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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NH증권, IPO 딜 연거푸 무산…주관 순위 뒤집히나씨케이솔루션 포함 5건 철회…4위 KB증권과 격차 700억

안윤해 기자공개 2024-11-19 07:49:59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5일 0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증시 입성을 준비하던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 철회를 결정하고 있다. IPO 명가(名家)로 꼽히는 NH투자증권도 한파를 피해가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최근 NH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은 기업 5곳이 연달아 상장을 연기하거나 포기하면서 이 증권사의 아쉬움도 커지고 있다.

NH증권은 2건의 유가증권시장 딜이 연달아 철회되면서 리그테이블 선두권을 지키는 데 부담이 커졌다. 치열한 순위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KB증권에게 '막판 뒤집기'를 허용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연말까지 딜이 남아있지만 최근 공모주 시장에 대한 투심을 고려하면 남은 기업들 역시 상장을 철회할 가능성이 있어 상위권 수성이 어려울 수 있다.

◇NH증권, 대표주관 IPO 5건 줄줄이 무산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준비해온 씨케이솔루션은 최근 금융감독원에 공모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회사 측은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철회 신고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씨케이솔루션은 지난 4~8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희망 공모가 밴드(1만5700∼1만8000원) 하단 미만으로 주문을 받으면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트럼프 정부 2.0' 출범에 따라 국내 증시 불안정이 이어지는 동시에 이차전지 관련 업체들의 실적 불확실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NH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은 씨케이솔루션을 포함해 IPO를 추진 중이던 기업이 상장을 철회하거나 연기한 사례만 다섯 건에 달한다.

지난 6일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던 에너지저장장치(ESS) 토털 솔루션 기업 에이스엔지니어링도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철회했다. 지난 8월 말 예심을 청구한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거래소의 승인을 앞두고 돌연 상장을 연기한 것이다.

앞서 에이스엔지니어링은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을 공동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연내 증시 입성을 준비하고 있었다. 다만 회사는 "상장에 앞서 더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추후 상장심사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코스닥 입성을 준비하던 한방 의료 기기 업체인 동방메디컬도 상장 절차를 연기했다. 수요예측에서 밴드(9000~1만500원) 하단으로 공모가가 형성됐으나 회사측은 적정한 기업가치를 평가받지 못했다고 판단, 상장 일정을 취소했다.

코스닥 상장사 다원시스의 자회사인 다원메닥스도 연이어 상장을 연기했다. 다원메닥스는 거래소로부터 사업적 성과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예비심사를 신청한 지 약 6개월 만에 자진철회를 결정했다. 금양의 자회사인 에스엠랩도 거래소로부터 상장 미승인 통보를 받으면서 상장을 자진 철회했다.

이들 기업의 재상장 여부는 향후 IPO 시장의 정상화에 달려있다. 미국 대선 이후 국내 증시가 급변하면서 회복 시점을 단정할 수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65.49p(2.64%) 내리며 나흘째 바닥을 다지고 있다. 코스닥 지수도 2개월 만에 700선을 내줬다. 연쇄적인 하락장에서 기업들도 야심차게 IPO 출사표를 내밀기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NH증권, IPO 주관 선두권 위태…4위 KB증권과 700억 차이

이번 공모 무산으로 인해 NH증권은 IPO 대표주관 실적을 놓치게 됐다. 이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KB증권과 선두권을 차지하기 위한 삼파전을 벌이고 있어 아쉬움이 남을 것으로 보인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NH증권의 IPO 주관 실적은 3위에 머물고 있다. 2~4위 간의 격차가 얼마 나지않아 중소형 딜 하나 하나가 순위를 바꿀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씨케이솔루션과 동방메디컬 등은 반전을 모색할 카드로 꼽혔다. 특히 밴드 상단 기준 씨케이솔루션의 공모 규모는 556억원, 동방메디컬은 357억원으로 이를 바탕으로 NH증권이 쌓을 수 있었던 주관 실적은 최소 기준 900억원+a였다. 연말 리그테이블 순위에 영향을 끼치기에 충분한 규모다.

현재 리그테이블 기준 한국투자증권은 IPO 주관실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위는 미래에셋증권이 5990억원, 3위는 NH투자증권으로 4832억원이다. 4위인 KB증권과는 700억원에 불과한 격차를 보인다. 중소형 IPO 1~2건으로도 3위 자리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이다. KB증권은 연내 MNC솔루션, KB발해인프라투융자회사, 아이에스티이 등의 상장을 완주시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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