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아워홈' 인수, 단체급식업계 지각변동 '촉각' 계열 및 친족기업 거래 비중 높아, 최대주주 변경에 따른 연쇄 계약변경 가능성 제기
윤종학 기자공개 2024-12-24 09:27:59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0일 15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국내 2위 단체급식 업체인 아워홈 인수를 검토하며 향후 급식업계에 미칠 여파가 주목된다. 국내 단체급식 시장은 계열사 및 친족기업과의 거래가 많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급식업체의 최대주주가 변경되면 기존 거래 계열사와의 신규 계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랜 기간 시장점유율에 큰 변동이 없던 단체급식 시장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2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한화 측은 이번 딜에서 아워홈 가치를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매입 지분 물량은 100%다.
한화그룹이 아워홈 인수를 끝까지 완주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측은 "다양한 부문의 사업을 검토중이기는 하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내부적으로 아워홈 실사는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그룹이 아워홈 인수를 검토하며 업계에서는 그동안 고착돼 온 시장의 지각변동 여부에 시선이 몰린다. 앞선 업계 관행에 비춰보면 한화그룹이 아워홈을 인수하면 단체급식 계약처 중 계열사에 속하는 부분들의 손바뀜이 일어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단체급식 시장은 2023년 기준 6조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단체급식 시장은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 등 상위 5개 업체가 시장의 80%를 점유하는 과점 시장으로 꼽힌다. 이는 계열사나 친족기업 계열사의 단체급식 수의계약을 통해 업계가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들이 꾸준히 제기되자 2021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는 8개 대기업집단(삼성, 현대자동차, LG, 현대중공업, 신세계, CJ, LS, 현대백화점)의 구내식당 일감을 전격 개방하도록 유도했다.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던 단체급식을 순차적으로 경쟁입찰로 전환해 독립기업에게 사업 기회를 열어두기 위함이다.
업계에서는 해당 조치 이후 경쟁입찰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도 실제 업체 변경으로 이어지는 것은 별개의 사안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입찰은 참여할 수 있지만 결국 기존 계열업체 대신 신규 계약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 조치 이후 경쟁입찰 공고가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뚜렷하게 시장점유율에 변화가 있지는 않다"며 "특히 단체급식 특성상 초기 시설설치 비용과 공사 기간 등이 허들로 작용해 기존 업체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단체급식업계가 계열사 매출 비중을 높게 유지하고 있는 상황을 뒤집어보면 계열사 이탈 등을 통해 관련 매출이 빠져나갈 가능성도 충분하다. 한화그룹의 아워홈 인수 검토를 놓고 대규모 지각변동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아워홈은 대기업집단 계열사는 아니지만 LG그룹 고 구인회 회장의 3남(구자학)이 별도 설립한 회사로서 친족관계인 LG그룹 및 LS그룹(LG에서 계열 분리)과 오랜 기간 수의계약을 통해 거래해왔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2250억원을 LG그룹 및 LS그룹 계열사와 수의계약을 맺었다. 이는 당시 매출 7658억원의 29.3%에 해당하는 수치다.
아워홈이 한화그룹 소속이 된다고 해서 당장 범LG가 계열사와의 계약이 종료되진 않겠지만 향후 신규 계약과정은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수 있는 셈이다. 반대로 아워홈이 한화그룹 품에 들어가게 되면 한화그룹 계열사의 단체급식을 수주할 공산이 크다. 한화그룹은 우주항공, 방산, 에너지, 소재 등 단체급식을 수주하기 용이한 사업장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연쇄적으로 단체급식업체 '푸디스트'의 신규 계약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푸디스트는 지난 1995년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식자재유통 및 급식사업부로 시작돼 2020년 VIG파트너스에 1000억원에 매각됐다. 당시 한화그룹 계열사의 구내식당 운영을 4년 동안 보장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6월 VIG파트너스가 사조그룹에 푸디스트를 매각한 만큼 푸디스트와 한화그룹과의 연결점은 모두 사라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아워홈 인수를 마무리까지 추진한다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일단 아워홈이 한화그룹 급식사업장과 계약이 늘 가능성이 있고 동시에 범LG가와 연결고리가 없어지면서 해당 급식사업장의 이탈도 발생할 수 있어 업계의 계약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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