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엔씨켐 줌인]폴리머 확장성 활용, 기업가치 제고 박차③HBM 시장 진출, 해외 직수출 '외형 성장'
김혜란 기자공개 2025-02-07 08:07:00
[편집자주]
국내 반도체 생태계에서 '소재'는 유독 취약한 분야로 꼽힌다. 일본이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를 실시한 2019년 당시 국산화 중요성이 잠시 부각되긴 했지만 꾸준하게 공을 들이는 곳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삼양엔씨켐은 2011년부터 반도체용 감광액(포토레지스트, PR) 원료 개발에 집중해 국산화에 성공했다. 올해 코스닥 상장을 기점으로 혁신소재 개발 포부까지 내세웠다. 더벨이 첨단소재 국산화 선단에 있는 삼양엔씨켐의 비전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4일 16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기업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가능성은 이후 지속가능한 성장 비전이 있느냐를 통해 가늠할 수 있다. 지난 3일 코스닥에 안착한 삼양엔씨켐은 세 가지 성장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그동안 불화크립톤(KrF) 감광액(포토레지스트)용 소재 사업 위주였다면 단가가 높은 불화아르곤(ArF)과 극자외선(EUV) 원료 비중을 높이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신시장에 진출해 매출처 다변화를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KrF 넘어 ArF·EUV 포트폴리오 다각화
삼양엔씨켐은 KrF 포토레지스트 폴리머 매출 비중이 높지만 ArF와 EUV 포토레지스트용 소재도 양산하며 다각화를 이뤘다. 포토레지스트는 사용하는 노광 장비 광원의 파장에 따라 KrF(248㎚), ArF(193㎚), EUV(13.5㎚)용으로 구분되는데, 파장이 짧을수록 미세 공정에 유리하다.
특히 EUV용 포토레지스트는 일본 도쿄오카공업(TOK), 신에츠화학, JSR이 세계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포토레지스트 기업 동진쎄미켐과 삼양엔씨켐이 각각 EVU용 포토레지스트와 재료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아직은 납품 물량이 미미해 앞으로 지속적인 개발과 수율 개선을 이뤄나가야 겠지만 국산화 최후의 난제로 꼽혔던 EUV용 포토레지스트를 국내 기업들이 협업해 이뤄냈다는 점은 국내 반도체 역사에서 큰 의미가 있다.
EUV용 폴리머와 PAG의 경우 초고순도를 구현해야 해서 KrF나 ArF에 비해 기술적 난도가 높다. 그만큼 단가도 비싸다. 대량생산해야 하는 만큼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는 게 기술력이다.
고성능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미세 패턴을 그리는 ArF·EUV 시장 규모가 KrF 보다 더 크다. 삼양엔씨켐에 따르면 올해 KrF포토레지스트 시장은 4500억원 규모인 반면, ArF와 EUV포토레지스트는 각각 6000억원, 1500억원 수준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HBM 범프 폴리머 사업화, 2030년 매출 3000억 도전
신시장 진입도 앞뒀다. 인공지능(AI) 시대,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범프 포토레지스트 폴리머 시제품을 출시했으며 상반기 중 사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HBM은 실리콘관통전극(TSV) 패키징을 통해 범프(솔더볼)로 D램과 D램을 연결하는 공법으로 만드는데, 이때 범프용 포토레지스트 폴리머를 도포한 뒤 노광과 식각공정을 통해 솔더볼을 형성한다. 기존 폴리머 기술로 소재 사업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우선 HBM3(4세대) 타깃의 포토레지스트 폴리머를 개발해 국내 고객사와 평가를 진행 중이며 차세대 HBM3E와 HBM4용 소재도 개발할 예정이다. 또 지금은 메모리 반도체용 폴리머 비중이 높다. 파운드리 쪽에도 쓰이는 만큼 확장성이 있다.
국내기업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 대만의 포토레지스트 기업의 해외 공장에 직접 납품해 고객사 다변화도 시도한다. 국내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하려면 글로벌 무대에서 입지를 다져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통해 2030년 매출 3000억원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3년 매출은 약 986억원이었다. 2023년 기준 전체 매출의 10% 수준인 ArF와 EUV, 범프 제품 비중을 2030년까지 30%로 확대하고, 범용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KrF용 소재 시장도 계속 커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삼양엔씨켐 관계자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해외 직수출을 노릴 것"이라며 "HBM 범프 폴리머가 회사의 새 먹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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