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체인 리포트]CJ제일제당, 자회사 출자 부담 상쇄한 유휴자산 매각[CJ제일제당]⑥5800억 EBITDA에도 슈완스 지분 확대에 재무 부담…부동산·투자지분 매각
이민호 기자공개 2025-04-22 08:15:17
[편집자주]
기업은 사업적인 필요성에 따라 계열사간 머니체인을 만든다. 출자로 자본을 키워주거나 대여로 현금여력을 늘려준다. 차입여력을 키워주는 '보이지 않는 돈' 지급보증도 빼놓을 수 없는 선택지다. 출자하면 배당금을, 대여하면 이자를 각각 수취해 기업의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머니체인이 바뀐다. THE CFO가 각 기업 머니체인 현황과 이에 따른 재무적인 영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7일 08시2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제일제당은 별도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매년 5800억원 안팎으로 양호한 현금창출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2019년부터 시작된 미국 냉동식품 가공회사 슈완스(Schwan's Company)에 대한 일련의 지배력 확대 작업으로 재무 부담이 커졌다.CJ제일제당이 재무 부담을 낮추면서 자회사 현금출자 재원까지 확보한 데는 2019년 비상경영 선포에 따른 유휴자산 처분이 주효했다. 가양동 부지 매각, 구로동 부지 유동화, CJ인재원 매각 등 부동산 처분으로만 1조3000억원을 유입하면서 현금 여력을 키웠다.
◇별도 EBITDA 5800억 안팎…자회사 배당금 수취는 미미
CJ제일제당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 별도 기준 자회사를 포함한 특수관계자에 현금출자한 합산금액은 3조4985억원이다. 같은 기간 CJ그룹 지주사인 CJ가 특수관계자에 현금출자한 합산금액 3343억원의 10배가 넘는다. CJ제일제당은 자회사들에 대한 적극적인 출자 덕분에 CJ그룹의 4개 사업부문 중 엔터테인먼트·미디어를 제외하고 식품·식품서비스, 생명공학, 물류·신유통 등 3개 사업부문에 걸치게 됐다.

CJ제일제당의 현금출자 사례로는 미국 완전자회사 CJ푸드아메리카홀딩스(CJ Foods America Holdings)에 대한 합산 1조8277억원이 대표적이다. 미국 냉동식품 가공회사 슈완스 경영권 지분 인수와 추가 출자를 위해서였다. CJ대한통운 지분율 확대를 위해 영우냉동식품에 7400억원을 출자했고 브라질 농축대두단백(SPC) 생산회사 CJ셀렉타(CJ Selecta)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해 브라질 자회사(지분율 99.99%) CJ라탐(CJ Latam Participacoes)에 2340억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 경영권 지분을 인수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개발회사 CJ바이오사이언스(옛 천랩)에는 합산 620억원을 출자했다. 글로벌혁신성장펀드 298억원(합산 기준), 글로벌혁신성장펀드II 165억원, 티피넥스트젠펀드 140억원 등 투자 비히클에 대한 간접투자도 병행했다.

CJ제일제당은 연결 기준으로는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의 근간이 되는 EBITDA가 3조948억원이었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의 자회사 출자 여력은 연결이 아닌 별도 기준 EBITDA와 더 관련이 있다. 별도 기준 EBITDA는 2023년 5635억원과 지난해 5463억원 등 최근 5년(2020~2024년) 평균 5814억원이었다.
CJ제일제당은 기본적으로 사업회사이지만 자회사에 대한 적극적인 현금출자 탓에 지난해말 별도 기준 자산총계(10조9115억원)에서 종속·관계·공동기업 투자지분의 비중이 44.1%(4조8144억원·장부가액 기준)에 이른다. 이 때문에 자산 비중으로 따지면 자회사들로부터 수령하는 배당금이 주요 영업수익원이 돼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 7조5983억원 중 특수관계자로부터 수령한 배당금은 2793억원으로 많지 않다. 연결 대상 자회사들이 창출한 현금에 비해 CJ제일제당이 이들 자회사로부터 거둬들이는 현금이 많지 않다는 의미다.

CJ제일제당에 배당금을 지급한 자회사로는 홍콩 식품사업 지주사 CJ푸드아시아홀딩스(CJ Foods Asia Holdings) 1775억원, 중국 랴오청 석탄발전소(Liaocheng Lantian Cogeneration Plant) 503억원, 중국 라이신 생산회사 CJ랴오청바이오텍(CJ Liaocheng Biotech) 455억원, CJ대한통운 46억원 등이 포함됐다.
◇유휴자산 처분, 현금 확보 주효…재무 부담 경감·자회사 현금출자 재원 확보
CJ제일제당의 별도 기준 특수관계자에 대한 현금출자액은 최근 10년 합산으로는 3조4985억원이지만 2023년 444억원과 지난해 757억원 등 최근 5년 합산으로는 7451억원이다. 이 때문에 매년 5800억원 안팎의 EBITDA는 특수관계자에 대한 현금출자를 충당하기에 부족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의 지난해말 현금성자산은 1217억원으로 여유있는 편은 아니다.
CJ제일제당이 당장 현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데는 슈완스에 대한 일련의 지배력 확대 작업과 관련이 있다. CJ제일제당은 2019년 2월 슈완스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해 1조3238억원을, 2021년 7월에는 슈완스에 대한 지배력 확대를 위해 5038억원을 잇따라 CJ푸드아메리카홀딩스에 현금출자했다.
이 출자 재원 마련을 위해 은행권 장기차입금과 회사채 중심으로 총차입금을 늘리면서 슈완스 경영권 지분을 인수한 2019년 한 해 동안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이 1조625억원 늘었고 연말 부채비율은 130.4%로, 차입금의존도는 30.6%로 각각 상승했다.
5년이 지난 지난해말 부채비율은 107.0%, 차입금의존도는 34.1%다. CJ제일제당이 그동안 재무 부담을 통제하면서 자회사 현금출자 재원까지 확보한 데는 2019년 11월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유휴자산 처분에 나섰기 때문이다.

서울 강서구 가양동 부지를 2019년 12월 유동화하면서 8350억원을 유입했고 2020년 2월 매각을 완료하면서 이에 따른 2019억원이 추가 유입됐다. 서울 구로구 구로동 제분공장 부지는 세일앤리스백(Sale & Lease Back)을 통한 유동화로 2300억원을 유입했다.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 부지는 2019년 12월 CJ ENM에 매각해 528억원을 유입했다.
CJ제일제당은 현재도 포트폴리오 손질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중국 랴오청 석탄발전소 지분 100% 전량을 매각했으며 2023년에는 CJ셀렉타 지분 44% 전량과 CJ셀렉타 지분을 보유한 브라질 자회사 CJ라탐(CJ Latam Participacoes) 지분 99.99% 전량을 매각예정자산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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