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시노펙스, 반도체 필터 성장에 혈액투석 신사업까지 '본궤도'15·10나노급 케미컬 필터 양산 임박, 조단위 혈액투석 시장 공략 '박차'
이종현 기자공개 2025-04-18 09:00:14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8일 07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노펙스는 15·10나노(㎚)급 반도체 케미컬 필터 판매를 앞두고 있다. 1분기까지 테스트를 마친 뒤 2분기부터 본격 양산될 예정이다. 매출 비중이 높은 연성회로기판(FPCB) 사업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업체에 납품할 이차전지용 FPCB도 내년부터 제품 공급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미래 먹거리인 혈액투석 사업도 점차 궤도에 오르고 있다. 30개 병원에 공급 중인 혈액여과기(혈액투석필터)는 연내 100개 병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중환자용 인공신장기(CRRT)와 이동형 인공신장기(HD) 등 관련 제품으로 범주를 넓혀 혈액투석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반도체 케미칼 필터, 국책과제로 시작 '국산화 성공'
시노펙스는 2006년 포스코 협력사 신양피앤피와 삼성전자의 협력사 유원텔레콤이 합병하면서 설립된 기업이다. 모체가 되는 신양피앤피가 1995년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상장사 지위를 유지해 왔다. 핵심 사업은 FPCB와 필터 사업이다. 매출 비중은 FPCB가 더 크지만 최근 시노펙스가 보다 집중하는 것은 필터 사업이다.

필터 소재인 멤브레인 개발부터 가공과 판매까지 모두 도맡아 진행한다. 식음료나 제약·바이오, 반도체, 수처리, 모빌리티 등 필터가 필요로 하는 산업 전반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공기청정을 위한 헤파(HEPA) 필터나 수처리시스템이나 일반 사용자용 마스크 제품까지 갖췄다.
지난해 기준 시노펙스의 필터 사업 부문 매출액은 279억원이다. 필터 사업에서 가장 주목할 분야는 반도체다. 전체 매출 중 절반 이상이 CMP(Chemical Mechanical Planarization) 필터에서 발생하고 있다. CMP 필터는 반도체 웨이퍼 평탄화 과정에서 쓰이는 연마제(액) 슬러리의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쓰인다.
최근 주목받는 것은 케미컬 필터다.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되는 강산, 고온 등 화학 용액에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폴리테트라 플루오로에틸렌(PTFE) 소재로 만들어졌다. 점차 미세화하는 반도체 공정에 대응하도록 얇은 15·10㎚ 제품을 출시했다. 향후 1㎚ 제품까지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
시노펙스의 케미컬 필터는 정부 국책과제로 개발됐다.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로 소재·부품·장비에 대한 국산화 바람이 일었는데 케미컬 필터도 그중 하나다. 기존 100% 해외 기업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상황에서 시노펙스가 후발주자로 등장했다. 시노펙스에 따르면 국내 케미컬 필터 시장 규모는 약 800억원대에 달한다. 시노펙스는 1분기까지 테스트를 마친 뒤 2분기부터 공급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수처리 사업도 눈여겨볼 만하다. 시노펙스는 자사 필터 기술을 바탕으로 인도네시아에 막여과 정수장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약 10만명에게 정수된 물을 공급하고 정부로부터 사용료를 받는 구조다. 시노펙스는 해당 정수장 운영을 통해 탄소배출권(VCM)을 획득했는데, 이를 다른 기업에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약 300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파키스탄 정수장 사업을 추진하는 중이다.
◇혈액투석 시장, 1조4000억대…해외 인증 통한 수출 기대
반도체 필터와 FPCB가 시노펙스의 현재라면 혈액투석 사업은 시노펙스의 미래다. 국내 혈액투석 시장 규모는 약 1조4000억원대에 달한다. 이 시장에서 일부 점유율만 차지하더라도 시노펙스는 크게 성장할 수 있다.
혈액투석은 혈액 속 노폐물을 제거하는 치료 행위를 뜻한다. 인체의 신장(콩팥)이 관련 기능을 수행하지만 당뇨병 등의 이유로 신장 기능이 저하된다. 자연 치유가 안 되는 신장의 특성상 손상이 가해지면 이식 수술을 하거나 혈액투석을 해야 한다.

혈액투석에는 인공신장기와 인공신장기에 쓰이는 혈액여과기, 혈액투석액 등 재료가 요구된다. 시노펙스는 이중 필터 기술을 핵심으로 하는 혈액여과기를 비롯해 인공신장기(CRRT), 이동형 인공신장기, 혈액투석액, 혈액분석기, 혈액투석 정수기 등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혈액여과기와 CRRT는 이미 식약처 품목 허가를 받았다.
새로운 사업 분야에의 진출임에도 기대가 큰 것은 해당 사업이 국책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혈액투석 환자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늘고 있다. 유병률은 이미 세계 2위다. 건강보험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하다. 단일 치료 행위로 가장 많은 지출이 나간 항목이 혈액투석이다. 이에 의료계에서 혈액투석 관련 제품 국산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정부도 직접 국산화를 지원 사격하는 중이다.
시노펙스의 목표는 2029년까지 국내 시장 점유율의 30%를 확보하는 것이다. 현 시장 규모를 기준으로 했을 때 4000억원대 매출이다. 기존 시노펙스의 연매출을 훌쩍 넘는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혈액투석 사업에 쏠리는 이유다.
당장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혈액여과기다. 시노펙스는 4월 기준 국내 30개 병원에 혈액여과기를 공급하고 있다. 연내 서울대병원 등과 협력해 진행한 4상 환자 임상에 대한 논문 발표를 앞두고 있다. 또 제품 신뢰도 확보 및 해외 진출을 위해 미국 FDA와 유럽 CE MDR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논문과 해외 인증 등으로 제품 신뢰도를 높여 연내 100개 병원까지 판매처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시노펙스 관계자는 "반도체 케미컬 필터부터 자동차용 FPCB, 혈액투석 등 신사업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그동안 뿌린 씨앗들이 결실을 맺는 중"이라며 "올해는 중견기업을 넘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변곡점이 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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