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4월 23일 08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달 초 금융위원회가 증권사 CEO를 불러모아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제도 개선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그동안 인가 사례가 없던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를 선정하고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를 대상으로 발행어음 업무도 신규로 영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종투사가 이렇게 마련한 돈을 IB(기업금융)·모험자본 공급에 더 쓰라는 뜻이다."업계와 금융당국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벤처·중소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 확대 필요성에 인식을 공유하고 더욱 노력하기로 함." 금융위원회가 배포한 보도자료에도 지적된 내용이다. 그런데 배포시기가 이달 초가 아니다. 한국투자증권에게 처음으로 발행어음 업무를 허용하고 2년 뒤인 2019년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발행어음 업무 현황 및 평가'에서 나온 표현이다.
종투사 제도는 기업금융 투자 재원 확대를 위해 2016년 도입됐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무렵 부동산 붐이 일었다. 종투사가 발행어음으로 마련한 돈을 부동산 관련 자산을 담는데 쓰면서 모험자본 공급에는 관심이 덜했다.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가 증권사 핵심 먹거리였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금융위는 이번에 종투사 제도를 개편하면서 현행 발행어음 조달액의 30%까지 쓸 수 있는 부동산 운용한도를 3년 뒤 10%까지 줄이게 했다. 그 대신 중소·중견기업 자금 공급이나 A등급 이하 채무증권, 하이일드 펀드 투자에 조달액의 25%를 쓰라고 했다.
금융당국이 모험자본 투자에 돈을 쓰라고 하니 증권사는 방법을 찾고 있다. 하지만 벌써부터 리스크 관리가 고민이다. 은행권과 비교하면 증권사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신용평가 모델이 미흡하다. 다수의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 심의·평가 시스템을 구축하기엔 한계가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결국에는 IPO를 앞둔 기업의 막바지 프리IPO(상장 전 투자 유치)에 자금이 몰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도에 맞게 돈을 쓰긴 써야 하니 빠른 회수가 가능한 투자처에 집중할 것이란 이야기다.
다시 종투사의 탄생 취지로 돌아가본다. 발행어음을 통해 기업금융 재원을 확보해 혁신기업에도 돈이 흘러가게끔 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더 많은 유니콘이 나올 수 있도록 스타트업에 자금이 투입되는 건 일견 좋은 일이다. 하지만 모험자본 공급 부담을 키운다면 결국 실제 돈이 향하는 곳이 어딘지보다는 모험자본 운용 비중 맞추기에만 급급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원하는 방향성도 그건 아닐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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