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최윤범 "영풍 측, 내가 의장직 사임하는 건만은 수용할 것""회장 역할로만 고려아연 이끌 것...주총에서 영풍 측 최대한 설득"
허인혜 기자공개 2024-11-14 10:48:11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3일 1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제가 이사회 의장 직을 내려놓고 회장으로서만 고려아연을 이끌겠다는 이야기는 아마도 영풍 측이 동의해줄 것으로 생각한다. 어떤 생각이든 최대한 설득하고 설명하면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고려아연이 제시한 지배구조 개편 방안이 특별결의 사안으로 영풍 측이 이에 동의할 것으로 전망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최 회장은 "다가오는 임시 주주총회와 정기 주주총회에서" 등의 말로 임시주총에 응할 것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르면 연말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임시주총에서 고려아연이 내놓은 의안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는 자진철회하지만 유통주식 수량에 대한 이슈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최 회장은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액면분할에 대한 논의도 했지만 구체적인 솔루션은 확정하지 않았다고 최 회장은 말했다. 기보유 자사주 1.4%의 활용방안도 아직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내가 의장에서 물러나는 것 만큼은 동의할 것"
최 회장은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상증자 자진철회에 대한 설명과 함께 최 회장이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는 등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사회 의장의 자격 등이 고려아연 정관에 명시돼 있기 때문에 개편안을 추진하려면 정관 변경이 필수적이다. 정관의 변경은 특별결의 사항으로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의 수와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충족돼야 한다. 영풍과 MBK파트너스 연합의 고려아연 지분율이 39.83%로 추정되고 최 회장과 우호지분이 약 34.65%로 예상되기 때문에 영풍 측의 판단도 배제하기 어려운 요소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이 제시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영풍 측도 동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회장은 "말씀드린 여러 상황들이, 어떻게 보면 안타깝고 필연적이게도 굉장히 중요하고 주주 이익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많은 것들이 주주총회로 결정될 사안들이다"라고 했다.
이어 "다만 제 개인적으로 예측하기에 다른 것은 몰라도, 적어도 제가 이사회 의장을 내려놓고 회장으로서만 고려아연을 이끌겠다는 이야기는 영풍 측도 동의해줄 것으로 본다"며 "어떤 생각이든 최대한 설득하고 설명하면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날 최 회장은 주총 승리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최 회장은 "회사의 장기적 성장과 발전을 믿고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무엇이 옳은 길인지 합리적 선택해 오신 주주분들과 함께 다가올 주주총회에서 승리해 회사를 지켜내겠다", "고려아연 주식을 갖고 있는 여러 분들이 있고 이분들의 신뢰를 우리가 다시 한번 찾을 수 있다면 다가오는 임시주총과 정기주총에서는 승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의 기보유 자사주 1.41 %에 대해서는 활용 방안을 확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최 회장은 "1.4% 자사주는 올해 초께 저희가 1500억원 정도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적법 절차와 이사회를 거쳐 매입이 완료된 부분"이라며 "취득 당시 이미 회사의 임직원 성과보상과 소각 등을 목적으로 매입이 됐고, 현 시점에서 1.4% 자사주를 어떤 식으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결정한 바가 없다"고 답했다.
◇"유통물량 이슈 여전…액면분할 등 논의, 구체화는 아직"
최 회장은 유상증자 철회를 발표하면서도 필요성은 남아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유통물량 감소에 대한 추가적인 대책을 마련했는 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최 회장은 "유상증자를 맨 처음 결정한 이유는 고려아연의 유통물량이 급속도로 감소했고 이로 인해 비정상적인 주가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라며 "많은 분들과 대화를 해본 결과 불필요한 목적은 아니었고, 다만 방법론과 절차에 대한 우려가 많았기 때문에 겸허히 받아들인 것"이라고 했다.
액면분할 등 추가적인 해결책을 검토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어떤 분들은 액면분할이 부분적인 솔루션이 되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걱정된다는 분들도 있었다"며 "따라서 이 자리에서 어떻게 해결하겠다고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유통물량이든, 좋은 실적이든 고려아연의 주식을 더 좋은 투자처로 가져갈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고려아연이 공개매수를 진행하며 유통물량 부족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부분과 공개매수 직후 유상증자를 추진해 시장의 혼란을 초래했다는 지적에는 "(영풍 측의 공개매수 계획이 발표된) 9월 13일부터 현재까지 60일이 지나왔고 고려아연의 구성원들은 매일 달라진 상황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생각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어 "고려아연은 어떻게 보면 순진한 면이 있었다. 저희는 어떻게 보면 순진한 면이 있는 사람들이다. 비철금속 제련에 대해서는 자타공인 넘버원이지만 금융시장에서 공개매수 등에는 상당히 서툰 점이 많았다"며 "저를 비롯한 주변에 많은 분들은 지난달 23일 공개매수가 끝나면서 상한가를 치고, 아주 적은 거래량을 통해 주가가 엄청나게 변동하는 현상이 있을 것이라고는 솔직히 말해서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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