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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미뤄진' 증권사 CEO 간담회…"변동성 확대 우려" 내부통제 점검에서 계엄 이슈로 확대…ETF LP 운용손실 재발방지 대책 강조

이정완 기자공개 2024-12-05 10:25:17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5일 09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어제 아침 임원회의 소집해서 현안 점검했는데 특별한 문제는 없었습니다. 하루 만에 계엄이 종료돼 다행입니다."

금융감독원이 개최한 국내 증권사 대표이사(CEO) 간담회에 앞서 만난 한 CEO의 이야기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4일 오전에 이뤄질 예정이지만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무기한 연기됐다. 증권사 대표도 계엄 사태와 관련해 회사에 닥칠 문제는 없는지 현황 파악에 한창이다.

계엄 후폭풍을 막기 위해 금융감독원의 메시지도 추가됐다. 당초 간담회는 신한투자증권 ETF(상장지수펀드) LP(유동성공급자) 운용 손실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자리였다. 하지만 정치 불안으로 자본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자 철저한 대응 전략 수립을 강조했다.

◇대표이사가 '컨틴전시 플랜' 챙겨라

5일 금융감독원은 국내 36개 증권사 CEO 등과 긴급현안 간담회를 개최했다. 함용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회계 부원장의 첫 번째 메시지는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대비상황 점검이었다.

함 부원장은 "어제 주식·외환시장은 큰 급락 없이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향후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전일 국내 증시의 하락 폭은 걱정만큼은 아니었다. 외국인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선 4000억원 넘게 순매도했지만 국채 선물시장에선 순매수하는 등 예상보다 안정된 흐름이었다. 다만 주요 선진국 증시와 달리 국내 주식시장 기초체력이 약화된 상태라 언제 다시 위기가 발생할 지 모른다는 분석이다. 추가 충격이 가해질 경우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증권사 CEO를 중심으로 유동성, 환율 등 리스크 요인별로 시장상황 급변에 대비한 '종합 컨틴전시 플랜' 마련을 주문했다. 감독당국과 긴밀한 협조 체계를 구축해 변동성 대응 역량을 최적화하라는 의미다.

◇신한증권 대표는 불참

이후 원래 간담회 소집 목적이었던 대규모 금융사고 재발 방지에 대한 메시지가 있었다. 금융감독원이 신한투자증권 ETF LP 운용 손실 배경을 파악해보니 과도한 수익과 리스크 추구 유도가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ETF LP부서가 이미 전부터 유동성 공급 목적의 헷지(Hedge) 거래 외에 투기거래를 지속한 탓에 거액의 손실이 누적돼 왔다고 분석했다. 지난 8월 초에는 KOSPI200 지수가 급락하면서 단기간에 약 13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특히 단순 헷지 업무 부서에 PI부서와 동일한 성과체계를 적용해 과도한 투기거래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평가했다. 관련 임직원은 손실 은폐를 위해 내부관리손익을 조작하고 스와프 계약을 위조해 허위 실적에 따라 거액의 성과급을 수령했다. 부적절한 성과보수 체계가 이같은 사고를 야기했다.

금융감독원은 사업을 관리하는 책임자에 의한 '수직적 내부통제'와 리스크·준법 관리 부서의 '수평적 내부통제'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CEO 책임 하에 감시와 견제가 적절하게 진행되고 있는지 정밀한 점검을 요청했다.

지금까지 증권사 내부통제 조직 역량이 WM(영업점)에 집중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컴플라이언스·감사 담당 직원의 IB부문 경력 비중은 1~2%에 그쳤다. 반면 WM 근무경력은 40%에 가까웠다.

금융감독원은 내년부터 주요 현안과 내부통제 취약요인이 발생하면 점검결과를 'CEO 레터' 형태로 직접 보낼 계획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스태프 레터(Staff Letter)를 통해 시장과 소통하는 걸 벤치마킹한 제도다. 더불어 금융사고나 내부통제 부실회사에 대해 공개적 망신주기(Name&Shame)로 CEO의 직접적인 관심을 높이려 한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참석하지 않았다. 사전 일정으로 인해 정근수 GIB1그룹대표(부사장·사진)이 대신 참석했다. 정 부사장은 행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해 "잘 준비하고 있다"며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김 대표를 대신해 참석한 만큼 많은 이야기를 전하기에는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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