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집단 톺아보기/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의 자본 글로벌 재분배①해외법인으로부터 배당수입 대폭 증가→해외 자회사 지분투자 확대
김현정 기자공개 2024-12-16 07:44:41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0일 11:2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자본 리쇼어링’으로 자금 흐름이 국외에서 국내로, 국내서 국외로 더욱 활발해졌다. 최근 1~2년 사이 모회사가 현지법인으로부터 거둬들이는 배당금이 급증함에 따라 모회사에서 현지법인로의 지분투자도 확대됐다.풍부해진 유동성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지출액도 더 커졌다. 확대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서도 재원 조성을 위한 자회사의 배당확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외→국내 자금유입, 현대차·기아 예년대비 3~4조 추가 유동성
9일 현대차와 기아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두 회사의 수취 배당금은 지난해부터 급증했다. 현대차의 경우 10년가량 적게는 3400억원에서 많게는 1조5400억원 정도였던 배당금이 작년 3조5338억원으로 2.3배로 커졌다. 올 9월 말 기준 4조5000억원가량으로 더욱 커졌다. 기아도 마찬가지다. 8년가량을 1200~3300억원 사이에 머물렀던 배당금이 작년 3조7482억원으로 30배나 증가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배당금 수취액 급증은 이른바 자본 리쇼어링(본국 회귀)과 무관치 않다. 자본 리쇼어링이란 해외 자회사에 쌓인 이익잉여금을 배당금 형태로 국내 본사로 옮기는 걸 말한다. 정부의 세법 개정으로 해외법인으로부터의 배당수입에 대한 세금 부담이 줄자 이를 조달전략으로 적극 활용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구체적인 배당금 출처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우량 해외 자회사들이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와 기아가 별도기준으로 배당으로만 4조~5조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한 적은 과거에 단 한 번도 없었다. 예년대비 각각 3조~4조원가량 더 많은 자금이 각각 현대차와 기아 본사에 흘러들어옴으로써 풍부한 유동성이 확보됐다.
◇해외자회사 투자로 재분배…확대된 주주환원정책, 리쇼어링 유지 '시사'
이렇게 국내로 유입된 현대차와 기아의 자본은 다시 국외로 재분배되는 흐름을 보였다.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1~2년 사이 해외 자회사에 대한 지분투자를 늘렸다. 현대차 및 기아의 ‘종속기업 및 관계기업 투자자산’ 유출액이 크게 증가했다. 현대차의 작년 지분투자 유출액은 2조6000억원 가량이다. 2022년 2조원정도에서 32% 증가했다. 올해 역시 3분기까지 2조4000억원 넘게 지분투자를 하면서 해당 기조를 이어갔다. 기아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올 3분기까지 종속기업 및 관계기업 투자로 1조1300억원을 지출했으며 증가 추세에 있다.
현대차가 올 3분기까지 출자한 곳은 △브라질법인(HMB) △제네시스모터유럽(GME) △현대캐피탈캐나다(HCCA) △HMG글로벌 △슈퍼널 △HMMEA △HMMME △HMGS 등이다. 기아의 경우 △HMGS △보스반도체 등이다. 미래차 경쟁력 강화와 관련된 해외 자회사들이 많다.
자본 리쇼어링으로 확보한 실탄으로 설비투자도 늘린 모양새다. 현대차 및 기아의 연결 재무제표상의 자본적지출(CAPEX)에는 각각 본사의 해외 자회사 지분투자가 포함된다. 연결 기준으로 현대차 자본적 지출은 기존 4000~5000억원대서 8800억원가량으로 뛰었다. 기아 역시 2000억원가량의 자본적지출이 발생했던 데서 지난해 3100억원, 올 3분기말까지 2900억원의 CAPEX가 지출됐다.
해외자회사로부터 거둬들인 배당수익을 기반으로 주주환원도 확대하는 모양새다. 현대차의 경우 2022년 배당금 지급액이 1조3000억원에서 작년 2조3600억원으로 82% 증가했다. 올 3분기 말 누적기준으로는 3조2600억원이 배당금 지급으로 유출됐다.
기아도 이달 주주환원 정책 확대를 공표했다. 2025∼2027년 총주주환원율(TSR) 35%를 목표 라인으로 설정하고 배당성향을 25% 이상으로 고정시켰다. 나머지 금액은 자사주 매입 등으로 채울 전망이다. 예년대비 주주환원 지출액이 상당히 증가하는 셈이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 벌써 2023년 회계연도에 대한 올 초 배당금 지급액과 자사주 매입액 합계액이 2조7000억원에 이르렀다. 2021년(4400억원)과 2022년(1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상당한 증가폭을 보였다. 앞으로도 해당 주주환원 정책에 부응하려면 배당재원 조성을 위한 자회사의 배당확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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