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존 이사회 점검]'배당논란' 홈센타홀딩스, 박병준 회장 '혈연' 중심'오너→비상장사→지주사' 지배구조…사내이사 3인, 박 회장 '동생·사촌'
박동우 기자공개 2024-11-18 08:13:08
[편집자주]
상장법인은 주식시장에 기업을 공개하면서 불특정 다수 투자자의 자금을 끌어온다. 그 대가로 상장사 이사회는 건전한 경영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여러 가지 의무를 부여받는다. 사외이사 선임과 감사위원회 설치 의무, 각종 공시 의무 등이다. 다만 별도기준 총자산 2조원 미만 기업은 의무강도가 약하며 당국의 감시망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다. '회색지대(Gray Zone)'에 존재하는 이들 기업의 이사회를 면밀히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3일 08:1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홈센타홀딩스는 최근 '배당 무효 결정'으로 논란을 빚었다. 배당가능이익 산정 오류 때문에 3년간 지급했던 배당을 취소하고 환수를 추진하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반발을 초래했다. 의사결정 체계 정점에는 이사회가 존재하지만 주주환원 안건 표결 때마다 사외이사가 불참하면서 견제·자문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특히 사내이사 3인은 '오너' 박병준 회장(사진)의 혈연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박병윤 대표는 박 회장의 친동생이고 박제훈·박민제 이사는 박 회장과 사촌지간이다. 박 회장은 비상장사 에이치씨파트너스를 활용해 지주사를 지배하는 '옥상옥'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31개 계열사 거느린 지주사, 최대주주 '에이치씨파트너스'
홈센타홀딩스는 1970년에 출범한 대구·경북 권역 중견기업으로 타일, 위생도기 등 건축자재 도·소매와 사우나, 피트니스클럽 등 레저시설 운영에 특화됐다. 2002년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여러 기업을 인수하면서 외형이 커졌고 2017년 지주사로 전환했다. 산하에는 △레미콘 제조 △아스콘 생산 △유류 도매 △물류 운송 등의 사업부문에 포진한 계열사 31곳이 존재한다.
올 상반기 말 기준으로 홈센타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에이치씨파트너스다. 전체 주식의 24.64%(3146만2105주)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비(10.05%), 박병윤 대표(2.22%) 등 특수관계인 소유분까지 감안한 지분율은 54.88%(7006만1032주)다.
에이치씨파트너스는 2018년에 설립한 신축주택 판매 전문기업이다. 오너 박병준 홈센타홀딩스 회장이 단연 많은 지분(29.54%)을 갖고 있다. '박병준 회장→에이치씨파트너스→홈센타홀딩스'로 이어지는 지분관계로 창업주가 비상장사를 통해 그룹 지주회사를 지배하는 '옥상옥 지배구조'를 형성했다.
최근 홈센타홀딩스는 2022년 이래 올해까지 실시한 배당을 모두 무효로 처리하면서 주주들의 반발을 샀다. 앞서 2022년 12월, 2023년 10월, 2024년 3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주당 10원씩 총 38억원을 지급했다. 배당결정을 바꾼 배경은 배당가능이익 계산 오류와 맞닿아 있다. 홈센타홀딩스는 지난달 공시를 통해 "결손금을 충당하는 방법상 착오가 발견됐고 다시 산정한 결과 배당가능이익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무효 처리된 배당 3건은 이사회 의안으로 논의해 이견 없이 가결했던 사안이다. 표결 내역을 살피면 사내이사들은 모두 참석했지만 사외이사는 불참하는 사례가 반복됐다. 올 3월 배당 안건이 상정됐을 당시 손우권 대명피앤디 이사, 양창열 태성레미콘 부사장 등 사외이사 2인 전원이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분기배당, 2022년 12월 결산배당 의안 가부를 정할 때에는 손 사외이사가 불참했다.
◇'5인 체제' 채택, 사외이사 대구 지역기업인
홈센타홀딩스 이사회는 '5인 체제'를 채택하고 있다.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2명으로 이뤄진 단출한 구성이다. 박병윤 대표, 박제훈 부사장, 박민제 영업총괄 이사가 사내이사로 등기돼 있다. 박 대표는 1972년생으로 오너인 박병준 홈센타홀딩스 회장의 동생이다. 박 회장이 2017년 8월 경영효율성 제고를 내세워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 후임 수장으로 선출됐다.
