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한화에너지-㈜한화 합병 안한다’⑳한화에어로 유증 정정신고서에 공식화…지배구조 개편과 무관, 미래투자 진정성 강조
고설봉 기자공개 2025-04-08 07:54:46
[편집자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김동원·김동선으로 경영권을 양도하는 작업이 본격화했다. 그룹사 사업부문을 나누고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승계 재원 마련의 핵심 키로 여겨지던 한화에너지 IPO도 개시됐다. 정부와 규제 당국, 시장 관계자, 공급망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는 만큼 관심이 집중된다. 더벨은 한화그룹 승계전략을 분석하고 각 과정에서 풀어내야할 과제와 리스크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7일 11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 성공을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 한화에어로 유증을 위한 증권신고서에 '한화에너지와 ㈜한화를 합병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이번 유증이 지배구조 개편과 무관하고 미래성장을 위한 투자 목적이란 점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이번 결정은 유증 발표 이후 시장에서 제기돼 온 여러 의혹과 비판을 해소하기 위한 선택이다. 그동안 시장에선 한화에어로 유증이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 진행된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특히 한화에어로가 한화에너지로부터 한화오션 지분을 매입한 이후 유증을 발표한 것을 두고 비판도 거셌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는 유증을 위한 증권정정신고서에 ‘한화에너지 상장 이후 ㈜한화와 합병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문구를 기재하기로 했다.
한화그룹이 전격적으로 한화에너지와 ㈜한화의 합병을 언급한 것은 그동안 시장에서 제기됐던 의문을 해소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화에너지를 한화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활용하기 위해 IPO에 나섰고, 한화에어로가 한화에너지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 자금을 측면지원 했다'는 시장의 의혹을 정면 돌파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가 발표되면서 시장의 의혹은 커졌다. 한화에어로가 한국 증권시장 사상 최대 규모인 3조6000억원 유증을 발표하면서다. 특히 유증 발표에 앞서 화에너지가 보유하던 한화오션 지분을 약 1조3000억원에 매입한 것이 알려지면서 의혹은 겉잡을 수 없이 커졌다.
시장에선 한화에어로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대주주를 지원하기 위해 한화에너지로 대규모 현금을 흘려보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사회 의사결정에 시차를 두고 사외이사들에게 정보를 뒤늦게 제공했다는 불만도 나왔다. 실제 한화에어로 이사회는 한화오션 지분 매입을 의결한 뒤 약 40일 가량의 시차를 두고 유상증자 안건을 검토했다.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지분은 김동관 부회장 50%, 김동원 사장 25%, 김동선 부사장 25%로 나뉘어 있다. 그동안 한화그룹은 한화에너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여러 번의 그룹 내 계열사 합병을 거치는 등 삼형제에 유리한 구도로 한화에너지를 성장시켜왔다.
한화에너지 IPO도 그 연장선에 있다는 해석이 많았다. 대주주인 삼형제가 IPO를 통해 일부 구주를 현금화하고 상장 이후엔 ㈜한화와 합병을 통해 한화그룹 지배력을 확장한다는 논리였다. ㈜한화는 한화그룹 지주회사 성격을 띄는 핵심 법인이다.
그러나 시장의 우려와 비판이 거세지면서 한화그룹은 이번 한화에너지 IPO가 한화그룹 승계와는 별개로 이뤄지는 딜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특히 대주주의 구주매출이 제한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점도 피력했다. 한화에너지도 IPO는 중장기 성장을 위한 투자재원 마련 목적이란 점을 거듭 강조했다.
시장과 투자자들의 비판은 한화에너지 유증으로 옮겨 붙었다. 시장의 반발이 거세지자 한화그룹은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지난달 31일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한화 지분 22.65% 가운데 절반인 11.32%를 세 아들에게 증여한다고 밝혔다.
증여 후 ㈜한화 지분율은 한화에너지 22.16%, 김승연 회장 11.33%, 김동관 부회장 9.77%, 김동원 사장 5.37%, 김동선 부사장 5.37% 등이다. 삼형제가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갖고 있어 ㈜한화 보유 지분율은 직간접적으로 42.67%로 상승한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은 경영권 승계가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증권정정신고서에 '한화에너지와 ㈜한화 합병 부인’를 선언한 것도 시장의 의혹과 반대를 해소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그룹 내 굵직한 의사결정과 딜들이 시장 리스크를 겪는 것에 대한 경계의 차원으로 분석된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 유증이 중장기 성장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란 점을 조금 더 명확히 한다는 전략이다. 육상과 해상 방산에 치우쳐 있는 한화에어로가 중장기 성장을 위해선 항공방산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 해야한다는 점을 한층 더 강조하고 있다. 또 국내에 한정돼 있는 생산시설을 해외 주요 거점으로 확대한다는 전략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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