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손잡은 KB국민은행, '고객 확보' 그 이상 노린다 2위 사업자와 제휴…다양한 사업 기회 열릴 가상자산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
조은아 기자공개 2025-01-15 11:29:04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4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이 빗썸의 새 파트너로 선정됐다. 지난 2018년부터 입출금계정(실명계좌) 제휴를 맺어왔던 NH농협은행을 떠나 새로운 둥지를 찾았다. 제휴은행 교체로 빗썸은 물론 국민은행도 수혜를 입는 '윈윈(win-win)'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특히 가상자산 관련 규제가 점차 완화되면서 시장이 한층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국내 2위 가상자산거래소와 손잡은 국민은행의 기대감 역시 큰 것으로 전해진다.
◇빗썸, 6년 만에 농협은행과 결별
빗썸이 제휴은행을 농협은행에서 국민은행으로 변경한다. 국민은행은 3월 24일부터 빗썸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서비스'를 시작한다.
지난 10일 빗썸이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제출한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서비스 제휴은행 변경 신고에 대한 수리가 완료됐다. 따라서 3월 24일부터 빗썸을 이용하는 고객은 국민은행 계좌를 통해서만 가상자산 거래가 가능하게 됐다.
국민은행은 임베디드금융을 통해 빗썸의 안전한 가상자산 거래를 지원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과 자금세탁방지시스템을 구축했고, 대표 플랫폼인 KB스타뱅킹을 활용해 고객들에게 편리한 모바일 금융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빗썸은 업비트에 이은 국내 2위 사업자다. 적극적인 고객 확대가 필요한 상황에서 농협은행보다 고객 접근성과 앱 편의성이 높은 국민은행과 손을 잡았다. 기존 농협은행은 입출금 계좌를 개설하기가 불편하고, 고객 연령층이 높다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해왔다.
국민은행이 빗썸과 손을 잡으면서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가상자산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민은행, 단순 고객 확보 넘어 새로운 사업 기회 모색
이번 파트너십은 윈윈이라는 평가다. 빗썸은 업비트가 케이뱅크와 제휴하면서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렸듯 이번 제휴은행 변경을 통해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제휴은행의 고객 접근성과 앱 편의성은 거래소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업비트는 2020년 IBK기업은행과의 계약이 만료된 후 케이뱅크와 손을 잡았다. 비대면 계좌 발급이 시중은행보다 간편한 케이뱅크와 제휴하면서 업비트 회원 수가 크게 늘어났다. 농협은행과 제휴를 맺었던 코인원도 지난 2022년 말 카카오뱅크로 제휴은행을 변경한 바 있다.
국민은행 역시 가상자산에 관심이 많은 젊은층을 새롭게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수는 1559만명(중복 인원 합산)이다. 10월 말보다 61만명이나 증가했다. 최근 들어 50~60대 시니어 투자자 유입이 늘어나는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30대의 비중이 가장 높다.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가 단계적·점진적으로 허용되는 점도 호재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 주요 업무 추진계획'에 따르면 금융위 산하 가상자산위원회는 법인의 가상자산거래소 실명계좌 발급을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법인이 시장에 들어오지 않아 오히려 가상자산의 가격 변동이 심하고 시장이 불안정하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결과다.
해외의 경우 거래량의 80% 이상이 기관 고객에서 나오는 만큼 법인에게도 시장이 개방되면 국민은행 역시 수혜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법인고객 확보는 물론 기존 법인고객 유지에도 한층 유리해질 수 있다.
특히 가상자산 시장의 각종 '그림자 규제'가 사라지고 법령이 명확해짐에 따라 다양한 사업 가능성 역시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는 단 5개에 그친다. 기존엔 4대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만 코빗과 제휴를 맺고 있었다. 코빗은 4위, 빗썸은 2위 사업자다. 국민은행이 여러 사업 기회에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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