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망연계' 한싹, 신사업 기대에 연초 반등세[특징주]망분리 완화 대응 주력, AI·클라우드 강화
이종현 기자공개 2025-01-16 12:50:23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6일 13:2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ock Price & Trading Trends한싹의 주가가 연초부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연말까지만 하더라도 상장 후 최저점인 3000원대까지 하락했지만 새해 들어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개장 직후 급등세를 탄 한싹은 장중 19.6%의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일부 상승분을 반납했다. 16일 오전 11시 25분 기준 전거래일 대비 10.61% 오른 5630원에 거래되고 있다. 거래량은 656만255주다.
한싹의 주가는 지난해 9월부터 우하향 곡선을 그려왔다. 7000원대였던 주가는 12월 3000원대로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12월 9일에는 상장 이래 최저점인 3290원까지 빠졌다.
지지부진하던 주가 흐름이 개선된 것은 새해가 되면서부터다. 지난 6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단번에 5000원대로 회복했다. 이후 등락을 반복했지만 5000원대를 유지하는 중이다. 4개월 만의 반등이다.
주가가 상승하면서 거래량도 급격하게 늘었다. 지난해 12월 일평균거래량은 9만1200주였으나 올해 1월 15일까지 10거래일의 일평균거래량은 181만6413주를 기록했다.
주가 상승을 견인한 것은 개인 투자자로 보인다. 반등이 본격화된 1월 들어 개인 투자자는 38만5866주를 순매수했다. 개인이 사들인 매물 대부분은 외국인 투자자가 쏟아낸 물량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39만4393주를 순매도했다. 외국인 보유율은 4%대에서 0.4%대까지 줄었다. 저점에서 물량을 확보한 뒤 수익을 실현하는 모양새다. 같은 기간 기관 투자자는 71주를 순매도하는 데 그쳤다.
◇Public Announcement
한싹은 1992년 설립된 기업이다. 설립 초기 통신사 과금(빌링) 시스템을 개발해 판매하는 것을 주요 먹거리로 삼다가 2000년대 들어 보안 사업에 뛰어들었다. 분리된 망(Network)끼리 서로 안전하게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도록 돕는 망연계 솔루션을 개발·판매하고 있다. 2023년 10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2010년을 전후로 도입된 물리적 망분리 의무 도입 제도가 성장을 이끌었다. 크고 작은 보안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공공·금융기관은 인터넷망과 내부망을 분리하게 됐다. 분리된 망끼리는 자료 전송이 불가능한데, 이때 보안을 유지하면서 자료 전송도 가능토록 하는 것이 망연계 솔루션이다. 공공·금융기관의 전산시스템이 커질수록 망분리·망연계 수요도 늘어나는 구조다.
망연계 시장 확대로 한싹은 순조롭게 몸집을 불려 왔다. 2020년 155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23년 240억원까지 늘었다. 지난 3년간 연평균 16%의 성장률을 보였다. 지난해도 3분기 누적 13.3% 성장했다.
주목할 만한 변화로는 망분리 정책 개선이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공공·금융기관 대상 망분리 정책을 손보기 시작한다. 의무적으로 물리적 망분리를 도입하는 기존 제도에서 논리적 망분리 등 다른 보안 기술 도입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바뀌게 된다.
망연계 솔루션을 핵심 캐시카우로 삼아온 한싹에게 망분리 정책 개선은 달갑지만은 않은 소식이다. 논리적 망분리를 비롯한 신사업으로 성장 동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집중하고 있는 것인 인공지능(AI)이다. 지난해 기존 AI 연구소를 AI융합연구센터로 격상하고 연구개발(R&D)의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싹의 R&D 비용은 2021년 22억원에서 2022년 36억원, 2023년 40억원으로 늘었다. 기존 제품을 비롯해 신규 제품 전반에 AI를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Peer Group
한싹은 포털 사이트 증권 섹션에서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 분류돼 있다. 안랩, 지니언스, 엑스게이트, 모니터랩, 샌즈랩 등 대부분의 보안 기업도 SW 업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날 주요 보안 기업 중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은 휴네시온이다. 엑스게이트 7.65%, 모니터랩 6.15%, 샌즈랩 4.37%, 안랩 3.44% 등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상장사 중 한싹과 사업 영역에서 겹치는 기업은 휴네시온이다. 두 기업이 국내 망연계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이날 휴네시온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46% 상승한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Shareholder Status
한싹의 최대주주는 이주도 대표다. 전체 지분의 34.33%를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의 배우자인 백승남 씨가 9.14%를 보유한 2대주주다. 지난해 9월말 기준 한싹우리사주조합이 6.72%로 3대주주에 올라 있었으나 일부 조합원의 인출이 이뤄지면서 지분율은 소폭 하락했을 것으로 보인다.
R&D를 담당하는 배성기 부사장(5.14%), 최고운영책임자인 김영산 부사장(1.84%), 개발팀장 박준형 이사(0.29%) 등 이 대표의 특수관계자가 전체 지분의 51.97%를 보유하고 있다. 한싹우리사주조합의 지분까지 포함하면 전체의 약 58%가량이 우호 지분이다. 소액주주 지분율은 36.98%다.
◇IR Comment
더벨은 한싹의 IR 담당자인 김진영 상무에게 이날 주가 상승을 문의했다. 김 상무는 "내부적으로 별다른 이슈가 없다"고 말했다. 양자컴퓨터 이슈로 일부 보안 기업들의 주가가 오르면서 함께 주목받은 듯하다는 설명이다.
김 상무는 올해도 신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국가보안기술연구소의 기술을 이전받아 출시한 국방망 보안통제시스템 '시큐어게이트 CDS' 등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올해는 일방항 망연계, 보안소켓계층(SSL) 가시화, 유해차단 솔루션, 양자내성암호화 솔루션 등을 적용한 신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서 "지난해 출시한 AI 답변 생성 솔루션 '블루러닝' 등 AI를 접목한 상품 라인업을 확장할 것"이라며 "AI와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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