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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삼양 선포, 비전 키워드 톺아보기]확장기 이후 미래 준비 역시 '투자', 내실 다지기 과제②삼양홀딩스 2분기 FCF 순유출 전환, 오너 4세 재무 안정화 중책

정유현 기자공개 2024-10-31 09:10:11

[편집자주]

변화보다 안정을 추구하며 '보수적'이라 평가 받아왔던 삼양그룹이 100주년을 기점으로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그룹의 성장 로드맵에 '혁신'을 키워드로 추가했다. 미래 준비의 선봉장으로 오너 4세를 내세운 점도 관전 포인트다. 더벨은 세대교체를 통해 미래 준비에 나선 삼양그룹이 제시한 키워드를 살펴보며 성장 방향성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5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양그룹이 100주년을 맞아 제시한 장기 비전은 그룹이 5년에 한 번씩 수립하면서 추진하고 있는 중장기 비전과 같은 맥락이다.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현금 흐름을 강화하는 방향성이다. 사업 영역 전체에서 더 건강하고 편리한 삶을 위해 과거와 달리 '혁신'을 추구하겠다는 적극성을 드러낸 것이 특징이다.

미래를 위한 혁신을 위해서는 사실상 투자가 필수다. 최근 5년간 여윳돈을 쌓지 않고 활발하게 케펙스(CAPEX)투자를 확대하고 기업 인수에 나서고 있다. 다만 영업활동에서 현금을 창출하고 있지만 지속된 투자는 재무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확장기 (2021년~2024년)이후의 미래를 준비하는 동시에 재무 부담을 완화하는 미션도 오너 4세인 김건호 전략총괄 사장이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100년 그룹사 외연 확장 키워드 '투자와 M&A'

삼양그룹의 장기 비전에 앞서 중장기 비전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삼양그룹은 김윤 회장 체제에서 '비전 2025' 달성을 위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중장기 비전 달성의 성공 경험을 쌓는 것이 곧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비전2025에 따르면 2025년까지 매출 5조7000억원, 세전이익 5000억원 달성의 목표를 내세웠다. 세부적으로는 글로벌 매출 비중 24%, 스페셜티 사업에서 전체 매출의 35%를 내는 것이 목표다. 미래 비전 달성을 위해 삼양그룹은 '우보경영'의 기조를 깨고 공격적인 설비 투자와 M&A를 추진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실 삼양그룹의 행보가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다. 그룹을 키워온 원동력은 투자와 M&A였다. 공장을 짓고 기술력 있는 기업을 인수하면서 쉬지 않고 외형을 확장하면서 재계 65위 기업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삼양그룹은 100년의 역사를 '태동기-개척기-도약기-성장기-발전기-부흥기-확장기'로 구분하고 있다. 1924년 삼수사가 설립되며 태동기를 지나 '개척기'의 가장 굵직한 이슈는 1955년 울산에 준공한 설탕공장이다. 대한민국의 사치품이라 여겨졌던 삼양설탕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1969년 전주에 폴리에스터 공장을 준공하면서 화학사업도 기지개를 켰다.

그룹의 성장기의 시작점인 1988년 삼양그룹을 공식적으로 출범한 후 신한제분 인수, 삼남석유화학 등을 설립했다. 일년 후에 삼양화성을 설립하고 국내 최초 폴리카보네이트 수지 공장 준공을 했다. 1994년에는 대덕의약공장 준공, 1996 패키징 사업 진출 등을 성장기를 보내며 몸집을 불려왔다.

