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League Table]깊어지는 시장 침체, 기회 거머쥔 삼성증권[ECM/블록딜]13년만에 그룹 딜 주관…HD현대마린도 보탬
권순철 기자공개 2025-04-01 09:31:00
이 기사는 2025년 03월 31일 10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5년 1분기 블록딜 시장은 침체 일로를 걸었다. 2024년 하반기부터 미국발 증시 침체, 정치 혼란으로 불확실성이 심화된 가운데 2025년에도 별다른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자 대규모로 지분을 처분할 수요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그런 가운데 삼성증권이 13년 만에 삼성그룹에서 단행한 블록딜을 단독 주관하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도 비상계엄 여파로 중단됐던 HD현대마린솔루션 시간외매매를 단행하며 엑시트 첫 걸음에 나섰다.
◇블록딜 시장 침체 지속…삼성생명·화재, 삼성전자 지분 시간외 처분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국내 블록딜 거래액은 총 569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거래 규모가 500억원 이상인 딜만 취합한 결과다. 특수관계자 간 거래 역시 자본시장이나 주관 증권사의 역할이 제한돼 집계에서 제외했다.
1년전과 비교하면 거래량이 큰 폭으로 줄었다. 2024년 1분기 국내 블록딜 거래액은 4조6778억원으로 더벨이 리그테이블을 집계한 이래 최대 규모였다. 시간외매매 시장은 2024년 상반기까지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지만 하반기부터 급격히 식으며 좀처럼 회복세를 타지 못하는 상황이다.
2024년 12월 비상 계엄령 이후 탄핵 정국이 장기화되는 양상이 불확실성 증폭의 단초로 지목되고 있다. 정치 혼란 국면이 지속되자 대규모 지분을 블록딜로 처분하려는 계획을 세웠던 기업들도 재차 스케줄을 미루는 모양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탄핵 심판이 어떻게 끝나는지에 따라 올해 블록딜 시장 흐름이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물론 그 와중에도 대규모 지분 처분이 불가피한 경우엔 시장 환경과 관계없이 블록딜이 이뤄지긴 했다. 삼성생명·화재가 삼성전자 지분을 블록딜로 매각한 건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양사는 "금융산업의 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위반 리스크를 사전에 해소하기 위해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했다"고 밝혔다. 대규모 차익 실현과는 무관한 이벤트였던 것이다.
현행법상 금융 계열사가 보유한 비금융 계열사의 지분율이 10%를 상회하면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단행하면서 삼성생명·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10%를 넘어설 가능성이 대두됐다. 규제 허들을 맞추기 위해 삼성생명은 425만2305주, 삼성화재는 74만3104주 매각에 나섰다.

◇삼성증권, 그룹 블록딜 '단독 주관'…JP모간·UBS '안도'
삼성생명·화재의 시간외매매 거래는 삼성증권이 단독 주관했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삼성증권이 그룹 계열사의 블록딜을 주관했던 마지막 시점은 2012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룹이 그동안 대규모 블록딜을 단행할 때 외국계 하우스들을 초청했던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이벤트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에는 그룹 계열 증권사에 기회가 돌아간 덕택에 삼성증권은 단번에 대규모 주관 실적을 쌓을 수 있게 됐다. 주가 할인율도 1.30%에 불과했던 나머지 전일 종가(5만5700원)와 거의 비슷한 레벨(5만4976원)에서 블록딜이 이뤄졌다. 삼성증권이 2746억원의 실적을 쌓으며 1분기 블록딜 리그테이블 1위에 오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블록딜에 나서기 우호적인 증시 환경은 아니지만 모든 종목들이 불확실성에 시달렸던 것은 아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대표적인 예시다. 트럼프 행정부와 국내 조선업, 특히 HD현대 그룹과의 협력 가능성이 대두되자 회사의 주가도 급등세를 탔다. 2025년 1월에는 최고 19만96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KKR이 HD현대마린솔루션 지분 매각을 재개한 주요 배경이기도 하다. 2024년 12월 3일 177만8000주를 시간외매매로 처분하려 했지만 윤석열 정부가 초유의 비상 계엄령을 발표하며 철회된 바 있었다. 그러나 당시 13만원대였던 주가가 상승 추세에 놓이자 KKR은 주당 14만7500원에 200만주를 매각하며 첫 엑시트를 마무리했다.
외국계 하우스인 JP모간과 UBS도 안도의 웃음을 지었다. 두 증권사들은 2024년에도 KKR의 블록딜을 성사시키고자 북빌딩에 나섰지만 급작스런 철회 탓에 주관 실적을 추가할 기회를 놓쳤다. 그러나 당시 주가보다 훨씬 더 높은 레벨에서 딜을 클로징하며 각각 1475억원의 실적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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