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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JB벤처스]유상훈 대표, 충청권 '로컬금융' 개척자 우뚝'삼성맨' 창업가, 엑시트 경험…JB주식회사 맞손, 로컬 스타트업 발굴 집중

이영아 기자공개 2024-11-25 11:16:13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1일 08: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역 창업 생태계 육성은 국내 벤처투자 업계에서 꾸준히 주목하는 키워드 중 하나다. 수도권과 지방 창업 생태계의 격차가 크다는 것이 늘상 문제로 지적되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벤처투자를 받은 국내 스타트업 82.3%(2877개)는 수도권에 위치해있다. 이어 부산·울산·경상 지역 5.1%(179개), 대전·충청 지역 4.3%(152개)로 집계되며 수도권과 극명한 격차를 보였다.

유상훈 JB벤처스 대표(사진)는 지방 창업 생태계를 위해 발로 뛰고 있다. 대전·충청 지역 중심으로 활동하며 로컬 스타트업 딜소싱에 적극적이다. 고향에 대한 깊은 애정이 바탕이 된다. 유 대표는 유년시절부터 학창시절, 대학 진학, 취업, 창업까지 모두 충청도에서 마쳤다.

충청도 대표 벤처투자회사를 만들자는 목표로 지난 2020년 JB벤처스를 설립했다. 충청권을 중심으로 딜소싱에 나서며 50여곳 포트폴리오를 발굴했다. 앞으로도 적극적인 펀드레이징과 딜소싱을 바탕으로 충청권 창업 생태계 육성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게 그의 목표이다.

◇성장 스토리: '지역 창업가→엔젤 투자자', 엑시트 경험 주목

1984년생 유 대표는 충청남도 천안에서 태어나 유년시절과 학창시절을 보냈다. 대학 진학과 취업 또한 충청도를 벗어나지 않았다. 호서대학교 정보통신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그는 삼성전자 재직시절에도 꾸준히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며 창업을 꿈꿨다.

유 대표는 "지역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에서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시기"라며 "충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청년CEO 500프로젝트사업'에 아이템을 제출했는데 최종 선정돼 1000만원의 지원금을 받게 됐고, 퇴사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2014년부터 지역에 연고를 둔 사업 아이템을 본격 물색하기 시작했다. 당시 쿠팡과 티몬, 위메프를 비롯한 소셜커머스가 유행하던 시기였다. 유 대표는 지방을 중심으로 소셜커머스 사업을 하자는 생각을 했다. 지방 대학과 기업 상권을 활용하면 승산이 있다고 봤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지역기반 온오프라인 연계(O2O) 플랫폼 '웰컴'이다. 지방 소재의 지역기업과 해당 기업 인근의 각종 서비스 상점을 자유롭게 연결해 제휴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출시 3개월만에 제휴처 200여곳, 쿠폰 판매량 1만건을 달성하며 화제를 모았다.

유 대표는 "임직원들이 웰컴 서비스가 제공하는 제휴 매장의 기프트콘을 이용해 회사 인근의 중소상점을 이용하는 구조"라며 "해당 매장은 인지도 상승과 매출 확대를 톡톡히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지역 중소상점의 활성화에 기여하는 효과가 있었다"라고 언급했다.

2016년 웰컴 운영사 지텐션은 삼성벤처투자로부터 시드투자를 유치하며 승승장구했다. 투자금액은 비공개이다. 잘나가는 지역 플랫폼이 탄생하자 대기업과 벤처캐피탈(VC)을 중심으로 투자 러브콜이 이어졌다. 그러던 중 한화 드림플러스프로덕션의 인수제안을 받는다.

유 대표는 "한화 드림플러스프로덕션에 회사를 매각한 뒤 한화그룹의 오픈이노베이션 본부장으로서 2년간 일했다"면서 "지역 기반 창업과 엑시트(회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 창업가를 돕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했다. 그는 2018년 한화를 퇴사해 휴식기를 가졌다.

휴식기 동안 창업가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주력했다. 유 대표는 "수시로 서울을 오가며 창업가와 교류에 집중했다"면서 "팀빌딩부터 펀드레이징, 채용 전반에 걸쳐 창업 경험담을 나눴고, 필요한 경우 엔젤투자도 진행하며 초기 창업 생태계에 몸 담았다"라고 말했다.

◇투자철학: 충청 대표 '벤처금융' 표방…창업 생태계 육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유 대표의 투자 철학은 명확해졌다. 충청 지역 대표 벤처투자자로 자리잡아 로컬 스타트업 육성에 이바지하자는 의지가 커졌다. 휴식기를 갖던 유 대표는 직접 액셀러레이터(AC) 설립에 나서자는 결심을 하게됐다. 그는 2020년 JB벤처스를 설립했다.

충청권 최대의 도시가스 공급기업인 JB주식회사(옛 중부도시가스)와 손을 맞잡았다. 당시 JB주식회사는 신사업 발굴 및 육성 관점에서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고자 하는 의지가 컸다고 한다. 유 대표는 JB주식회사와 절반씩 출자해 자본금 70억원으로 JB벤처스를 세웠다.

