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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개발비 자산화 점검]녹십자, 600억 알리글로 상각 시작…공백 메울 넥스트 부재⑦개발 자산 대부분 초기 물질, 42억 수준…후속 개발 임상 1상 단계

이기욱 기자공개 2025-04-24 08:45:00

[편집자주]

제약사들에게 신약 개발은 더 이상 선택의 영역이 아니다. 제네릭 및 상품 유통 중심 사업만으로는 생존에 위협받는 시대가 오면서 신약개발 및 자체 임상에 상당한 비용을 투입한다. 파이프라인 성과에 따라 매년 자산화되는 무형자산의 가치가 달라지고 재무 구조와 사업 방향에도 영향을 미친다. 개발비 자산화 변화를 통해 국내 제약사들의 R&D 사업 성과를 돌아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1일 08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C녹십자가 최대 연구·개발(R&D) 과제였던 면역결핍 질환 치료제 '알리글로(ALYGLO)' 사업을 완료했다. 알리글로 미국 출시를 기반으로 실적 반등에 성공했지만 R&D 측면에서는 알리글로의 개발비가 상각 단계에 진입하며 무형자산 가치가 전년 대비 줄어들었다.

현재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은 대부분 임상 초기 단계로 한동안 R&D 자산 가치는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녹십자는 강점을 보이고 있는 희귀질환 또는 면역질환 등에서 적극적으로 후보 물질들을 탐색하며 기술 도입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알리글로 미국 출시로 실적 반등 기여, 자산 570억 상각 단계로

녹십자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별도 기준 R&D 개발비 장부가는 총 94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 976억원 대비 2.8% 줄어든 수치다.

자산화된 개발비 중 95.6%에 달하는 907억원은 이미 개발이 완료된 사업에 해당한다. 개발 중인 사업의 자산화 규모는 42억원에 불과하다. 소아희귀간질환 치료제 개발 등 기타제제 개발 사업이 전년말 41억원에서 1억원 가량 늘어났다.

면역결핍 질환 치료제 알리글로의 개발 완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2023년말까지만 해도 알리글로는 출시 전으로 개발 중인 사업으로 분류됐다. 전년 대비 21.9% 늘어난 557억원의 금액이 개발 중인 자산으로 인식됐다.

알리글로는 미국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 및 국가 출하승인 등을 거쳐 작년 하반기 미국 시중에 정식 출시됐다. 개발완료 단계로 넘어가며 상각이 시작됐고 6월말 582억원이었던 가치는 작년말 567억원으로 2.6% 감소했다. 상각 잔여기간은 20년이 남아 있어 자산 감소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 측면에서는 알리글로 출시가 실적 반등의 주요 기반이 됐다. 작년 녹십자는 전년 대비 3.3% 늘어난 1조6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알리글로가 포함된 혈액제제류 매출이 4246억원에서 5269억원으로 24.1% 늘어나며 매출 확대를 견인했다.

◇희귀질환에 집중된 후속 파이프라인, 추가 도입 검토 중

녹십자는 알리글로의 뒤를 이을 차세대 파이프라인 확보에 R&D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현재 녹십자가 진행 중인 개발 사업은 대부분 임상 초기 단계로 단기간에 자산화 단계에 진입하기는 쉽지 않다.

녹십자의 차세대 파이프라인으로 꼽히는 것으로는 GC1130과 GC1134 등이 있다. GC1130은 희귀질환 산필리포증후군 A형을 적응증으로 하는 약물이다. 뇌실 내 직접 고농축 단백질 제제를 투여함으로써 주증상인 뇌병변에 의한 인지 및 행동 저하를 개선한다.

산필리포증후군 A형 환자는 전 세계 3000~5000명 정도로 추정되며 현재 승인된 치료제는 없다. 시장 규모는 1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녹십자는 작년 11월 GC1130의 글로벌 임상 1상을 위한 첫 환자 투여를 시작했다.

GC1134 역시 희귀질환 '파브리병'을 적응증으로 하는 신약 후보 물질이다. 한미약품과 공동 개발 중인 신약으로 작년 미국 및 국내 1/2상을 승인 받았다. 5월 첫 환자 투여 예정이다. 편의성 향상 위해 4주 1회 피하주사제형으로 개발 중인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밖에 헌터증후군 치료제 GC1123과 A형&B형 혈우병 치료제 MG1113 등도 모두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이에 녹십자는 현재 개발 중인 사업 외 파이프라인 확장을 위한 기술 이전 등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특정 분야와 개발 단계 등을 정해 놓지는 않았지만 기존에 강점을 갖고 있는 면역질환 또는 희귀질환 쪽 기술에 보다 집중할 예정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지금 당장 알리글로의 후속으로 임상 3상 또는 자산화 단계에 접어들 파이프라인은 없다"며 "진행 중인 개발 사업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희귀질환이나 면역질환 쪽으로 추가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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