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2월 11일 09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올해 구매·협력사 관리 프로세스를 크게 바꾼다. 이에 따라 담당 조직인 경영기획부문 산하 구매실의 존재감은 더 커진다. 이전 대비 수행하는 업무 범위가 늘었고 사업 상 모든 구매 운영 관여하게 돼 권한이 강화됐다.구매실의 존재감 강화는 최상단에 위치한 임현규 경영지원부문장(CSHO) 부사장의 영향력 확대와도 연관된다. 임 부사장은 대선 캠프 정책 특보를 역임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KT로 영입된 뒤에는 더 넓은 폭의 업무를 맡으며 중용되고 있다.
◇수의 계약 지양·협력사 대폭 확대 기조, 구매실 권한·업무 확대
KT는 올해부터 기존 구매·협력사 관리 체계를 크게 바꾼다. 수의 계약 위주인 기존 운영에서 탈피해 3~5년 주기 품질 최우선 경쟁을 시행한다. 기존 분류체계도 메스를 가했다. SW를 AI·IT로 변경해 오픈형으로 운영한다. 물자나 공사처럼 다른 분류도 각각 ‘장비·자재’ ‘공사·수행으로 영역을 세분화했다.
이번 구매·협력사 관리 체계 변화는 청탁 근절 같은 거래 투명성 강화와 협력사 풀 확대가 주 목적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SCM을 전담하는 KT 본사 구매실의 사내 존재감은 이전보다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당장 앞선 분류 체계 세분화로 구매실 차원에서 담당할 업무 수행 범위가 훨씬 넓어졌다. 그룹 공통의 구매원칙도 구매실에 힘을 실어준다. 모든 구매를 구매실에서 관여하게 됐다. 절차 외 임의 선정은 공식적으로 금지했다. 구매실과 소속 임직원이 KT와 계열사 사업을 속속 들여다볼 환경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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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KT는 김영섭 대표 체제에서 AICT 컴퍼니 전환을 시도 중이다. AI와 B2B 영역으로 협력사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이에 지난해 400개 수준인 KT 협력사 규모는 현재 800개에 이른다. 올해 연말에는 1000개 이상으로 더 불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협력사 규모 증대는 구매실 입지를 한 층 더 키운다.
KT는 현재도 30조에 육박하는 연매출을 보유한 대기업이다. 이에 본사 구매실에서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사업 영역과 규모도 상당하다. 금액으로만 따져도 조단위를 훌쩍 넘기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개편과 협력사 확대가 이뤄지면 이전보다 규모가 더 커진다 KT 구매실의 존재감도 비례해 확대된다.
◇존재감·중요성 확대된 SCM 조직, 경영지원부문 잔류 지속 ‘눈길’
KT 구매실의 존재감 확대는 경영지원부문장인 임 부사장의 영향력 강화와도 직결된다. KT 구매실은 과거 경영기획부문에 있었다. 그러나 김 대표 부임 이후 조직 개편을 거쳐 분리돼 경영지원부문에 통합됐다. 이후 계속해서 경영지원부문장 산하에서 임 부사장 관리를 받고 있다.
임 부사장은 2023년 김 대표 신규 부임 직후 연말 임원인사로 발탁됐다. 그는 2013년 KT에서 비즈니스서비스추진실장 등으로 짧게 근무했던 바 있는데 10여년만에 환향했다. 과거엔 경운·계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직을 지냈고 이명박 전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정책 특보를 맡기도 했다. 이후 KT 첫 입사 전까진 알티캐스트를 거쳐 SKT 고문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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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특보를 위시한 이력을 고려할 때 임 부사장의 전문분야는 커뮤니케이션이다. 전체 안살림을 고루 챙기는 경영지원부문 특성과 다소 다른 결이다. 하지만 이번 김 대표 체제 KT에선 임 부사장에게 많은 역할과 권한을 쥐어주고 있다. 구매실을 더한 경영지원부문 외에도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당시 신설된 안전·보건 총괄까지 맡겼다.
구매실을 계속 경영지원실 산하에 두는 것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SCM 조직은 경기 불황 장기화와 원자재 값 상승으로 기업 전반에서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포스코에선 구매담당 임원을 파격 승진시켰다. 이외 몇몇 기업도 구매실을 전진배치하고 있다.
현 상황에서 구매실을 대표 직속이나 전략부서에 배치하는게 아닌 경영지원부문 산하로 계속 두는 것은 그만큼 임 부사장 입지가 탄탄하다는 증거다. SCM 관련 업무는 이원준 구매실장 전무 등이 도맡겠지만 발생하는 성과와 경영 상 파생효과는 결국 임 부사장의 KPI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KT 구매실은 단순하게 구매 업무만 아니라 산하 협력사 관리나 스타트업 지원 및 발굴 영역에도 관여하는 조직”이라며 “다수 사업에서 많은 협력사 관계를 맺고 있는 KT 특성상 경영활동이나 사업전략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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