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오너가 분쟁]'겸직' 해소한 신동국, '약품·지주' 셈법 복잡해진 국민연금신동국 회장 '가현·한양S&C' 대표직 사임, 약품은 '해임', 지주사는 '선임' 상반된 안건
김성아 기자공개 2024-11-06 08:37:43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5일 08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그룹은 11월과 12월, 한 달 간격으로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다. 두 임총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이사 직위에 대해 다루는 등 서로 유기성을 보인다.개인 최대주주이자 경영권 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신 회장은 이미 임총 준비를 마쳤다. 6월 한미약품 임총에서 국민연금이 ‘과도한 겸직’을 이유로 신 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고 신 회장은 9월 이를 모두 해소했다.
이사회 패권을 둔 치열한 대주주간의 수 싸움. 지난 정기주주총회 시즌과 상황은 비슷하지만 속사정은 달라졌다. ‘캐스팅보터’ 국민연금공단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6월 약품 임총 이후 곧바로 겸직 해소, 국민연금 지지 확보 사활
신 회장은 9월 23일 가현과 한양S&C의 대표이사직을 동시에 사임했다. 두 곳 모두 신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로 한양정밀의 관계사로 분류된다. 이번 사임은 신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진입을 위한 포석이다.
국민연금이 신 회장의 이사회 진입을 한 차례 반대했을 당시 문제로 삼았던 이슈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신 회장은 3자연합 구성 전인 6월 형제 측과 함께 한미약품 이사회 진입을 위해 임총을 열었다. 이 때 국민연금은 한양정밀 등 3개사 대표이사직을 겸하고 있는 신 회장에 대해 ‘과도한 겸직’을 이유로 반대표를 행사했다.
다시 한 번 같은 국면에 부딪힐 것을 예상한 신 회장은 임총 전 미리 2개사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 사실상 국민연금의 반대 요인을 해소한 셈이다.
3자연합 측 관계자는 더벨과의 통화에서 “국민연금의 지지를 받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3자연합은 이달 28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 △임주현 사내이사 선임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했다. 두 사람 모두 이사회에 입성하면 6대 5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임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이라는 정관변경 안건이 선결돼야 한다. 만약 해당 안건이 부결된다면 3자연합은 신 회장의 이사회 입성이라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 확실한 가결을 위해서는 국민연금 등 캐스팅보터 표심 확보가 필수다.

국민연금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6.04%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임총에서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준다면 3자연합은 자체 보유 지분율을 포함해 40%에 가까운 의결권을 확보하게 된다. 형제 측 우호 지분은 25.21% 수준으로 신 회장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은 한층 더 높아진다.
◇한미약품 임총에 무게 둔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지침 변수 ‘관건’
국민연금은 12월 19일 열리는 한미약품 임총에서도 캐스팅보터 역할을 한다. 국민연금은 한미약품 지분 10.04%를 들고 있다.
다만 주주권 행사에 대한 태도는 한미사이언스와 사뭇 다를 수 있다. 국민연금은 8월 한미약품에 대한 투자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한미사이언스의 투자 목적은 여전히 단순투자다. 자본시장법상 일반투자 목적 기업에는 공개서한 발송, 경영 참여에 해당하지 않는 주주제안 등 보다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할 수 있다.
업계는 국민연금이 한미약품을 이번 경영권 분쟁의 핵심으로 본다고 해석한다. 실제로 이번 한미약품 임총은 현 경영진인 박재현 대표이사와 3자연합 주축인 신 회장의 해임을 다루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에 미치는 파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주주권을 어떻게 행사하느냐다. 국민연금은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보통 현재 경영진의 손을 들어줬다. 의결권 행사 지침 기준인 ‘주주가치 증대’ 목적에는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기존 경영진이 안정적으로 경영을 정상화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번 한미약품 임총의 경우 지침 기준 적용에 여러 변수가 있다. 우선 현재 경영진을 누구로 볼 것인지다. 8월 독립경영을 선언한 한미약품 입장에서 현재 경영진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필두로 한 3자연합이다. 하지만 큰 틀에서는 지난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총에서 지주사 경영권을 쥔 형제 측을 현재 경영진으로 볼 가능성도 있다.
형제 측을 현재 경영진으로 상정한다고 해도 박 대표와 신 회장 해임 찬성은 부담이 있다. 박 대표 해임 이후 차기 대표로 선임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이사진은 임종윤 사장이다. 국민연금은 6월 임총에서 이사회 참석률 저조를 이유로 임종윤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한 바 있다. 국민연금에서 이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신 회장의 경우 겸직 리스크 해소로 이사 선임 결격 조건에서는 자유로워졌다. 신 회장이 한미약품의 기업가치 훼손, 주주 권익 침해 이력이 없는 한 신 회장을 선임하지 않을 이유도, 해임할 이유도 없는 셈이다.
한 달 먼저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임총 결과도 변수다. 한미사이언스 임총에서 이사회가 5대 5 구도가 된다면 한미약품 임총이 더 중요해진다. 이번 임총 결과에 따라 현재 7대 3으로 3자연합 측에 쏠린 한미약품 이사회 구도는 5대 5 동률이 될 수도 있다.
두 이사회가 모두 5대 5 구도로 만들어지면 양 측이 대립하는 경영권 분쟁은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민연금이 지향하는 경영 안정화에서 한 발짝 더 멀어지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임총 결과가 서로 밀접하게 연관돼 캐스팅보터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더욱 신중해질 것”이라며 “지난 정기주총과 달리 한미약품 투자목적이 일반투자로 변경됐기 때문에 임총을 앞두고 국민연금이 비공개 대화 요청 등을 통해 더 면밀하게 사안을 들여다 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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