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2월 23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하나금융지주가 이른바 '70세룰'을 개정했다. 기존엔 회장이 70세가 되면 돌아오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퇴임하도록 했으나 앞으론 임기 이후 정기 주총까지 재직할 수 있게 됐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2026년 11월 만 70세가 된다. 기존대로라면 연임에 성공해도 임기 3년을 보장받을 수 없지만 룰 개정으로 3년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하나금융을 지켜보며 자연스럽게 3월 포스코그룹 회장에 오른 장인화 회장이 떠올랐다. 당시 장 회장은 유력 후보 중 가장 나이가 많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목됐으나 우려를 뚫고 회장으로 선임됐다. 장 회장은 1955년생으로 함 회장보다도 1살이 많다. 취임 1년도 되지 않은 만큼 아직 평가하긴 이르지만 안팎으로 어려운 시기 '장 회장이니 이 정도'라는 말이 나올 정도면 그룹의 중심을 잘 잡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하나금융을 비롯한 금융지주와 포스코는 소유분산 기업이다. 지분이 분산돼 있어 지배주주가 없다. 주인이 없는 만큼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최적의 인물을 회장으로 선임하기 위한 제도와 절차는 나날이 진화를 거듭해왔다. 그 결과물 중 하나가 70세룰인데 사실 이해하기 힘든 구석이 많다.
애초에 70세가 넘은 사람이 회장직에 도전하지 못하도록 막는 건 이해한다 치더라도 임기 도중 70세가 됐다고 중도에 하차하라는 건 무엇으로 보든 합리적이지 못하다. 하루아침에 판단력이 흐려질 리가. 김정태 전 하나금융 회장의 마지막 임기는 이런 이유로 1년이었다. 고작 1년 동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같은 맥락으로 1년의 임기를 부여할 때 뭘 하라는 거였을지 역시 궁금해진다.
세대교체가 최고의 미덕으로 여겨지고 너나 할 것 없이 젊은 리더십을 자랑하는 상황도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흔히 '무언가를 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고들 말하지만 가끔은 '무언가를 하기에 늦은 나이가 좋은 나이'일 수 있다.
오히려 큰일을 하기에 적합한 시기는 체력과 열정이 넘치고 하나하나 뜨겁게 반응하는 젊은 시절이 아니라 지혜와 연륜이 쌓이고 하나하나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을 때일 수도 있다. 역사적으로 노장의 관록이 젊음의 패기를 이긴 사례는 적잖게 찾아볼 수 있다.
룰 개정과 연임은 별도로 봐야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함 회장의 연임 여부는 그가 지난 3년 보여준 성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더불어 앞으로 3년간 보여줄 비전으로 결정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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