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 보드]신임 재확인 받은 하범종 LG CFO, 사내이사 3연임 눈앞2014년 후 그룹 생활 10년 차… 구광모 회장 체제서도 변함없는 입지
최은수 기자공개 2025-03-05 08:32:12
[편집자주]
기업은 본능적으로 확장을 원한다. 모이고 분화되고 결합하며 집단을 이룬다. 이렇게 형성된 그룹은 공통의 가치와 브랜드를 갖고 결속된다. 그룹 내 계열사들은 지분관계로 엮여있으나 그것만 가지고는 지배력을 온전히 행사하기 어렵다. 주요 의결기구인 이사회 간 연결고리가 필요한 이유다. 기업집단 내 이사회 간 연계성과 그룹이 계열사를 어떻게 컨트롤하는지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8일 08시25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범종 LG CFO(사장, 사진)가 사내이사 3연임을 앞뒀다. 이번 주총은 지주사 합류 10년차인 그를 향한 LG 오너 일가의 두터운 신임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이번 하 사장의 재선임에선 안팎의 불화실성을 정중동으로 대처해 온 LG그룹 특유의 체취도 느껴진다. 특히 LG CNS 지분 매각과 LX그룹 계열 분리 등 각종 재무 이슈를 관장한 그를 두고 그룹에선 '구관이 명관'이라 판단한 것으로도 보인다.
◇선대회장 모신 지주생활 10년차 재무통 중용 계속
LG는 오는 3월 26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권봉석 LG 대표이사와 하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표결에 부친다. 이로써 현재 지주사 CFO 직책을 맡고 있는 하 사장은 사내이사로서 3연임을 앞두게 됐다.
하 사장은 LG화학에서 임원을 달았고 지주사에 합류한 지는 올해로 만 10년째다. 지주사 합류 초기엔 전무 직급을 달고 재주 재경임원으로 활동했다. 하 사장 직속 상사론 재경팀장으로 LG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이혁주 전 부사장이 있었다.

하 사장이 합류할 때만 해도 고(故) 구본무 전 회장과 더불어 구 전 회장을 보좌하던 하현회 부회장이 지주사에 있었다. 이어 2016년엔 오너 일가인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지주사 LG의 신성장사업추진단장으로 왔다. 이 점을 고려하면 지주사 합류 후 '그룹 어른'인 선대 회장과 선대 회장의 형제를 모두 모시고 겪은 셈이다.
하 사장은 현 회장인 구광모 회장과도 함께 일한 인사다. 구 회장은 2018년 5월 그룹 총수에 올랐다. 그리고 부임 후 임원 인사를 내고 그만의 색채를 입히기 시작했는데 이후 하 사장이 본격적으로 중용되기 시작했다.
일례로 2019년 말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는데 2년 만인 2021년 말 다시 사장으로 승진했다. 2022년부턴 겸직 재경팀장을 떼고 경영지원부문장으로만 활동하며 구광모 회장, 권봉석 부회장과 함께 LG의 사내이사진을 구성하고 있다.
◇굵직한 재무 사안 잡음 없이 척척… 대를 이어 계속되는 일가 신임
하 사장이 재경팀장으로 임명된 이후 LG는 여러 재무적인 변화를 맞았다. 재경팀장 이전에도 ZKW홀딩스 인수, LG실트론(현 SK실트론) 매각, 루셈 매각, 자회사 서브원 매각 등이다. 어느 하나 중요도가 낮지 않은 사안이었던만큼 하 사장은 재경임원으로서 각종 사안 속에서 지주사 내 주요 재무 이슈 실무를 담당하는 역할을 맡았을 것으로 보인다.
재경팀장 이후에도 LG CNS 지분 매각과 LX그룹 계열 분리, LG유플러스·화학·전자 지분 매입 등의 재무 이슈를 관장하고 대응했다. 현재는 CFO로서 지주사 재경을 책임지는 한편 구 회장의 그룹 내 보유 지분 등을 관리하는 것도 핵심 역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통상 지주사 LG의 업무 분장은 홍범식 사장이 그룹전반의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를 짜고 하 사장은 포트폴리오 검증과 리스크 분석 및 밸류 적정성 검토 등을 담당한다. 투자금 조달 역시 CFO의 주요 업무이긴 하다. 그러나 LG가 순수 지주사에 가까워 자금 조달 필요성이 높지 않은 점을 고려해 하 사장은 그 역량을 다른 곳에 쏟은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미래 사업을 육성하는 대신 포트폴리오와 맞지 않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는 기조다. 하 사장이 CFO로서 포트폴리오의 옥석을 가리고 투자와 청산을 함께 들여다봤을 가능성이 높다. 구 회장 취임 이후 LG그룹은 스마트폰·태양광·액정표시장치(LCD)용 편광판 등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사업에서 철수했다.
요컨대 하 사장은 오너일가의 신임을 받는 중에 불확실한 외부 환경을 이겨낼 신 사업 검토는 물론 재무 안정화까지 묵묵히 본인의 책무를 수행해 온 셈이다. 특히 하 사장이 재무 업무를 맡은 이후부터 LG는 여러 굵직한 재무 이벤트에 직면했지만 별 잡음없이 이를 마무리해 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는 그룹 수뇌부가 CFO의 업황과 기업 이해력을 높이 사고 있으며 그를 계속 중용하는 핵심적인 이유로 꼽힌다. 2025년 LG 그룹 주요 계열사 CFO 중에서도 하 사장보다 오랫동안 재무총괄로 임기를 이어가는 임원이 전무하다. 이 역시 그만큼 그의 그룹 내 입지가 매우 튼튼하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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