유 대표는 "경험이 부족한 창업자에게 도움이 되자는 의지가 컸다"면서 "AC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투자기업 발굴 및 육성, 정부지원 사업 연계를 진행하며 지방 스타트업 생태계를 키우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인 창업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JB벤처스는 설립 첫 해 중소벤처기업부 팁스(TIPS) 라이선스를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당시 충남지역 최초 팁스 운용사로 선정되며 화제를 모았다. 팁스는 민간과 정부가 공동으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제도다. 초기 스타트업 육성에 큰 축을 담당하는 제도로 평가된다. 중기부는 팁스 최종 선정 기업에 2년간 5억원의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해 창업 초기기업의 기술 개발과 시장 진출을 돕는다.

유 대표는 "충청남도 최초 팁스 운영사 타이틀은 지방 초기 창업 생태계 육성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지난 2013년부터 팁스가 운영되는 동안 JB벤처스 이전까지 충남의 초기 창업기업들은 팁스를 받기 위해 서울의 투자자를 찾아가야 했던 것"이라고 언급했다.

충청도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딜소싱에 나섰다. 우선 고유계정(PI) 투자에 집중했다. 극초기 스타트업 중심으로 투자한 덕분에 고유계정 투자만으로도 50여곳 투자 포트폴리오를 발굴했다. 전체 포트폴리오 중 JB벤처스가 첫 기관투자자로 참여한 비중은 80% 이상이다.



◇트랙레코드: 에스머티리얼, 인세라솔루션, 워터베이션

유 대표는 충청도 산업 인프라를 기반으로 견실하게 성장할 수 있는 초기 기업을 발굴해 육성하는 것에 주력했다. 특히 로컬 창업가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크다고 한다. 첫 기관투자자로 참여한 포트폴리오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에스머티리얼'이 대표적 사례이다. 이차전지 실리콘 음극재 소재를 개발하는 회사이다. 충청남도 천안시에 위치해있다. JB벤처스는 에스머티리얼의 첫 기관투자자로 참여했다. 이후 JB벤처스는 팁스 라이선스를 활용해 R&D 자금을 매칭하며 스케일업을 지원했다.

유 대표는 "에스머티리얼은 공주대학교로부터 실리콘계 이차전지 음극재 기술을 이전 받아 기존 실리콘계 음극재의 부피팽창 및 수축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면서 "JB벤처스의 시드투자 이후 6개월만에 33억원 후속투자를 유치하는 등 시장의 주목받고 있다"라고 했다.

'인세라솔루션' 또한 JB벤처스에게 의미있는 포트폴리오다. 인세라솔루션은 미래 레이저 기반 우주광통신 및 첨단방산체계의 핵심 디바이스인 고성능 고속정밀조절미러(FSM)를 제작하는 업체다. 대전광역시에 연고를 둔다. JB벤처스가 첫 기관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JB벤처스는 인세라솔루션에 3억원 시드투자를 집행했다. 이후 이 회사는 8개월만에 후속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지난 10월 33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라운드를 성료했다. 당시 대교인베스트먼트와 이노폴리스파트너스, L&S벤처캐피탈, 쏠리드엑스가 참여했다.

또 다른 사례로는 '워터베이션'이 있다. 워터베이션은 물필터 방식으로 친환경 공기청정과 유해가스 저감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미국 실리콘밸리 엑셀러레이터인 플러그앤 플레이 본사에서도 직접 초청을 받을 만큼 유망한 기술을 갖춘 스타트업으로 평가된다.

워터베이션은 충청남도 천안시에 위치한 기업이다. 유 대표는 "첫 기관투자자로 참여해 피보팅(사업방향 전환)을 진행하며 함께 호흡한 곳"이라며 "당초 가정용 공기청정기 사업이 메인이었으나 산업용 시장을 타깃하는 것으로 방향전환이 있었다"라고 언급했다.


◇향후 목표: 벤처펀드 적극 결성…지방 산업 인프라 연계

유 대표는 앞으로도 지역 대표 벤처금융으로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포부다. 내년에는 벤처펀드 결성을 바탕으로 운용자산(AUM) 확대에 적극 나선다. 그동안 PI 투자에 집중해왔지만 내년 200억원 규모 벤처펀드 결성을 바탕으로 투자재원을 확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JB벤처스는 내년 각각 50억원, 150억원 규모의 2개 벤처펀드 결성 계획을 수립했다. 지역 유수 대학과 협력해 석박사 교원 창업을 비롯한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50억원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또 지방 소재 유수 기업에 투자하는 150억원 규모 펀드 결성에 나선다.

총 200억원 규모 2개 신규펀드 결성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JB벤처스 AUM은 3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기존에는 자본금(70억원)과 1개의 개인투자조합(30억원)을 바탕으로 투자를 집행했다. 앞서 하우스는 지난해 9월 모태펀드 지역엔젤투자 계정에서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되면서 30억원 규모의 개인투자조합 '제이비벤처스 라이즈 1호 조합'을 결성했다.

주요 투자 전략은 지방 소재 대기업 및 중견·중소기업, 지방 대학,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한 오픈이노베이션(개방적협력)을 추진하는 것이다. 특히 충청도 지역이 강점을 지닌 소재·부품·장비, 딥테크 산업 인프라와 연계해 관련 산업 생태계를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유 대표는 "지방은 여전히 벤처금융 인프라가 부족하지만, 상대적으로 산업 인프라는 특색있게 발달한 측면이 있다"면서 "벤처금융과 산업 인프라를 융합해 지역의 혁신적인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성장을 지원하며 지방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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