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후폭풍]조선업, 미국 제조공백에 '전략적 가치' 부상기존 '거래 없었던' 조선업계, 무풍지대…미국이 필요한 상선·특수선 관세 가능성 낮아
허인혜 기자공개 2025-04-03 17:07:00
[편집자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상호관세가 국내 산업계를 강타했다. 한국의 자동차와 철강, 배터리, 반도체 등 전략산업들이 줄줄이 사면초가 위기에 몰렸다. 국내 주요 수출품의 미국 내 가격 경쟁력이 저하되면서 실적 전망도 어두워졌다. 이번 상호관세 확정은 글로벌 무역질서를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국들은 보복조치로 무역장벽을 더 높일 것으로 보인다. 더벨은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의 상호관세 영향을 짚어보고 대응전략 등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3일 13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조선업계는 미국 상호관세에 따른 악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히려 미국이 '생산성 확대가 시급한 첨단 산업'으로 조선업을 지목하면서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다른 선진 산업들은 미국도 생산력을 갖춰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저하가 불가피하지만 미국 내에서 조선업은 사실상 붕괴된 상태로 우리 조선기업들의 도움 없이는 빠른 생산성 확대가 불가능하다.게다가 여태까지는 미국내 법 때문에 국내 조선사들의 대미 수출 실적이 거의 없다시피했다. 반대로 수입도 마찬가지다. 미국과의 거래가 없었으니 관세 영향에서도 자유로울 수밖에 없다. 앞으로 국내 조선기업들의 대미 수출이 늘더라도 미국이 필요한 한국산 상선과 특수선 모두 관세를 매길 가능성은 낮다. 또 국내 조선사들은 미국 내에 생산 거점도 일찌감치 마련해 뒀다.
◇'조선업 붕괴'된 미국, 한국 조선사 공조 필요
미국 정부는 2일(현지시간)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정부는 상호관세 배경으로 미국 제조업의 능력 하락을 꼽았다. 백악관은 특히 "조선 등의 분야에서 미국의 제조업 역량이 유지돼야 하고, 생산 능력이 저하되면 미국의 경쟁력을 영영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짚었다.
미국이 취약 산업으로 꼽은 분야는 자동차와 조선, 의약품, 운송장비와 공작기계 등의 첨단 선진 분야다. 실제로 이와 연관된 국내 기업들은 상호관세에서 제외됐더라도 관세 타격이 불가피하다. 완성차 등은 미국 내에서도 활발하게 생산되는 분야로 현지 기업과의 경쟁을 치러야 한다.
하지만 조선업은 입장이 다르다. 미국 내 조선업은 사실상 생산력을 잃었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조선업계 전문가들은 미국 전역의 조선사에서 한해동안 생산할 수 있는 새 선박이 5척 이하라고 진단했다. 반면 국내 조선업계의 생산량은 미국을 압도한다.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한 곳에서만 한 번에 선박 20여 척의 건조가 가능하다.
국내 조선사들은 중국, 일본과 함께 글로벌 시장을 점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과 거래하지 않고, 일본의 글로벌 선박 수주 점유율은 4%에 불과하다. 미국에서 건조한 함정과 국내 건조 함정은 약 3배의 가격 차이가 난다. '동맹국이면서 미국의 가격 조건을 맞출 수 있고, 중국에 적을 두지 않은 기업'이라는 세 박자에 맞는 나라가 한국 뿐이다.
때문에 미국도 한국 조선사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미국은 상선과 특수선 두 분야 모두 지배력을 확대하겠다는 포부 아래 공개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직후 우리나라 조선사업에 러브콜을 보냈다. 최근까지 조선업 재건 의지를 다졌다.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미 해군의 군함 건조를 해외 동맹국에 맡길 수 있도록 허용하자는 내용의 법안을 올해 발의했다.
◇'거래 없었던' 한·미, 현재 영향은 제로…상선·특수선 관세 가능성 낮아
관세에 영향을 받지 않는 이유는 또 있다. 우선 그동안 미국과 국내 조선·해운사간 거래가 거의 전무했다. 거래가 없었으니 관세도 무용지물이다.
1920년에 제정된 존스법 때문이다. 미국에서 만든 선박만 미국 항구에서 다른 항구로 물품·승객을 운송할 수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법은 본래 미국의 조선업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됐다. 하지만 법안이 오히려 규제로 작용하면서 기업들이 떠났고 미국 조선업은 붕괴됐다. 한국발 미국향 수출은 막혔고 미국은 한국에 보낼 배를 만들 여력이 없다.
상호관세가 발동됐더라도 조선 분야는 '무풍지대'로 분류된다. 상선은 국제적으로 무관세 품목이다. 한국산 특수선은 미국이 해군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요청할 품목이다. 특수선에 관세를 매길 가능성이 높지 않다.
또 국내 조선기업들은 일찌감치 미국 내 생산 능력을 확보해 뒀다. 한화그룹이 선두에 서 있다. 미국 필리조선소와 미국·호주 조선방산 기업인 오스탈에 투자했다. 현지 필리조선소는 인수했고, 오스탈은 오스탈USA를 통해 미국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계약 방식에 따른 환 리스크는 경계해야 한다고 통상 전문가는 조언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여전히 최종 인도 단계에서 대금을 가장 많이 수령하는 헤비테일 방식의 계약을 자주 맺고 있다. 수혜 산업으로 판단해 미국과의 거래량을 급격히 늘릴 경우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수익성도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경고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2월 말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강달러에서 약달러로 전환되면 헤비테일 계약을 맺은 조선사의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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