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테크 포커스]배터리솔루션즈, 배터리 재활용 '해외 선제 투자'미국·유럽 현지 전처리 생산 시설 구축 검토
김혜란 기자공개 2025-01-15 14:42:37
[편집자주]
4차산업 시대 기업의 생존은 '기술'에 달렸다. 기술이 곧 안보가 된 시대다. 국내 첨단기술 분야 기업이 얼마나 기술을 선도하느냐,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느냐는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국내 첨단산업 생태계를 지탱하는 중소중견기업이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로 미래를 준비해야 국가 산업이 강해질 수 있다. 더벨이 첨단산업을 떠받치는 딥테크 기업의 행보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3일 14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차전지 배터리는 '생산'에서 끝이 아니다. 수명이 다한 배터리를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없으면 이차전지 산업이 제대로 굴러갈 수 없다. 폐배터리를 재활용해야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국내 배터리 공급망 안정화도 도모할 수 있다. 배터리 재활용이란 폐배터리에서 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 희소 금속을 추출해내는 것을 의미한다.코스닥 상장사 케이피에스(KPS)가 재활용 전문기업 배터리솔루션즈에 투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때 파산위기까지 갔던 배터리솔루션즈는 케이피에스를 새 대주주로 맞으면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최근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전처리 파일럿(시험생산) 라인을 구축했고 미국이나 유럽 현지에 전처리 공장을 구축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국내 최초 LFP 폐배터리 재활용 시설 구축
13일 김민홍 배터리솔루션즈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미국이나 유럽 쪽에 폐배터리 전처리 공장 지으려고 알아보고 있다"며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 등을 보고 시기를 고려해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나 유럽 현지에 전처리 공장을 두고 배터리 회수에서 전처리까지 끝낸 뒤 가루 형태로 배로 실어와 국내에선 후처리 공정만 담당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다. 폭발 위험성이 있는 전기차 배터리를 해외에서 국내로 장시간 운송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폐배터리 전처리 공정이란 쉽게 말해 '파쇄'를 의미한다. 폐배터리를 자동화 설비에 넣어 구리와 알루미늄 등 금속을 구분한 뒤 니켈과 코발트, 망간만 추출해 갈아 검은색 가루(블랙 파우더)로 만드는 공정이다. 이후 산에 녹여 니켈과 코발트, 망간을 각각 추출해내는 게 후처리 공정이다.
앞서 배터리솔루션즈는 최근 경상북도 영천시 금호읍 영천공장 내에 리튬인산철(LFP)와 니켈·코발트·망간(NCM) 폐배터리를 재활용할 수 있는 전처리 시설을 완공했다. 특히 국내에 LFP 폐배터리 재활용 전처리 시설이 구축된 건 처음이라고 한다.
중국 배터리 재활용 장비제조사 서니그룹(Suny Group)으로부터 매입한 자동화 설비로 구축됐으며 블랙파우더를 연간 최대 7000톤(t)까지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이 거점을 중심으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전처리 공정을 양산 가능 수준까지 고도화시키고 후처리까지 일괄 생산체제를 공동연구하고 있다.
국내에서 전처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며 사업을 궤도에 올리는 동시에 해외로의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는 셈이다.

◇이차전지 밸류체인 생태계 구축 기여
배터리솔루션즈는 케이피에스가 이차전지 사업 진출을 위해 2023년 인수한 회사다. 한때 법정관리까지 밟아 연합자산관리(유암코)에 인수됐다가 상장사 케이피에스가 인수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기차가 보급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명이 10년 정도인 전기차 배터리가 시장에 쏟아져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지만, 안정적인 캐시카우가 본업으로 뒷받침되고 있고 모회사인 케이피에스가 상장사란 점도 긍정적이다.
배터리솔루션즈는 자동차 납축전지(시동을 걸거나 전장 부품에 전원을 공급할 때 쓰이는 배터리) 재활용업으로 연간 약 100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회사는 내년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재원을 확보, 경북 포항에 전기차 배터리 후처리 공장 건설에 나선다는 청사진도 그렸다.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개발은 국가의 이차전지 생태계 강화 측며에서도 중요한 일이다.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이 국내에 진출하기 위해선 재활용 업체 등의 밸류체인을 먼저 구축한다. 실제로 최근 중국 전기차 업체 BYD(비야디)는 배터리솔루션즈를 협력업체로 등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 대표는 "매장량이 한정된 리튬 등 희소금속은 결국 100% 재활용 할 수밖에 없고 관련 기술이 준비된 기업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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