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ERP 기업' 아이퀘스트, 성장 정체 해소 안간힘2020년 이후 매출 제자리, 신사업·자사주 효과 '아직'
이종현 기자공개 2024-10-29 08:08:29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8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 기업 아이퀘스트의 실적이 정체기를 맞고 있다. 별도 기준 매출액은 4년째 현상 유지 중이다. 주가 반등 모멘텀을 위해 인수합병, 신사업 추진, 자사주 매입 등을 추진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는 분위기다.아이퀘스트는 1996년 설립해 경리용 회계 프로그램인 '얼마에요'를 바탕으로 성장해 온 기업이다. 꾸준한 기능 업데이트로 기업 업무 전반을 처리할 수 있는 ERP로 거듭났다. 2000년대 중반부터 영구 라이선스 판매 방식에서 월 사용료 방식으로 사업을 전환한 것이 특징이다.
일찌감치 구독형 사업을 전개해 온 아이스퀘어는 클라우드 시대에 빠르게 대응했다. 큰 비용 없이 이용 가능한 클라우드 제품을 출시하며 입지를 다졌다. 완성된 제품을 판매하는 사업 특성상 영업이익률은 매우 높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의 영업이익률은 25.2%에 달했고, 이를 바탕으로 2021년 2월 코스닥에 입성했다.
잘 나가던 아이퀘스트의 발목을 잡은 것은 낮은 외형 성장률이다. 아이퀘스트는 2020년까지만 하더라도 높은 성장률을 이어왔다. 2018년 115억원이었던 별도 매출액은 상장 절차를 밟던 2020년 152억원으로 2년 동안 32% 성장했다. 하지만 상장 첫해 156억원으로 2.6% 증가한 이후 2022년, 2023년 모두 제자리걸음을 하는 등 정체기를 겪기 시작했다. 5년간 연평균 성장률(CAGR)은 4.4% 수준이다.
핵심 매출원인 '얼마에요'의 2023년 매출액은 132억원으로 아이퀘스트의 실적을 지탱 중이다. 문제는 신사업으로 추진한 SAP 라이선스를 활용한 구축형 사업에서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아이퀘스트의 SAP 활용 비즈니스 매출액은 1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6% 줄었다. 구축형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더존비즈온, 영림원소프트랩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지 못한 영향이다.
성장 정체에 직면한 아이퀘스트가 선택한 수단은 인수합병이다. 아이퀘스트는 2022년 92억원을 들여 B2B 컨설팅 기업 디포커스의 지분 52.1%를 인수했다. 아이퀘스트의 낮은 성장률을 디포커스로 충당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디포커스는 지난해 매출액 244억원으로 아이퀘스트보다 매출이 크다. 연결 자회사 편입으로 몸집은 단번에 커졌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는 디포커스 인수 효과도 옅어졌다. 아이퀘스트는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 1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900만원으로, 99.4% 줄었다. 성장률 숙제는 여전히 안고 있는 상태에서 강점이던 이익률도 희석됐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25.2%였던 영업이익률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에는 14.1%로 감소했다.
저조한 실적은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아이퀘스트는 공모가 1만1000원으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시가총액으로 1078억원이다. 그리고 25일 종가 기준 아이퀘스트의 시가총액은 434억원으로 공모가 대비 절반 이하로 내려앉았다. 상장 이후 줄곧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주가 하락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 이하인 0.93배까지 떨어졌다.
아이퀘스트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신사업을 제시했다. 디포커스와 함께 개발한 인사관리(HR) 솔루션을 비롯해 전자결제, 인공지능(AI) 챗봇 등 다방면으로 사업을 전개 중이다. 또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제공 중인 모바일 기반 사업 자산관리 서비스 '얼마'의 유료화 시기도 가늠 중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달에는 1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도 공시했다.
문제는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아이퀘스트의 매출 대부분은 구독 기반의 '얼마에요'에서 발생한다. 구독형 사업은 수익률이 높은 매출을 안정적으로 일으킨다는 강점이 있는 대신 매출 규모를 키우는 것은 어렵다. 신사업들 역시 실적에 도움이 되기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퀘스트 IR 담당자는 실적과 관련해 "올해 상반기 숫자가 지난해 대비 안 좋게 나왔다. 일시적으로 비용이 들어간 부분이 있는데, 3분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급격하게 매출이 늘거나 하기는 어렵겠지만, 계속해서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성과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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