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위기 돌파 전략]본사 방침 따른 포스코스틸리온·엠텍, 수익성 반등 '결실'⑥고부가 제품 판매 전략 구사…"구조조정은 현장에 부정적 영향"
이호준 기자공개 2024-10-31 09:12:07
[편집자주]
포스코를 둘러싼 상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먹구름이 지나가길 간절히 기다리는 형국'이라 할 수 있다. 철강을 사고자 하는 사람은 드문데 시장에 중국산 철강재가 넘쳐난다. 포스코가 처음 연간 순손실을 냈던 2010년대에 버금가는 위기가 올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 먹구름은 언제 걷힐까. 일단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법이다. 포스코는 구조조정과 재정비에 나서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더벨은 포스코의 현황과 위기 극복 전략을 면밀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9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기를 맞이하는 포스코의 전략은 분명하다. 구조조정에 나서는 한편 중국 등이 따라올 수 없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통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방향이다.포스코스틸리온과 포스코엠텍 등 포스코의 철강 자회사들도 마찬가지다. 철강 수직계열화에서 맡은 역할만 다를 뿐 효율화와 제품 고급화라는 돌파구는 비슷하다. 이들은 이러한 전략을 통해 이미 개선된 수익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수익성 반등 '결실' 맺은 포스코스틸리온·포스코엠텍
포스코는 현재 철강 하공정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로 포스코스틸리온(56.87%)과 포스코엠텍(48.85%)을 거느리고 있다. 이들은 포스코그룹 상장사 여섯 개 중 두 곳으로 각각 5300억원, 1550억원 규모의 덩치를 갖춘 그룹의 핵심 철강 계열사들이다.
이 중 반등이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포스코스틸리온이다. 포스코스틸리온은 포스코로부터 원재료를 받아 도금강판과 컬러강판 제품을 생산한다. 건재·가전·자동차에 제품을 공급한며 작년 기준으로 KG스틸, 동국씨엠에 이어 업계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포스코스틸리온의 올해 2분기 말 연결기준 매출은 6400억원, 영업이익은 280억원으로 나타났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 98% 증가한 숫자다. 증권업계는 포스코스틸리온의 올해 전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0% 증가한 450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발 공급과잉이라는 비우호적 환경에서도 수익성 방어에 성공한 결과다. 특히 올해 2분기 프리미엄 철강재 브랜드 WTP 판매 비중을 40%까지 높여 13억원의 수익성 개선 효과를 거뒀다. 영업이익률은 전분기 대비 4%포인트 상승한 3.8%를 기록했다.
철강제품 포장 및 철강 부원료 사업을 하고 있는 포스코엠텍도 사정이 나아졌다. 포스코에서 생산되는 철강제품을 포장하고 1977년부터는 알루미늄 탈산제도 공급하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는 포스코 페로망간공장, 동판재공장 등을 위탁운영 중이다.
포스코엠텍의 올해 2분기 말 연결 기준 매출은 16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25% 증가한 3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알루미늄 탈산제 생산 시 스크랩 등 재생 원료를 최대한 활용해 수익성을 높인 결과로 평가된다.
◇최선의 판매 전략 구사…"구조조정은 현장에 부정적 영향"
현재 철강업계는 중국산 철강의 공급 과잉과 판매가 하락으로 불황을 겪고 있다. 그러나 상공정의 핵심인 포스코는 조강 생산량 조절이 어려워 큰 폭의 감산이 쉽지 않다. 이에 따라 하공정을 담당하는 포스코스틸리온과 포스코엠텍은 본사의 방침에 따라 실적 방어를 위한 최선의 판매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이와 함께 본사가 시행 중인 사업 구조조정(리밸런싱)이 이들 자회사까지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재 일각에선 권오준 전 회장이 과거 철강 생산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적은 비핵심 계열사를 과감히 정리하며 본원 경쟁력 강화에 집중했던 것처럼 장인화 회장도 비슷한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그러나 포스코특수강과 미국 강관회사 USP 등 정리할 만한 계열사들은 당시 한 차례 정리된 바 있다. 또 포스코 연결 실적에 부담을 주는 해외 철강 법인들 대신, 현재 실적이 개선된 포스코스틸리온과 포스코엠텍을 비주력 자산으로 분류해 구조조정에 동참시키려 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특히 포스코스틸리온과 포스코엠텍은 김봉철, 송치영 대표가 각각 임기 첫 해를 지나고 있다. 내년 초 장인화 회장 취임 후 그의 의중이 제대로 반영된 첫인사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 인사 후 이들 자회사의 경쟁력 강화 방안이 더욱 명확해질 전망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비주력 사업 정리의 일환으로 매각 논의가 있을 수는 있다"면서 "다만 장 회장이 임기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상태에서 현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만한 결정을 실제로 추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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