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로셀 첫 '국산 CAR-T' 도전]예상보다 늦어진 품목허가, 빠른 상업화 위한 전략적 지연이달 마지막주 품목허가 제출, 급여 신청은 1월…NDA 늦어졌지만 출시 최단 트랙
김성아 기자공개 2024-12-20 08:16:46
[편집자주]
한 번 투여로 대량의 암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어 ‘기적의 항암제’로 불리는 CAR-T. 환자 본인의 면역세포를 원료로 쓰며 1년여까지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효능으로 각광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노바티스의 '킴리아'(Kymriah)'가 있지만 1회 5억원에 육박하는 고가약으로 전세계서 7400억원 규모로 팔리는 준 블록버스터로 성장했다. 이 시장에 한국의 작은 바이오텍 큐로셀이 도전장을 냈고 국내 첫 CAR-T 치료제 상업화에 임박했다. 면역관문억제제 역할에 현지 제조 공급이라는 강점을 내세운다. 한국의 첫 CAR-T 치료제, 큐로셀의 첫 성과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9일 08: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큐로셀은 지난해 기업공개(IPO) 당시 ‘안발셀(제품명 림카토주)’의 품목허가(NDA) 신청 시점을 올해 9월, 제품 출시 시점을 2025년 7월로 목표했다. 하지만 2024년을 얼마 남겨 두지 않은 이 시점까지 림카토주의 NDA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하지만 큐로셀은 연내 NDA 신청이라는 시장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입장이다. 이미 NDA 신청을 위한 준비는 마친 상태지만 최종 목표인 ‘상업화’까지 가장 최선의 트랙을 타기 위해 전략적인 지연을 선택했다는 것. 큐로셀은 보건당국의 특혜 제도를 십분 활용해 내년 하반기 출시까지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12월 마지막주 NDA 신청 예상, 복지부 병행 시범사업으로 급여·평가 속도
큐로셀은 현재 림카토주의 NDA 신청을 위한 제출 서류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NDA를 위한 필요 자료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크게 의약품의 안전성·유효성에 관한 자료와 GMP 등 의약품 품질과 관련된 연구개발 및 제조공정(CMC) 관련 자료가 있다.
안전성·유효성에 관한 자료는 10월경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한 상태다. 8월 식약처의 ‘첨단바이오의약품 신속처리제도’ 대상으로 지정되면서 맞춤형 심사를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식약처의 실질적인 품목허가 심사는 이미 개시된 셈이다.
하지만 공식적인 NDA 신청은 미뤘다. 상업화까지 가장 빠르게 갈 수 있는 트랙을 준비하면서다. 바로 보건복지부의 ‘허가신청-급여평가-약가협상 병행 시범사업’이다.
복지부는 지난해부터 고가의 중증 질환 치료제에 대한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해당 제도를 마련했다. 해당 제도에 선정되면 1년 반 이상 걸리던 출시 절차를 영업일 기준 7~8개월 수준까지 당길 수 있다.
이는 8월 지정된 신속처리제도보다도 더 빠르게 제품 출시가 가능한 트랙이다. 각각 150일과 60일 정도 소요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급여 평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약가협상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범사업 선정 발표가 예년보다 반년가량 늦은 12월 10일에 이뤄지면서 큐로셀의 NDA 신청도 덩달아 지연됐다. 큐로셀 관계자는 “선정이 내년으로 넘어가거나 안 될 경우를 대비해서 신속처리제도를 통해 안전성·유효성 자료에 대해 먼저 심사를 받고자 했다”며 “해당 결과를 가지고 우선적으로 급여 평가를 신청할 작업도 동시에 진행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시범사업에 선정되면서 큐로셀은 가장 최선의 트랙을 통해 림카토주 출시 절차를 밟게 됐다. 큐로셀은 자료 준비가 마무리되는 대로 늦어도 12월 마지막 주에는 NDA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심평원 급여 평가 신청도 현재 컨설팅을 진행 중이며 이르면 1월 중 절차에 돌입한다.
큐로셀 관계자는 “CAR-T 치료제가 워낙 고가인 만큼 허가도 허가지만 원활한 공급을 위한 급여 등재와 약가 협상이 가장 중요하다”며 “NDA 신청은 예정보다 늦어졌지만 시범사업을 통해 해당 절차에 속도를 내면서 빠르게 시장에 림카토주를 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림카토주 출시 시점 이르면 9월, 2026년부터 본격 수익 구간 진입
병행 시범사업 대상 약제가 보완 등 특이사항 없이 이상적으로 모든 절차를 진행한다면 선정부터 출시까지 대략 7~8개월이 소요된다. 큐로셀은 큰 보완사항이 없는 이상 이르면 9월 늦어도 2025년 연내에는 림카토주 출시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제조·생산을 위한 GMP 시설도 확보한 상태로 품목허가만 진행되면 곧바로 상업 생산이 가능하다. 판매를 위한 마케팅 조직도 빠르게 구축 중이다. 큐로셀은 최근 노바티스 출신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 이승원 상무를 영입하기도 했다.
큐로셀 관계자는 “CAR-T의 경우 일반 전문의약품과 달리 병원에서도 투약을 위해 전문인력을 확보해야 하는 등 전문 지식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최소한 혈액암 분야에서 제품 영업 경험을 가지고 있는지 등 전문성을 중심으로 내외부에서 인재를 확보 중”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실적은 출시 2년차로 예상되는 2026년부터다. 큐로셀이 IPO 당시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2026년 예상 시장점유율은 47.9%, 예상 매출액은 1141억원이다. 연간 영업이익은 500억원 수준으로 상장 이후 처음으로 수익구간에 진입한다.
약가는 국내 유일 출시 CAR-T 치료제인 킴리아의 약가 3억6000만원을 적용했다. 큐로셀은 실제 급여 평가나 약가 협상에서도 비교 약제인 유사한 가격을 주장할 방침이다.
김건수 큐로셀 대표는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연간 3000명 이상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는 거대 B세포 림프종(LBCL) 환자의 약 30%가 1, 2차 표준치료 후 CAR-T 치료 대상이 될 수 있고 고령화 등으로 연평균 5% 수준의 증가율을 보여 타깃 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며 “림카토주는 개선된 약효와 낮은 부작용, 국내 GMP 공장 확보에 따른 빠른 공급으로 국내시장에서만큼은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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