박제훈 부사장과 박민제 이사는 박 회장의 사촌으로 2020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나란히 사내이사로 부임했다. 1979년생인 박 부사장은 경북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인물로 에이치씨황제레미콘, 보광세라믹스 등 계열사 대표를 함께 맡고 있다. 박 이사는 1989년생으로 2017년 영남대를 졸업한 뒤 대하에너지 대표를 겸직 중이며 에이치씨황제레미콘 이사 직무도 수행해 왔다.
손우권·양창열 사외이사는 2022년 3월 이사회에 합류했다. 1979년생인 손 사외이사는 대구대 사회복지대학원을 졸업한 인물로 2005년부터 2014년까지 대명종합식품에서 근무한 이력을 갖췄다. 2015년 이래 대명개발에 재직해 왔는데 2019년 대명피앤디 이사로도 선임됐다. 양 사외이사는 1981년생으로 2009년부터 태성레미콘 미등기임원으로 활동해 왔다.
대명피앤디와 태성레미콘은 홈센타홀딩스와 같은 대구 지역에 자리잡은 업체다. 영위하는 업종 역시 홈센타홀딩스와 동일하다. 1990년에 설립한 태성레미콘은 레미콘 제조, 시멘트 판매 등을 주력사업으로 삼고 있다. 2019년 설립된 대명피앤디의 경우 △부동산 개발·분양·매매 △주택 건설 △토목공사 등의 사업목적을 정관에 명시했다.
무효가 된 배당 안건을 이사회에서 표결할 당시 오주곤 상근감사도 자리를 함께했다. 홈센타홀딩스는 "감사는 이사회에 참석해 독립적으로 이사의 업무를 감독할 수 있다"며 "제반업무와 관련해 장부 및 관계서류 제출을 부서에 요구할 수 있다"고 사업보고서에 기술했다. 1950년생인 오 감사는 2006년부터 2017년까지 코스닥 상장 계열사 보광산업에서 근무한 경력이 존재한다. 이전에는 '선물의집'이라는 점포를 운영한 자영업자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노랑통닭 운영' 노랑푸드 매각 착수, 삼정KPMG 맞손
- [달바글로벌은 지금]유가증권시장 향하는 뷰티기업, 에이피알 '판박이' 전략
- 삼성·키움까지…증권사 VC 협회 릴레이 가입 '왜'
- 코스포, 일본 진출 조력자로…현지 답사 첫 진행
- [VC 투자기업]씨너지, 132억 프리A 브릿지 투자 유치
- [아이지넷, Road to IPO]'보험+핀테크' 결합…인슈어테크 1호 상장 노린다
- [VC 투자기업]빅오션이엔엠, 뮤지컬 제작사 T2N미디어 인수
- 한화생명, 대규모 후순위채 발행…HUG 금리 여파 '촉각'
- HS효성첨단소재, 3년만에 '공모채' 노크…차입만기 늘린다
- [IB 풍향계]위기설 '해프닝' 롯데, 조달 전선 영향은
박동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보수위 톺아보기]출범 1주년 맞은 LS일렉트릭 보상위 '빛과 그림자'
- 베일에 가려진 임원 '보상기준'
- [피플 & 보드]10대그룹 총수일가 취임·승진, 미등기 사례가 '75%'
- [이슈 & 보드]카카오 투자·감사준칙 성패 좌우하는 '준법지원인' 면면은
- [Board Keyword]코오롱글로벌 이사진 화두 떠오른 '재무구조 개선'
- [그레이존 이사회 점검]'배당논란' 홈센타홀딩스, 박병준 회장 '혈연' 중심
- [보수위 톺아보기]IS동서 권혁운 회장 '미등기' 7년간 100억 수령
- [2024 이사회 평가]LS에코에너지, 4개 영역 '1점대'…외부등급도 '미흡'
- [2024 이사회 평가]동원시스템즈, 이사진 활동 모니터링 체계 '양호'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고려아연, 한화 주식 '의무보유 3년' 조기 해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