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기아 생존전략]전략사업부 신설…핵심 키워드 'PBV 유럽 공략'①PBV 기획부터 전략 총괄…첫 해외 수출 공략국 '스페인'
박완준 기자공개 2025-03-13 14:15:10
[편집자주]
기아는 올 초부터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기아는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조직을 키우고 러시아 시장의 재진출을 올해 핵심 키워드로 낙점했다. 더벨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기아의 사업 및 조직 현황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1일 14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의 조직 개편은 미래 전략과 맞닿아 있다. 기업의 성장을 가속하겠다는 목표 아래 수립한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선 부서별 역할 분담이 무엇보다 중요한 탓이다. 특히 신사업을 준비하는 기업은 변화가 빠르다. 기획부터 전략까지 새롭게 구축하는 데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는 기아도 대대적으로 조직을 개편하면서 대응력을 키우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사업 확장을 위해 기존 조직을 격상해 전략사업부를 신설했다. 아울러 PBV 수출지원 TF팀도 구축해 수익성 위주의 경영에 힘을 싣는다는 분위기다.
◇전략사업부 신설…국내외 'PBV 조직' 체계화
11일 재계에 따르면 기아는 최근 국내외 사업부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기존 조직을 격상해 전략사업부를 신설하고, 산하에 3개 사업실(국내 PBV사업실·CX전략실·사업기획실)을 배치했다. 올해 처음 선보인 PBV 사업 확장을 본격화하면서 조직의 효율성을 증대하기 위해 부서를 한곳에 모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기아는 올 2월 '2025 기아 EV데이'를 개최해 고객 관점에서 개발한 차량과 소프트웨어 솔루션이 통합된 '맞춤형 모빌리티 솔루션' PBV의 비즈니스 전략을 공개한 바 있다.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장기화를 극복하기 위해 전기차 신차를 출시하는 동시에 PBV를 신규 수익 동력원으로 확보해 매출 다변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기아는 이달 초 PBV 전용 플랫폼(E-GMP.S)에 기반한 맞춤형 차량 구조와 다양한 첨단 신기술을 갖춘 첫 번째 전용 PBV인 'PV5'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차량 상품성과 소프트웨어 솔루션, 제조 부문 등 세 가지 요소에 기반해 다양한 비즈니스 환경에서 변화를 이끌며 모빌리티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을 목표했다.
전략사업부는 권성원 상무가 총괄한다. 권 상무는 1969년생으로 한양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기아캐나다 법인장을 맡으며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셀토스와 스포티지의 현지 판매량을 끌어올린 인물이다. 아울러 아중아지원실장도 맡으며 풍부한 해외 경험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권 상무는 올해 PBV 고객 경험 강화에 전략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재구매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전략사업부 내 고객경험(CX) 전략실을 배치한 배경이다. PBV의 사후서비스(AS)와 고객만족서비스(CS)를 강화하는 등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여 재구매에 이르도록 하는 것을 목표했다.
기아는 글로벌 조직에도 PBV 수출지원 TF팀도 신설해 역량을 강화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PV5를 출시해 국내를 넘어 유럽까지 공략하는 청사진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아는 스페인을 첫 공략국으로 낙점했다. 스페인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최근 3년 만에 145% 급증한 영향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올해 처음 PBV를 공개한 만큼 사업 확장을 위해 발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조직 효을성을 증대하기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며 "2027년까지 스페인에서 판매하는 전기차를 15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PBV 출시 초읽기…미래 모빌리티 기술 확보
기아는 지난해 창립 이래 최전성기를 누렸다. 탄탄한 완성차 판매량을 기초로 매출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특히 수익성 기준으로도 글로벌 1위 지위를 확보하면서 질적 성장을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도 기아는 신사업으로 낙점한 PBV 출시를 계획하면서 '제2의 도약'을 위한 미래 성장 발판까지 마련하고 있다.

기아의 PBV 비즈니스 전략은 모빌리티 패러다임의 전환을 목표한다. 플랫 플로어 구조와 넓은 실내·화물 공간을 갖춘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개념을 적용해 소형부터 대형 PBV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다양한 산업군의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PBV의 생산 방식도 기존 전기차와 차별화된다. 기아는 PBV 전용 공장인 화성 이보 플랜트(EVO Plant)를 신설해 다품종 소량 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아울러 글로벌 주요 컨버전 파트너와 협업해 고객 맞춤형 차량을 직접 제공하는 컨버전 센터도 운영할 예정이다.
기아는 PBV를 선제적으로 출시하며 미래 모빌리티 기술 확보에 나선다. PBV에 AAOS(안드로이드 자동차 운영체제) 기반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해 다양한 정보를 획득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PBV를 통해 SDV 생태계 활성화를 도모하는 내용이 골자다.
기아는 이를 위해 올 초 삼성전자와 손을 잡았다. 내년 선보일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삼성전자의 글로벌 IoT 플랫폼인 '스마트싱스'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기아는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화면 터치 또는 음성 명령으로 집안 전자 기기들을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가 PBV를 선제적으로 출시하는 것은 전기차 캐즘을 극복하기 위한 부분도 있지만, SDV 전환에 앞서 고객 정보를 수집해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목표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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