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조단위 매출 넘보는 피엔티, 주가 반등구간 진입 '언제쯤'이차전지 장비사, 수주잔고 상승세 'LFP 신사업 기대감'
성상우 기자공개 2024-11-04 08:30:21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4일 15:5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피엔티의 최근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합니다. 올해 2분기에 4만원대에서 8만원대까지 2배 이상의 급등세를 보여주며 시장 주목을 끈 바 있지만 하반기 들어선 상승폭을 거의 다 반납하며 5만원 초반대까지 내려왔죠.
지난 8월과 9월에 한 차례씩 반등을 시도해보긴 했지만 여의치 않았습니다. 조금 올랐던 주가가 이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흐름을 반복해야 했죠. 이달 들어선 6만3000원대까지 끌어올렸던 주가가 다시 5만1000원대로 내려왔습니다.
실적 성장세가 뚜렷한 데도 주가가 따라주지 않아 의문스럽기도 한 대목입니다. 전반적으로 전기차 캐즘이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라 이차전지 섹터 내에서 꾸준한 주가 상승세를 누리는 곳이 드물긴 합니다. 특정 이슈로 급등을 누렸다가도 그 흐름을 오래 지속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죠.
그럼에도 피엔티의 경우 아쉬운 감이 없진 않습니다. 실적 성장세가 워낙 좋은 데다 수주잔고나 시장 전망 등을 종합해보면 향후 몇 년간 추가 성장 가능성도 충분해 보이기 때문이죠.
2~3년 단위의 장기 관점에서 보더라도 피엔티 주가는 상당 기간 보합세에 머물러있는 모양새입니다. 최근 주가인 5만원대에 처음 진입한 시점은 지난 2021년 말입죠. 이후 8만원대에 두 차례 진입했지만 다시 4~만원대로 내려오면서 변동성을 키우는 흐름이 최근 2~3년간 반복됐습니다.
회사와 주주들 입장에선 중장기적인 대세 상승 흐름을 바라고 있을 법도 합니다. ‘캐즘’ 업황에서도 꾸준한 실적을 유지해왔고 내년부턴 글로벌 업황 반등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Industry & Event
피엔티는 2003년 12월 설립된 이차전지 소재 장비업체입니다. 구체적으론 롤투롤(Roll to Rol) 기술을 바탕으로 이차전지 전극공정 장비(양극, 음극, 분리막 생산 장비)와 전지박(Copper)을 비롯한 각종 IT용 소재 생산 장비를 공급하는 곳이죠. 핵심 기술인 롤투롤 컨버팅 기술은 2009년에 국산화에 성공했습니다. 그 덕분에 2012년에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었죠.
피엔티는 국내 동종업계 업체 중 시가총액과 매출 측면에서 모두 선두를 달리고 있는 기업이기도 합니다. 롤투롤 장비를 국내 배터리 대형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에 모두 납품하고 있죠. 구리 생산업체 중에선 LS엠트론에 독점적으로 제품을 공급 중이고 SK넥실리스와 롯데알미늄 등도 주요 고객사입니다.
가장 눈여겨 볼 대목은 실적 성장세입니다. 주력 사업인 롤투롤 장비를 기반으로 침체된 업황 속에서도 수년째 선방을 이어오고 있죠.
연결 기준 연매출은 2021년 3000억원대에서 이듬해 4000억원대로, 지난해엔 5000억원대로 뛰어올랐죠. 올해는 상반기 누적 기준 이미 4000억원대를 넘어섰습니다. 3분기와 4분기엔 각각 2000억원대, 3000억원대 매출을 내면서 연간 1조원 매출을 넘어설 것이란 게 시장 컨센서스입니다. 영업이익도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죠.
기존 사업에 추가 중인 신규 사업도 시장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지난 상반기 자회사 설립을 통해 본격 추진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사업이죠. 98%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 피엔티머티리얼즈를 통해 사업을 전개해나갈 계획입니다. LFP 소재 기술과 전극공정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LFP 시장에서 국산화를 시도한다는 포부죠.
또 다른 자회사 피엔티엠에스는 분리막 기술 국내 1위로 꼽힙니다. 신사업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면 피엔티→피엔티머티리얼즈→피엔티엠에스(구 명성티엔에스)로 연결되는 2차전지 밸류체인이 갖춰지는 그림입니다.
◇Market View
코스닥 내 고시총 종목인 만큼 시장 관심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3개월간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그로쓰리서치 등에서 리포트를 냈습니다. 이들이 공통적인 의견은 “중장기 성장 모멘텀이 유효하다”입니다.
키움증권은 수주잔고에 주목했습니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가 2조498억원이며 그 중 이차전지 사업 물량이 1조6397억원이라고 언급했죠. 일시적으로 중국 자회사에 들어가는 비용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내년 신규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봤습니다.
미래에셋도 수주잔고를 언급했습니다. 이차전지 장비사 중 유일하게 꾸준한 우상향 수주잔고라고 강조했죠. 차세대 건식 공정 장비와 소재 사업부의 Electro Forming 장비 개발을 통한 턴키 수주가 가능해질 것이란 전망도 덧붙였습니다.
◇Keyman & Comments
피엔티 재무부문의 키맨으로는 이주헌 전무를 꼽을 수 있습니다. 사업보고서에 공시 책임자로 기재돼 있는 재무회계 총괄 임원이죠. 사실상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계명대 회계학과 졸업 후 세원플라텍을 거쳐 2005년에 피엔티에 합류했습니다. 올해로 근속 20년차를 맞았죠.
더벨은 피엔티 측에 이 전무와의 전화 연결을 요청했지만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회사 측은 이 전무가 현재 출장 중이라고만 설명했습니다. 그 대신 부장급 IR 담당자와 통화할 수 있었습니다. 피엔티의 최근 주가 흐름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을 공감하는 분위기였습니다.
IR 담당자는 "(최근 주가가) 많이 저평가되고 있다고 본다"면서 "최소 8만원은 가야하고 10만원까지도 가야된다고 저희는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업황이 침체됐지만 이차전지 설비 업체들 중에서 저희만큼 (실적이) 나오는 데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시장에서 제시하는 올해 연매출 1조원, 영업이익 1500억원선 전망에 대해 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면서 "연간 영업이익률 기준 15%선으로 내부적으로 잡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LFP 배터리 관련 신사업에 대해선 "내년 상반기까진 준비 기간이고 내년 하반기는 돼야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면서 "국내보다 해외 배터리 업체들이 우선 타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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