 매력을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역시 엘엘에이치의 투자 단가에 크게 못 미치는 밸류로 상장에 나설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그럼에도 FI측에서 상장을 승락한 건 IPO시 수익을 보전받을 수 있는 주주 간 계약이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엘엘에이치가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할 당시 합의한 회수 단가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손실 내지 수익 부족분을 롯데지주측에서 메워주기로 한 것이다.
한 증권사 임원은 "주주 간 계약은 당사자 간 내밀한 내용이기에 기준점이 어느 정도인지 외부로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며 "롯데글로벌로지스의 FI가 지닌 풋옵션에 책정된 연복리 3% 수준일 수 있고 내부수익률 기준 두자릿수 이상이 책정됐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 보전을 감수하기로 결정한 건 그만큼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상장이 절실하다는 뜻이다. 그간 풋옵션 행사를 연기해줬던 FI가 최후 통첩을 보냈다면 일단 상장에 나서 순유출되는 현금을 줄이는 게 유리할 수 있다. 더구나 FI의 구주매출 100%로 공모 구조를 짜지 않았다면 회사측으로 현금이 유입돼 추가 시설 투자에 나설 재원이 마련될 수도 있다.
◇엘엘에이치, 2대주주 입성에 수천억 투입…1조 밸류, 쉽지 않은 목표치
엘엘에이치가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주요 주주로 참여한 건 2017년이다. 당시 15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보통주 393만8248주를 확보했고 기존 주주인 이지스일호의 보유 지분을 사들였다. IB업계에서는 총 3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보유주식은 총 747만2161주, 지분율은 21.87%(지난 2분기 말 21.87%)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적어도 1조원 이상의 상장 밸류를 확보해야 투자 단가에 가까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현재 CJ대한통운의 시가총액이 2조원 수준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와의 실적(영업이익, 당기순이익) 격차가 5~6배 수준에 이르는 데다 업계 선두로서 지니는 프리미엄까지 감안해야 한다. 사실상 롯데글로벌로지스가 1조원에 달하는 몸값으로 상장에 나설 여지는 거의 없는 셈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1대주주는 롯데지주로 지분 46.04%를 쥐고 있다. 나머지 주주는 L제2투자회사(14.18%), 호텔롯데(10.87%) 등이다. 2대주주인 엘엘에이치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메디치인베스트먼트의 자금으로 구성된 투자 비히클이다. 현재 메디치인베스트에서 분할된 에이치PE가 이관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양정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 MNC솔루션 고속성장, 'K-방산' 피어그룹 압도
- [IPO 모니터]'자진 철회' 에이스엔지니어링, 상장 행선지 바꾸나
- [IB 풍향계]위기설 '해프닝' 롯데, 조달 전선 영향은
- [IB 풍향계]발해인프라 IPO 속행...KB증권 해외 세일즈 파워 '입증'
- [IPO 모니터]'위성 스타트업' 텔레픽스, '미래에셋'으로 주관사 교체
- [토스 IPO]'미국행' 본격 시동, 외국계 주관사 선정 착수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한국증권, 지분매각 잭팟…증권사 잔치 속 진짜 승자
- 미래에셋 전문경영인 1.0 시대, 조직개편 키워드 '성과 중심'
- [IB 풍향계]미래에셋 달라진 접근법…뎁은 'no' 에쿼티는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