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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바이오텍 유상증자 용처 분석]증자규모 줄여 넉달만에 감독원 통과, 1500억 어디에 쓸까①1000억 감액, 마티카 출자 제외…'돈 잘버는' 차헬스케어 출자 1순위 '의문'

이기욱 기자공개 2025-04-21 08:18:45

[편집자주]

작년부터 이어진 차바이오텍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아직도 끝을 내지 못했다. 시가총액의 30%에 육박하는 대규모 증자를 시도하자 기존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반대 의견이 제기됐고 금융당국까지 제동을 걸었다. 차바이오텍은 6번의 증권신고서 정정 끝에 금융감독원의 심사 문턱을 넘었지만 여전히 의문점은 있다. 차바이오텍 유상증자를 둘러싼 갈등 배경과 공모 자금 사용처의 적정성 등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8일 08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바이오텍의 유상증자를 반대하는 주주들의 의견은 다양한 근거가 바탕이다.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대규모 신주 발행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주주가치 희석 문제와 계열사들에 대한 과도한 지원 우려다.

차바이오텍은 유증금액을 1000억원 가까이 줄이며 주식 가치 희석 위험을 낮췄지만 주주들의 우려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마티카 홀딩스(Matica Holdings)에 대한 투자는 제외했지만 차헬스케어에 대한 지원은 1순위 사용처로 유지했다.

차헬스케어의 경우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자회사로 자체 조달을 통해 사업을 전개해야한다는 비판이 있다. 차바이오텍의 자금 투입 이후 상장이 이뤄지면 기존 차바이오텍 주주들의 주식 가치가 미래 차헬스케어 주주들에게 나눠진다는 문제점도 지적된다.

◇6번 정정 거쳐 효력 발생, 시총 대비 비중 25%

차바이오텍은 작년 12월 20일 유상증자 공모를 위한 첫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이후 넉달이 지난 시점에서야 금융감독원의 심사 문턱을 넘었다. 무려 6번의 정정신고서를 새롭게 제출한 이후 이달 8일 효력발생 사실을 알렸다. 청약 일정 변경에 따른 자진 정정까지 포함한 최신 증권신고서는 15일 공시됐다.

첫 증권신고서와 발행조건 확정 신고서 사이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2500억원이었던 유상증자 금액은 1516억원으로 약 1000억원 줄였다. 발행가액도 1만800원에서 7540원으로 축소됐다.

할인율은 23%로 동일하지만 유증 발표 이후 하락세를 보인 주가로 인해 발행가액이 낮아졌다. 최종 금액은 구주주 청약 첫 날의 3거래일 전인 5월 30일에 확정될 예정이다.

전체 증자 규모를 크게 줄였지만 주주가치 희석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17일 종가 기준 시총은 6043억원으로 증자 금액의 시총 대비 비중은 25% 여전히 높은 수치다. 작년 말 첫 증자 발표 당시의 시총 대비 증자액 비중 30%보다는 5%포인트 낮다.

자금의 사용처도 소폭 조정됐다. R&D 연구개발 자금이 1000억원에서 730억원으로 27% 줄어들었고 자회사 차헬스케어 대상 출자 자금도 9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44.4% 감소했다.


200억원씩 배정됐던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은 모두 143억원으로 28.5% 줄었다. 자회사 마티카 홀딩스 출자자금 200억원은 제외됐다.

차헬스케어와 마티카 홀딩스 등 자회사에 대한 전체 출자금은 11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주요 비판 요인 중 하나인 과도한 자회사 지원을 의식한 자금 배분으로 분석된다. 많은 차바이오텍 주주들은 자회사 지원이 아닌 차바이오텍의 핵심 파이프라인 투자에 집중할 것을 요구하며 유증을 반대해왔다.

◇차헬스케어 상장 후 자체 자금 활용 주장, "소통 기회 늘릴 것"

유증 자금 사용처 조정에도 주주들의 비판 의견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차바이오텍이 차헬스케어에 대한 자금지원 의지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바이오텍은 4가지 자금 항목 중 차헬스케어 출자를 우선 순위 1위로 기재했다.

차헬스케어는 작년 말 기준 차바이오텍이 75.3%의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다. 차바이오텍 외 대신-Y2HC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와 성광의료재단 등이 14.07%, 2.83%의 지분을 갖고 있다.

병원 개발 및 투자, 운영사업을 하는 기업으로 일본과 미국, 싱가포르, 호주 등에 병원과 메디컬센터 등 총 86개의 종속 기업을 두고 있다. 작년 별도 기준 매출은 없지만 연결 기준 8075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탄탄한 수익 기반을 갖추고 있다.

현지 자체 조달 역량도 갖추고 있다. 차헬스케어는 작년 11월 종속기업 Singapore Medical Group을 통해 973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연결 기준 2023년말 310억원 수준이었던 차헬스케어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작년말 1107억원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차헬스케어가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라는 점 역시 주요 지적 사항 중 하나다. 2027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상장을 통해 자체 조달한 후 계획 중인 'CHA Hollywood Medical Center' 증설 등을 추진해야 한다는 비판이다.

만약 차바이오텍 유증 자금이 차헬스케어 출자에 활용된 이후 상장이 이뤄지면 기존 차바이오텍 주주들의 주식 가치를 미래 차헬스케어 새 주주들과 나누게 된다는 문제가 있다.

차바이오텍은 대표이사 교체 등 강수를 두며 주주들과의 갈등 해결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달 말 오상훈 전 대표가 임기만료로 자리를 떠나고 최석윤 전 메리츠증권 고문을 대표로 영입했다. 차바이오텍은 유증을 계획대로 진행하면서 동시에 소액 주주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시장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방침이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자회사에 대한 출자 등 특정 요인만으로 주주들이 반대의견을 표했던 것은 아니고 유증 규모와 주가 흐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신임 대표가 약속했듯 유증을 진행하면서 충분히 주주들을 설득하는 소통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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