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제재 반사이익' 누린 대주전자재료, 역풍 '변수' ③테슬라 공급망 진입, 전기차 시장 위축 가능성 상존
이종현 기자공개 2025-02-21 08:41:56
[편집자주]
코스닥이 개장한지 30년 가까이 흘렀다. 1세대 기업 가운데 상당수는 상장폐지된지 오래다. 산전수전을 겪으면서도 20여년 넘게 시장에서 살아남은 상장사에는 어떤 내공이 숨어있는 걸까. 더벨이 신년을 맞이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50위권 내에 포진해 있는 알짜 코스닥 1세대 기업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4일 08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주전자재료는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이차전지용 실리콘 음극재 상용화에 성공했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에 이어 파나소닉까지 주요 배터리 기업에 음극재를 공급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선제적 투자로 생산능력을 키우면서 후발주자와 차이를 벌린 모습이다. 여기에 미국의 대중 제재로 반사이익을 누리면서 글로벌 점유율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하지만 일각에서는 정책 변화가 '순풍'에서 '역풍'으로 변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전기차 의무화 행정명령을 폐기했다. 여기에 전기차에 보조금을 주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도 폐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방시장 축소와 이점 상실이라는 이중고를 겪을 가능성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중국 대체할 실리콘 음극재 부상, 1만5000톤 캐파 확보

대주전자재료가 테슬라 공급망에 진입한 것은 미국 IRA 덕분이다. IRA는 기후변화 대응, 의료비 지원, 법인세 인상 등을 골자로 한 법이다. 하지만 이차전지 업계에서는 우려대상기업(FEOC)이 생산·처리한 광물, 소재 등이 포함된 차량은 보조금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에 주목했다.
기존 테슬라 배터리에 실리콘 음극재를 공급하던 것은 시장 점유율 1위인 중국 BTR이다. 하지만 IRA로 인한 FEOC 요건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BTR이 배제됐고 대주전자재료가 자리를 꿰찼다. BTR을 제외하더라도 시장 2위로 평가되는 신에츠화학을 제쳤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기회를 잡기 위한 생산능력(CAPA)은 이미 확보돼 있다. 대주전자재료는 2024년 기준 연간 3000톤 규모의 실리콘 음극재 생산능력을 갖췄다. 시설 증설을 통해 2025년까지 1만5000톤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약 1500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대주전자재료 총자산의 26%에 달하는 수준이다.
◇수면 위로 떠오르는 '트럼프 리스크'
최근 실적 역시 양호한 편이다. 대주전자재료는 지난해 매출액 2193억원, 영업이익 28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8.6%, 365.3% 증가한 수치다. 실리콘 음극재 매출은 2023년 230억원대에서 정체됐지만 2024년에는 3분기 누적 381억원의 매출을 거두는 등 급성장하며 순항하는 중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이 전기차 산업에 대한 부정적 스탠스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첫날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신차의 50%를 전기차로 하겠다는 전기차 의무화 목표를 폐기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IRA에 의한 보조금 지급에도 부정적이다. 그는 IRA를 두고 "녹색 사기"라며 폐기를 공언한 바 있다. 외신에서는 GM, 포드 등 미국 자동차 기업들은 IRA를 단계적으로 폐기해 달라고 로비를 펼치는 중이라고 보도됐다.

전기차 캐즘(Chasm)이 이어지는 가운데 관련 미국의 정책 기조 변화는 시장 전반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전방시장이 위축되면 공급망에 속해 있는 대주전자재료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IRA가 폐기될 경우 BTR을 비롯한 중국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점도 불안 요소다. BTR은 글로벌 음극재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실리콘 음극재에서도 최선두를 달리고 있다. 대주전자재료가 차지한 테슬라 공급망도 원래는 BTR의 자리다.
기대만큼 시장이 성장하지 못할 경우 대주전자재료의 공격적인 투자는 리스크로 돌아오게 된다. 대주전자재료의 2024년 3분기말 부채비율은 226%까지 치솟았다. 2023년 말 163.5%에서 급증했다. 단기차입금도 2554억원까지 치솟았다. 단기차입금의존도는 46.1% 수준이다.
재무 건전성 악화에 대주전자재료는 자산재평가 카드를 꺼내 들었다. 대주전자재료는 지난해 4분기 자산재평가 실시로 기존 1180억원 가치의 토지를 1682억원으로 재평가했다. 지난해말 기준 부채비율은 166.5%로 줄였다. 단기차입금의존도 역시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부담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더벨은 대주전자재료에 올해 사업전략과 정책 변화에 따른 대응책과 등을 문의하기 위해 대주전자재료의 임일지 사장이나 임중규 부사장과의 연결을 요청했으나 회신받지 못했다. 별도 IR 담당자도 두지 않아 기타 질문에도 응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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