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산업, 한계 넘는 기업들]바우어랩, 이머시브 콘텐츠로 엔터산업 '새 지평'①현대차 등 러브콜, 서사·기술력으로 경쟁력↑…핵심 신사업 '올빗·미지헌'
이지혜 기자공개 2025-04-24 13:01:44
[편집자주]
한국의 콘텐츠 산업이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다. K-팝과 K-드라마가 전 세계적으로 성공하면서 성장세가 이어질 줄 알았지만 착각이었다. △시장의 포화 △경쟁 심화 △소비자 트렌드 변화 등으로 인해 과거같은 폭발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하지만 진정한 강자는 위기 속에 드러나는 법. 한계를 뛰어넘고자 도전하는 기업을 조명하고 이들의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을 심층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1일 15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콘텐츠 산업이 진화하고 있다. 단순 소비를 넘어 이용자 개개인의 경험에 초점을 맞춘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이머시브(몰입형) 미디어 콘텐츠가 주목받는 배경이다. 마치 콘텐츠 속 주인공이 된 것처럼 깊은 몰입감을 선사하는 이머시브 미디어 콘텐츠는 미국에서 시작돼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우리나라에도 이머시브 미디어 콘텐츠 컴퍼니를 표방하는 기업이 있다. 바우어랩이다. 각종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에게 체험 중심 콘텐츠를 제공하는 바우어랩은 사람과 이야기, 기술의 경계를 허문다. 단순히 영상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기술을 통해 사람이 서사에 완전히 녹아드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든다.
바우어랩은 여러 대기업의 러브콜을 받아 각종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설립 4년차에 매출 100억원 벽을 넘어섰다. 올해는 한 발 더 나아가 박물관과 협업을 통해 자체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올빗(Orbit)이라 불리는 LED 돔씨어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장기 성장성과 실적 안정성을 동시에 잡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대기업도 주목한 이머시브 콘텐츠, ‘기술과 서사가 만났다’
경기도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는 단순한 자동차 전시 체험관이 아니다. 자동차뿐 아니라 현대자동차의 기술력이 집약된 로봇을 만나 볼 수 있다. '4D라이드:더미션'이라고 불리는 어트랙션은 현대자동차의 미래 로봇을 가상공간에서 체험하도록 이끈다.

국내 최초 13m 너비의 돔형 LED스크린을 갖췄고 안개, 바람, 향기 등 효과를 내는 4D와 6축 시뮬레이터로 구성되어 있다. 로봇을 재난 상황에 투입하는 상황을 가정한 스토리텔링은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비전 자체를 체험하도록 유도한다.
바우어랩은 현대자동차의 미래를 가상공간에서 구현하는 작업 전반을 맡았다. 이뿐 아니다. CES 2025에서는 15m 규모의 LED월과 조명으로 세라젬이 꿈꾸는 ‘미래의 건강한 집’을 구현해냈다.
현재 바우어랩의 파트너사로 이름을 올린 기업은 디즈니, 이노션, 제일기획, KOCCA 한국콘텐츠진흥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중앙박물관 등이 있다.
바우어랩이 2020년 2월 설립돼 아직 연혁이 짧은 스타트업인데도 빠른 시간에 국내외 굵직한 프로젝트를 잇달아 성사시킬 수 있었던 건 서사를 만드는 능력, 스토리텔링 역량 덕분이다.
조수현 바우어랩 대표이사는 “그간의 콘텐츠는 ‘나’와 콘텐츠 사이에 벽이 있었지만 바우어랩은 그 벽을 허무는 체험형, 몰입형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한다”며 “콘텐츠기업이 직접 세계관을 구축하는 경우는 드문데 우리는 작가진을 중심으로 브랜드와 기업의 비전에 서사를 입혀 스토리를 설계한다”고 말했다.
단순히 볼거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정체성과 서사를 입체적으로 해석해 체험형, 몰입형 콘텐츠로 구현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라는 의미다.
◇체험이 이끄는 미래형 미디어, ‘올빗’과 ‘미지헌’으로 새 장 연다
바우어랩은 올해 퀀텀점프를 준비하고 있다. 기존에는 대기업에서 프로젝트를 수주해 사업을 영위했지만 올해는 자체 브랜드와 IP(지식재산권), 세계관을 기반으로 사업모델 확장에 나선다. 박물관과 협업해 구축하는 테마파크 프로젝트 ‘미지헌’과 LED 돔씨어터 ‘올빗(Orbit)’을 통해서다.

돔씨어터는 관객이 마치 콘텐츠 속에 들어간 듯 생생한 몰입감을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아이맥스 등 영화관은 사람의 시야각보다 조금 넓은 스크린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지만 돔씨어터는 천장에서부터 좌우까지 LED스크린으로 꾸며져 있어 마치 현장을 직접 관람하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대표적 사례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스피어(Sphere)다. 360도 LED스크린과 수십만개의 스피커를 갖춘 이 돔씨어터는 관객에게 새로운 차원의 시공간을 경험케 해 크게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스피어의 건설비는 약 3조원에 이른다.
반면 바우어랩의 올빗은 규모가 작은 대신 시공기간이 9~12개월 정도로 짧고 총 건설비도 500억~1000억원 정도 든다. 바우어랩은 국내 대표 엔터사와 힘을 합쳐 올빗을 K팝의 성지로 구축해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모으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조 대표는 “대기업 프로젝트로 번 자금의 일부를 돔씨어터 연구개발 비용으로 지속투입한 덕분에 충분한 역량을 확보했다”며 “미국의 LED 돔씨어터 기업인 코즘(COSM)과 비교해 콘텐츠 역량, 기술 역량, 가격경쟁력 모두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간송미술관과 협력해 구축하고 있는 ‘‘미지헌:삼천주 노리개의 비밀(가제)’ 프로젝트도 올해 역점사업이다. 박물관에 최적화한 몰입형 어트랙션인 미지헌은 관객이 직접 내의원이 돼 억울하게 미지헌에 갇힌 공주와 궁궐 깊숙이 숨겨진 진실을 추적하는 스토리로 꾸며져 있다.
특이점은 배우 없이, 다중 언어로 즐길 수 있는 어트랙션이라는 점이다. AI(인공지능) 음성 안내와 오감 자극요소를 통해 사용자 맞춤형 어트랙션을 꾸몄다. 미지헌 프로젝트는 올해 안에 관객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조 대표는 “탄탄한 세계관에 바탕을 둔 서사, 여기에 적합한 시뮬레이터 시스템까지 구현할 수 있는 기업은 국내에 바우어랩이 유일하다”며 “우리 이름을 단 자체 IP 기반의 몰입형 테마파크를 만들어 디즈니,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 세계적 테마파크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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