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은 지금]중앙회 지원금 확대…계속되는 자본 유출 논란③농지비·배당금 1조5000억 돌파, CET1비율 0.5%p 급감…당국 "중장기 자본계획" 강조
김영은 기자공개 2025-03-04 12:29:59
[편집자주]
"협동과 혁신으로 농업인에게 풍요로운 미래를, 고객에게는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여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한다." 농협금융지주가 2012년 출범 당시 내걸었던 미션이다. 야심찬 포부와 함께 구체적인 성장 로드맵을 수립한 농협금융은 과거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늘리며 5대 금융지주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최근 성장세는 더뎌지고 고질적인 내부통제 부실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농업 지원이라는 공공적 역할에 대한 논란도 여전하다. 이찬우 신임 회장은 이를 의식하듯 '재도약'을 경영 키워드로 제시했다. 제2의 성장을 노리는 농협금융이 마주한 경영 과제 면면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7일 07시48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금융이 농협중앙회에 지급하는 배당과 농업지원사업비가 꾸준히 감독 당국의 예의주시 대상에 오르고 있다. 농업인 지원이라는 명목에는 문제가 없으나 자본 여력을 저해할 정도로 과도한 금액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지원금 합계가 1조5000억원을 돌파하며 논란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농협금융이 중앙회에 역대급 규모의 지원금을 보내면서 자본비율은 하락했다. 자본 활용 여력의 지표가 되는 CET1(보통주자본)비율이 0.5%포인트 급감했다. 감독 당국은 농협금융이 중장기 자본관리계획에 따라 지원금을 책정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농지비 6111억원, 배당 8900억원…1년 사이 26% 증가
농협금융은 매년 농협중앙회에 배당과 농업지원사업비를 지급하고 있다. 이름은 다르지만 둘 다 농업인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지급된다. 농협금융이 단행한 배당은 지분 100%를 보유한 중앙회에 전액 지급되고 이는 다시 단위조합을 통해 농업인들에게 돌아가는 구조다. 농지비는 중앙회의 조합원 지원 및 지도사업 수행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된다.

지난해 농협금융이 중앙회에 지급한 지원금은 처음으로 1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농지비 지급 전 순익(2조8836억원)의 52.06%에 달하는 규모다. 최근 5년간 추이를 봐도 농협금융은 매년 순익의 40~50%에 달하는 금액을 중앙회 지원금에 사용해왔다.
농지비의 경우 지난해 인식한 금액은 총 6111억원이다. 전년(4927억원) 대비 24% 오르며 6000억원대에 진입했다. 농협금융은 출범 이후부터 2023년까지 농지비가 3000~4000억원대에 머물렀으나 최근 들어 규모가 증가했다.
자회사 중 한 곳인 농협생명이 IFRS17 도입 후 순익이 급증하며 농지비가 늘었다. 농협중앙회는 농협법에 따라 각 금융 계열사의 직전 3년간 평균 영업수익이 10조원을 초과시 1.5~2.5%의 비율로 농지비를 산정하고 있다. 지난해 농협생명이 부담한 농지비는 1522억원으로 전년(792억원) 대비 92.2% 증가했다.
높아진 배당성향도 지원금 증가의 원인이었다. 지난해 농협금융은 8900억원의 배당을 단행하며 배당성향은 전년 대비 5%포인트 가량 오른 36.3%를 기록했다. 농협금융은 2022년 30.26%(6750억원), 2023년 31.33%(7000억원)의 배당을 단행하며 배당성향과 규모 모두 우상향했다.
◇CET1 비율 12.9→12.4% 하락해도 지원금 확대…금감원 예의주시
타 은행지주와 달리 농업 지원이라는 특수성을 가진 농협금융이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배구조상 모회사에 배당을 단행하는 것도 그렇다. 그러나 감독 당국은 농협금융이 자본 여력 대비 과도한 규모의 지원금을 책정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구체적 기준 없이 자본 유출이 지속되면 향후 금융지주의 리스크 대응 능력도 떨어질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초 지주 및 은행에 대한 정기검사 결과를 발표하며 농협금융의 과도한 자본유출을 지적했다. 중장기 자본관리계획 등 고려 없이 매년 대주주에 거액의 배당 등을 지급하면서 자체 위기대응능력이 약화했다는 지적이다.
농협금융의 지원금 책정에 대한 당국의 지적은 과거에도 반복되어 왔다. 당국은 2017년과 2020년에도 농협생명, 농협은행의 농지비 산정 기준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라는 내용의 경영유의 조치를 내린 바 있다. 과도한 농지비 지출로 계열사의 자본 부담이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CET1비율이 감소했음에도 배당과 농지비는 더욱 확대됐다. 2024년 CET1비율은 12.44%로 전년(12.9%) 대비 0.46%포인트 하락했다. 제도변경 및 환율 상승 영향, ELT 손실사건 반영 등의 특수요인으로 전년 대비 위험가중자산이 6조원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농협금융은 중장기적으로 CET1비율을 12.5% 이상에서 관리해나갈 계획이다.
CET1비율은 은행지주의 자본 활용 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감독당국은 주주환원을 위해 CET1비율은 13%대로 관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2024년 KB금융, 하나금융, 신한금융의 CET1비율은 13.51%, 13.13%, 13.03%로 감독 당국이 권고하는 13%를 넘어서고 있다. 반면 농협금융은 CET1비율이 5년 연속 12%대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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