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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회장, 에어프레미아 신 경영전략 제시 이유는 '1인 매출 10억' 제시, 현재 2배 수준…경영권 분쟁 앞두고 이례적 목표 제시

김지원 기자공개 2024-12-04 07:39:53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2일 13: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어프레미아 대주주인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이 회사의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했다. '1인당 매출 10억 달성'이란 목표를 통해 지금보다 두 배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겠다는 뜻이다.

에어프레미아 안팎에선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대명소노그룹 등장으로 대주주 지각변동이 예견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경영목표를 제시한 배경에 대한 의구심도 커진다. 임직원들의 동요도 목격된다. 국내 항공시장에서 '1인당 매출목표'를 제시한 항공사는 없다.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 '1인당 매출 10억' 목표 제시

2일 투자업계(IB)에 따르면 김정규 AP홀딩스 대표이자 타이어뱅크 회장은 최대주주로서 에어프레미아의 새 경영목표를 내놓았다. '직원 1인당 10억원 매출'을 목표로 약 65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공시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의 직원수는 작년 말 기준 647명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설립 후 최대 규모의 매출을 냈다. 연결 기준 매출 3570억원을 달성했다. 달리 말하면 김 회장이 제시한 경영목표는 매출 2배 성장이라는 뜻이 된다.

에어프레미아는 2017년에 설립돼 하이브리드 항공사(HSC)를 표방한다. HSC는 대형항공사(FSC)의 프리미엄 서비스, 좌석과 저비용항공사(LCC)의 낮은 운임으로 운행하는 항공사다. 장거리노선 전용 프리미엄 항공사라는 사업모델을 가지고 시장에 진입했다.

현재 에어프레미아의 최대주주는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이다. 에어프레미아의 1대 주주는 AP홀딩스로 지분 46%를 보유하고 있다. AP홀딩스는 김 회장과 문보국 전 레저큐 대표가 지난해 6월 공동으로 설립한 회사다. 김 회장은 에어프레미아 지분 매매 과정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며 실질적 최대주주로 활동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자료에 대해서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해당 내용을 바탕으로 회사차원에서 진행되는 건 전혀 없다"며 "에어프레미아의 사업 계획은 아직 작성 중이라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답했다.

◇매출 성장세 에어프레미아…새 경영목표 실현 가능성은

김 회장이 내세운 경영목표는 통상 항공업계에서 사용되지 않는다. '1인당 10억 매출 달성'은 항공업계에서는 낯선 목표치다. 항공산업은 개인의 성과나 실적이 매출로 이어지는 구조가 아니다. 항공기 대수에 따라 매출규모가 정해지는 인프라 산업이다.


다만 에어프레미아의 성장세를 본다면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다. 에어프레미아는 설립 이후 급속도로 성장해온 회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20년까지 매출이 0원이었으나 2021년 25억원, 2022년 531억원, 2023년 3750억원으로 매출이 급성장했다. 매출성장률은 20배, 6배에 달한다.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되기도 했다. 에어프레미아는 2019년 영업손실 58억원으로 시작해서 2022년 영업손실 471억원을 기록하기까지 꾸준히 영업적자 폭을 키워왔다. 작년에는 영업이익 185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이 5%로 뛰어올랐다.

에어프레미아는 내년까지 항공기 4대를 도입하며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올해 말부터 내년 3분기까지 항공기 '보잉 787-9' 4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한다. 통상 항공업계에서는 대형기 1대를 들여오면 연간 매출이 900~1100억원 사이로 늘어난다고 본다.

또 내년 1월부터는 인천~홍콩행 노선을 신규취항하고, 인천~방콕행 노선을 주 5회에서 주7회, 인천~뉴욕행 노선을 주 5회에서 주6회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같은 변화를 고려하면 매출 2배는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실제 항공기 도입이 확정된 것은 내년 상반기 1대다. 하반기 2대가 예정돼 있지만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내년 초부터 온전히 1년간 신규 항공기를 운항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내년 항공기 도입에 따른 매출 증대 효과를 온전히 누릴 수 없다.

또 신규 항공기 도입에 따른 비용증가도 감안해야 한다. 항공업 특성상 항공기 도입에 따른 유류비, 인건비 등 다양한 비용 증가는 당연한 수순이다. 항공기를 도입해도 노선별 마진율, 운항횟수 등에 따라 매출이 달라질 수 있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결과적으로 에어프레미아 안팎에선 김 회장이 세부적인 항공업 사정을 감안하지 않고 무작정 경영목표를 일방적으로 제시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대주주로서 경영진에 경영목표를 하달하는 등 지배구조 차원에서도 부적절하다는 뒷말이 나오는 이유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자료 속 경영목표와 별개로) 이번 항공기 4대 도입으로 매출이 자연 발생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영권 분쟁 점화…대주주 경영권 강화 노렸나

여러 부담에도 불구하고 김 회장이 에어프레미아 경영에 적극 관여하는 것은 최근 불거진 경영권 분쟁의 영향 때문이란 해석이다. 대명소노그룹이 등장하며 김 회장 측과 최대주주 지위를 놓고 경쟁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JC파트너스의 지분 22% 중 절반을 샀다. 대명소노그룹은 잔여지분 11%에 대해서도 내년 6월에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확보했다. 또 대명소노그룹은 AP홀딩스 지분 46%에 대한 JC파트너스의 드래그얼롱 행사 권한도 넘겨받았다. 최대 주주가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김 회장은 보도자료 등을 통해 자신이 최대주주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던 지분율도 정확히 공개하며 대명소노그룹을 경계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김 회장은 에어프레미아의 새 경영목표를 제시했다. 김 회장은 사훈, 경영목표, 성과 공유와 보상제 등을 담은 자료를 주요 관계자들에게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주주로서 지위를 공공히 하고 경영진들에 대한 압박을 위해 다소 무리한 경영전략을 제시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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