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매물 분석]라이프시맨틱스, 3개월 기다린 FI 엑시트 '초읽기'합병 소식에 주가 상승, 조합 해산으로 현물 분배
양귀남 기자공개 2024-12-23 08:40:11
[편집자주]
코스닥 상장사는 인수합병(M&A) 시장에 수시로 등장한다. 사업 시너지 창출을 위해 원매자를 자처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경영악화로 인해 매각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다. 상황에 따라 연간 수차례 손바뀜이 일어나는 곳도 더러 있다. M&A를 통해 한단계 올라서거나 아예 회생불가능한 상황에 처하는 등 사례는 각양각색이다. 더벨이 매물로 출회된 코스닥 상장사의 기회 요인과 리스크를 함께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6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이프시맨틱스의 재무적투자자(FI)가 3개월 만에 엑시트 채비에 나섰다. 럭키W신기술투자조합 1호가 조합을 해산하면서 조합원들의 매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구주 양수 이후 지지부진한 주가에 매각을 원활하게 진행하지 못했지만 합병 소식에 주가가 상승하며 차익 실현이 가능한 구조가 형성됐다.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라이프시맨틱스는 스피어코리아와의 합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존속회사는 라이프시맨틱스이고 소멸회사는 스피어코리아다. 소멸회사인 스피어코리아의 총주주 동의를 얻어 간이합병 형태로 진행한다.
스피어코리아는 글로벌 민간 우주항공사의 1차 벤더로 우주발사체 특수합금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라이프시맨틱스는 스피어코리아 합병을 통해 우주항공 관련 사업을 본격화 할 계획이다.
합병 소식에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합병 소식 발표 다음날에는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3500원대를 기록하던 주가가 며칠 사이 5300원대까지 상승했다.
주가가 상승하면서 FI가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구조가 짜여졌다. 주요 FI인 럭키W신기술투자조합1호와 지오에너지링크는 지난 9월 라이프시맨틱스 구주를 양수했다.
최근 공시 기준 럭키W신기술투자조합1호의 최대주주는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다.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는 올해 초 코스닥 상장사 엑스페릭스가 인수한 지식재산 전문 기업이다. 지오에너지링크는 정순교 씨가 최대주주이자 대표로 있는 법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잠식 상태로, 명확한 사업 흔적도 찾을 수 없어 사실상 지분 인수를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에 가깝다.
스피어코리아가 유상증자 납입을 통해 라이프시맨틱스 최대주주에 오르고 FI가 기존 최대주주인 송승재 씨의 구주를 양수하는 형태의 딜을 진행했다. 럭키W신기술투자조합 1호와 지오에너지링크는 주당 3530원에 각각 158만6591주, 157만5259주를 인수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주가만 상승한다면 FI가 즉시 차익 실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라이프시맨틱스의 주가가 지지부진하면서 FI가 선뜻 엑시트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우주항공 신사업 추진을 예고했지만 시장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 9월 이후 라이프시맨틱스 주가는 2500원대와 4300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FI 입장에서는 매도 타이밍을 잡기 쉽지 않은 주가 흐름이었다.
최근 주가 상승에 따라 FI도 부지런하게 움직였다. 특히 럭키W신기술투자조합1호는 지난 13일 조합을 해산했다. 조합을 해산하면서 조합원들에게 라이프시맨틱스의 주식을 현물 출자했다. 조합원들은 구주를 언제든지 매각할 수 있는 상황이다.
FI 엑시트에 따른 주가 하방 압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럭키W신기술투자조합1호가 보유했던 구주는 라이프시맨틱스의 총 주식 수 대비 7.7% 정도의 물량이다.
나머지 주요 FI의 보유 물량 역시 많지 않다. 지오에너지링크는 지난 9월 구주 양수 직후 94만여주를 장외에 매각했다. 이후 공시 의무가 없어 추적은 힘들지만, 최근까지 매각 후 남은 물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총 주식 수 대비 3% 수준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우주 항공 사업 추진을 명확히 하기 위해 합병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합병 이후 사업 구체화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이후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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