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T그룹, 지주사 중심 '탄탄한' 지배구조...후계 구도는 '안갯 속' [현대차그룹 벤더사 돋보기]④10년만에 금융 전문가 사외이사 영입…미국 국적 외아들, 상속·증여세 '숙제'
박완준 기자공개 2025-03-12 13:28:20
[편집자주]
홀로 움직이는 기업은 없다. 국내 굴지의 제조업 기업들도 제품 하나를 생산하는 데 수백 곳이 넘는 납품사와 공생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마찬가지다. 수 천개가 넘는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들의 현황이 중요한 배경이다. 현대차그룹의 벤더사는 순항하고 있을까. 더벨은 현대차그룹 벤더사의 주력 제품과 현황, 연구개발 방향성을 넘어 지배구조까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0일 14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NT그룹은 탄탄한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그룹 창업주이자 현 총수인 최평규 회장이 지주사 중심의 수직 계열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내면서 1인 지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인사부터 재무, 투자, 내부통제 등 기업 경영을 둘러싼 다양한 안건을 통과시키는 이사회도 오너 일가 중심으로 운영해 막강한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하지만 차기 후계 구도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1952년생인 최 회장이 올해 73세에 접어들었으나, 그의 세 자녀 지분율이 모두 4% 미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승계 중심에 있는 지주사 SNT홀딩스의 시가총액이 최근 3000억원대에서 5000억원대로 늘어나면서 경영 승계에 새로운 걸림돌로 부상했다.
◇최 회장 지분 50.76%…승계 구도 '불투명'
SNT그룹은 최평규 회장이 압도적인 지배력으로 장악하고 있다. 최 회장이 지주사 SNT홀딩스 지분 50.76%(보통주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SNT홀딩스가 최상단에서 SNT모티브(40.95%), SNT다이내믹스(42.27%), SNT에너지(60.49%) 등 주요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구조다.

아울러 최 회장은 지주사 산하의 계열사 외에도 비상장기업 SNT저축은행과 첨단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운해연구원의 지분 100%도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2000년대부터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단행한 데 이어 지주사 전환도 일찌감치 마무리해 경영권 강화에 힘을 쏟은 결과다.
하지만 SNT그룹의 승계 구도는 명확하지 않다. 자녀들이 출생 순위에 따라 SNT홀딩스의 지분을 나눠 갖고 있지만, 지분 4%를 넘게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없다. 두 딸인 은혜씨와 다혜씨가 각각 3.79%, 2.27%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아들 진욱씨는 1.77%를 쥐고 있다. 최 회장의 자녀들은 2008년 11월부터 자기자금으로 지분을 장내 매수했다.
세 자녀 외에 유력한 승계 후보자로 사위 김도환 SNT홀딩스 대표도 거론된다. 장녀 은혜씨의 남편인 김 대표가 10여년 넘게 그룹의 주요 계열사에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경영에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SNT홀딩스의 지분도 0.67%를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그룹 상장사 4곳에 모두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다만 임기가 만료된 SNT홀딩스와 SNT모티브에서 임기를 연장한 반면 SNT에너지 사내이사 임기는 연장하지 않았다. SNT에너지는 김 대표 대신 신경인 SNT에너지 총괄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최 회장의 경영 승계는 지분 증여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너 2세 가운데 SNT그룹 등기임원이 전무하며, 최 회장을 포함한 주요 계열사 경영진의 평균 연봉이 2억원대 중반이라는 점에서 오너일가 급여로만 지분을 추가 매입할 자금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식 증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23년 말까지 1만원대 중반에 머물던 SNT홀딩스 주가가 올 들어 3만원대까지 상승한 탓이다. 주가 상승에 따라 납부해야 할 세금 규모가 더 커졌다. 최 회장이 자녀들에게 보유 주식 전량을 증여한다고 가정하면 현행 상속·증여세법에 따라 2000억원 이상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10년 만에 금융 전문가 선임…승계 준비할까
SNT그룹의 이사회는 그동안 법률과 규제 전문가들로 이뤄졌었다. 주된 사업이 방산과 자동차 부품 등 수주산업이라는 특성상 계약 건이 많아 법률적 지식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SNT그룹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금융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SNT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NT모티브는 올 2월 이사회를 개최하고 허연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했다. 허 사외이사는 LG증권과 HSBC증권 등 애널리스트 경험을 쌓은 금융 전문가다. 그는 한국ESG연구소 고문도 역임하며 ESG에도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NT그룹이 금융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은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지난 10년간 SNT그룹에 몸담은 사외이사 10명 중 6명이 법률·규제 전문성을 보유했으며, 이외에도 산업·기술 전문가와 기업경영 경험을 주특기로 보유한 사외이사로 분류됐다.
허 사외이사는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쌓아온 금융과 ESG 전략을 구축한 경험을 활용해 이사회 내에서 경영 승계정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최 회장 자녀들의 실질적인 지배력을 구축하는 내용이 골자다.
재계 관계자는 "통상 경영 승계를 준비하는 기업에서 사외이사로 금융 전문가를 선임해 승계 로드맵을 구축한다"며 "다만 최 회장의 외아들인 진욱씨는 2018년 23살 나이에 한국 국적을 포기해 병역 기피 의혹에 휩싸인 바 있어 이미지 쇄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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