그룹의 부흥기의 시작은 지배구조 개편이었다. 2011년 삼양사를 삼양홀딩스, 삼양사, 삼양바이오팜으로 분할하고 삼양홀딩스를 지주회사로 출범시켰다. 지주회사 전환을 계기로 '비전2015'를 선포했고, 지속 가능한 성장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5년마다 중장기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이후에도 변화를 쉬지 않았다.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와 사업 영역 확대 과정에서 숙취 해소 제품인 '상쾌환'을 출시했고 KCI,메디켐 등을 인수하면서 기술과 보유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앞장섰다. 자회사들을 쪼개고 합병하는 과정을 통해 현재의 계열 구도를 형성했다. 기업집단 '삼양'의 계열사 수는 30개로 이중 4개가 상장사, 26개가 비상장사다.

◇여윳돈 쌓기 보다 투자로 지출 기조, 김건호 사장 그룹 재무 총괄 담당

그동안 삼양그룹은 알짜배기 사업을 통해 현금이 돌며 '투자→이익 창출→재투자' 선순환구조를 구축했다. 단순히 현금을 쌓지만 않고 외연을 확장하는데 활용한 것이다. 이 같은 구조는 확장기(021년~2024년) 이후를 준비하는 큰 자산이 되고 있다. 최근에도 굵직한 투자와 M&A를 통해 비전2025 달성에 속도를 내게됐다.

지난해 6월 삼양홀딩스는 유럽 헝가리에 수술용 녹는 실 '생분해성 봉합사' 공장을 준공했다. 작년 말에는 3300억원을 들여 미국의 스페셜티 케미컬 기업 '버든트'를 인수했다. 헬스 앤 웰니스(health&wellness) 사업 분야의 구조 고도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통큰 투자에 나선 것이다.


공격적인 투자는 재무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수년간의 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만들면서 영업활동에서 현금이 돌고는 있지만 지출이 커지면서 여윳돈(FCF·잉여현금흐름)을 많이 남기지 못하고 있다. 지주사의 삼양홀딩스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통해 그룹의 상황을 살펴보면 2024년 2분기 말 기준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THE CFO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유무형 투자 자산 비용과 배당금 지급금 등을 빼서 FCF를 산출했다. 기업 내부에서 산출하는 수치와 차이가 있을 순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양홀딩스의 FCF는 2022년 -860억원을 기록한 후 2023년에는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주요 자회사의 업황과 수익성 개선 덕분에 영업활동 창출력이 대폭 개선되면서 CAPEX 투자 확대에도 1000억원이 넘는 여윳돈을 남겼다. 하지만 2분기 -776억원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CAPEX 투자가 추가로 진행된 여파다. 올해 울산에 차세대 대체 감미료 시장 선점을 위해 식품 스페셜티 소재 공장을 준공했다. 최근에는 전고체 배터리 소재기업 솔리드 아이오닉스에 투자를 진행하며 이차전지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앞서 재무 부담을 낮추기 위해 외부 조달도 적절히 활용했다. FCF가 마이너스였던 2019년 2019년 5월, 5년 물로 11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투자로 지출했다. 2023년 버든트 인수를 앞두고 또 한번 자본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2023년 11월 4년 전보다 짧은 만기로 19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인수 대금을 치렀다.

지속적인 투자를 위해서 유동성 확보 전략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그 어느때보다 재무 관리의 중용성이 더 커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삼양홀딩스는 2024년 정기인사에서 전략 총괄을 신설해 김건호 사장에게 맡기고 IC와 재경기획PU를 산하에 구성했다. 전략총괄이 일종의 컨트롤 타워라면 IC와 재경기획PU는 세분화된 부문단위 조직으로 보인다. 김건호 사장이 CFO의 역할을 맡고 김 재경기획PU가 실무를 챙기며 그룹의 재무 역량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양홀딩스 측은 "글로벌 스페셜티 사업 확대를 위해 CAPEX 투자와 기업 인수를 단행했다"며 "현재 헝가리 공장이 안정화에 접어들었고 울산 스페셜티 공장이 본격적으로 생산에 돌입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추가 외부 조달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투자 및 외부 조달 등은 현재로선 결정된 바 없다"며 "이와 관련된 부분은 공시 의무와 관련된 사항이기에 답을 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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