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갈길 먼 파라다이스, 소극적 이사회 운영 도마 위255점 만점에 99점 불과…매출·영업이익성장률 비교대상 평균 상회는 성과
이돈섭 기자공개 2024-11-07 08:17:07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4일 14:4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라다이스 이사회가 갈길은 멀다.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자산규모 2조원을 돌파한 뒤 올 들어 이사회 개편에 나서고 코스피 시장 이전 상장에도 성공했지만, 지난해 말까지이사회 산하에 감사위원회는 커녕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설치하지 않을 정도로 이사회 운영에 소극적이었다. 이사회 운영 관련 정보 대부분도 거의 공개하지 않았다.◇ 255점에 만점에 99점 불과…그간 이사회 소극적 운영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을 참고했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파라다이스는 255점 만점에 99점으로 산출됐다.
개별 항목 점수를 보면 평가개선 프로세스와 경영성과 항목이 각각 문항 당 평균 1.7점을 기록, 전체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총점 기준으로는 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이 12점(만점 45점), 경영성과 항목이 19점(만점 55점)이었다. 구성 항목이 16점으로 평균 1.8점이었고 견제기능(2.0점), 정보접근성(2.1점), 참여도(2.1점) 항목 순으로 낮았다.
파라다이스 외형은 꾸준히 커지고 있다. 2023사업연도 기준 별도기준 자산규모가 2조원을 돌파했고 지난 6월 말 기존 코스닥 시장에서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 상장에 성공키도 했다. 카지노와 호텔, 리조트 등을 운영하며 산하에 다수의 종속기업을 거느리고 있는 파라다이스는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최근의 외형 확대에 따라 이사회 면면을 개편하고 있지만 자산규모가 2조원을 밑돌 던 당시엔 지배구조보고서 등 비의무 공시는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사회 활동 평가 여부를 비롯해 평가 결과에 대한 공시, 개선안 마련 및 이사 재선임 시 평가 결과 반영 여부 등을 알 수 없어 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 점수가 최하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2023사업연도 기준 투자와 경영성과, 재무건전성 등을 짚어보는 경영성과 항목에서도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성장률 등 일부 경영성과 지표를 제외하고 나머지 지표 모두가 평균을 밑돌았다. THE CFO는 KRX300 지수를 구성하는 코스피 217개사와 코스닥 83개사 중 금융회사 23개사를 제외한 비금융회사 277개사 평균치를 산출해 비교한다.
◇사추위 사내이사 참여, 소규모 이사회 추가 감점 요소
이사회 구성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현행법 상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상장사는 특정 성(性)만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없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회 등을 의무 설치해야 한다.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자산규모가 2조원대로 불어났지만 사추위와 감사위 등 이사회 산하 의무 설치 대상 소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은채 한해를 보냈다.
올 주총에서 주보림 이화여대 교수를 여성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한편 사추위와 감사위를 신규 설치하는 등 일련의 이사회 개선 조치를 취했지만, 파라다이스 모기업 파라다이스글로벌 최대주주인 필립 전 대표가 이사회를 떠나면서 이사회 규모가 5명으로 줄어들고 사내이사가 사추위원장을 맡고 있는 점도 구성 항목 감점 요소로 작용했다.
여기에 상법상 의무설치 대상인 소위원회 이외 위원회를 추가 설치 않은 점을 비롯해 이사회 다양성 요소가 타사 대비 부족한 점 등도 점수를 아래로 끌어내렸다. 이사회를 지원하는 별도 조직이 없이 부장급 직원이 이끌고 있는 회계·세무팀이 이사회 지원 업무를 겸하고 있는 점도 이사회 전문성을 강화하는 데 부족한 요소로 지적받았다.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참여도 등 나머지 항목은 문항 당 평균 2점대를 기록했다. 견제기능 항목의 경우 사외이사만의 회의가 주기적으로 열리는지에 대한 정보를 비롯해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여부,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 정책 마련 여부, 사외이사 보수의 주주가치 제고 성과 연동 여부 등이 전혀 공개돼 있지 않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정보접근성 항목은 지배구조 보고서 미공시, 이사회 반대 사유 미공개, 주주환원정책 미비,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 미공개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6개 항목 중 문항 당 점수가 가장 높은 참여도 항목은 작년 한해 이사회가 9차례 개최된 점과 이사진 회의 참석률이 높은 점, 이사 교육이 꾸준히 실시되고 있는 점 등이 비교적 호평을 받았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 롯데칠성음료, 내부 피드백 활발…외부 공개는 아직
- LG전자 이사 평가시스템, '이사회 발전' 기본장치
- 이사회 물갈이한 한화엔진…사외이사 영향력 '글쎄'
- IMM PE 체제 하나투어, 평가 없는 이사회 운영 '아쉬움'
- '업황 악화' LG화학, 경영 성과 저점 불가피
- '그룹 핵심' LX인터, '평균 3점' 못 넘는 이사회 경영
- 삼성SDI, 뼈아팠던 밸류 부진...총점 갉아먹었다
- LG전자, 매출 규모 못 미치는 성장성·주가 지표
- LG화학, 회계사 감사위원 선임 '눈길'…견제기능 우수
- 한진칼, 사외이사 8인 '과반 이상'…경영 '견제기능' 방점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하츄핑 흥행 입증' SAMG엔터, 4분기 흑자전환 예고
- [i-point]에스엘에너지, 3분기 누적 매출 550억
- [i-point]큐브엔터, 3분기 누적 매출 1600억 '최대 실적'
- [i-point]'리들샷 효과' 브이티, 3분기 누적 영업익 818억
- [i-point]FSN, 3분기 매출 867억 '분기 최대'
- "글로벌 증시 상승여력 충분…채권 시장 변동성 유의"
- [i-point]'연이은 흑자' 파라텍, 3분기 영업익 38억 기록
- [i-point]넥스턴바이오, 3분기 연결 누적 매출 240억
- [i-point]'케어랩스 계열' 바비톡, 캠페인 모델 이나연 발탁
- 모델솔루션, 빅테크향 매출 성장…수익성도 개선
이돈섭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thebell interview]"외국인 기용으로 이사회 다양성 업그레이드"
- [2024 이사회 평가]영원무역홀딩스, 이사회 명과암 뚜렷…정보접근성 호평
-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트럼프통' 영입한 삼성전자…향후 행보 관심
- [2024 이사회 평가]KG모빌리티, 이사회 활동 객관적 평가툴 마련 시급
- [이사회 파워 네트워크]19기 사법연수원 동기 포진…삼성화재 김소영 전 대법관 기용
- [2024 이사회 평가]갈길 먼 파라다이스, 소극적 이사회 운영 도마 위
- [베테랑 사외이사 열전]전영순 이사, 금융회사 이사회 역할 '극대화' 주역
- [이사회 파워 네트워크]코스닥 이사회 견인하는 거래소 출신…네트워크도 촘촘
- [이사회 파워 네트워크]금통위원 출신은 '천군만마'…위원들 유대 관계도 돈독
- [이사회 파워 네트워크]은행장에 바라는 실질적 도움…기업은행 출신 4인 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