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 전선업체 리포트]대원전선, 실적 성장세 '견조' vs 운전자본·주가 '부진'④영업활동현금흐름·ROE·PBR 약세, 재무건전성 지표는 선방
유나겸 기자공개 2025-05-21 08:18:50
[편집자주]
미국과 유럽의 노후 전력망 교체와 AI 확산에 따른 설비 투자 증가로 AI 데이터센터(AIDC)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전선·전력 기업들에 대한 시장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빅4' 전선사와 주요 전력 설비 기업 외에도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강소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과 함께 자동차 부품 등 신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주요 강소 전선 기업들의 현 상황과 미래 전망 등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0일 07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원전선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며 재무구조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현금 보유 규모가 늘고 부채비율도 개선되는 등 재무 여력이 뚜렷해졌다. 다만 운전자본과 주가 관리는 여전히 숙제로 남는다.영업현금흐름을 보면 피어그룹들이 호황을 바탕으로 플러스 기록한 것과 달리 대원전선은 마이너스 흐름을 나타냈다. 주가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운전자본과 주가 관리가 향후 '완성형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과제가 된 모양새다.
◇현금성자산 141억 증가, 차입금 의존도 감소
대원전선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513억원, 영업이익은 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9%, 175% 증가했다. 지난해 인수한 자회사 대원알텍의 실적 반영과 함께 본업인 전선 부문에서 수주가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실적 개선에 따라 재무지표도 크게 나아졌다. 올 1분기 대원전선의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49억원으로 전년 동기 7억5000만원 대비 141억5000만원 급증했다. 약 1886.7%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202억4047만원으로 전년 동기(218억7163만원)보다 7.5% 줄었다. 이에 따라 차입금 의존도는 6.32%로 전년(8.07%) 대비 하락했다. 총자산 대비 차입금 비중이 6%대에 불과해 차입 의존도가 낮아 안정적인 재무 구조로 평가된다.
부채비율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전년 동기 163.7%였던 부채비율은 올 1분기 118.3%로 낮아졌다. 전선·변압기 등 전력 기자재 업종 특성상 대규모 설비투자와 운전자본 소요가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100~150% 수준은 무난한 구조로 받아들여진다. 같은 업종 피어그룹인 LS전선의 올 1분기 부채비율은 322.8%에 달한다.
◇늘어난 재고자산·감소한 매입채무, 현금흐름에 '악영향'
대원전선은 올해 1분기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전년 대비 악화됐다.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98억원으로 전년 동기 115억원에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피어그룹인 대한전선, 일진전기, LS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 등은 모두 호황기 수혜를 받아 플러스 흐름을 유지하거나 현금흐름을 개선한 것과 대조적이다.
대원전선의 경우 운전자본 부담이 현금 유출 확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재고자산이 늘어난 가운데 매입채무는 감소하며 현금흐름 부담이 커졌다. 올 1분기 기준 대원전선의 연결기준 재고자산은 731억원으로 전년 동기(571억원) 대비 약 28% 증가했다. 반면 매입채무는 829억원으로 전년 동기(1202억원)보다 약 31% 감소했다.
매출채권 회전율도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대원전선의 회전율은 4.4회로 평균적으로 외상매출 회수에 약 84일이 소요되는 셈이다. 이는 현금이 장기간 매출채권에 묶여 있는 구조다.
업종 특성상 공공기관 및 대형 산업체 위주로 거래하는 수주형 사업 구조이기 때문에 외상 비중이 높은 것은 불가피하다. 다만 피어그룹과 비교하면 회전 속도가 크게 뒤처진다. 지난해 기준 제룡전기의 회전율은 10.72회, 일진전기는 7.1회로 대원전선을 크게 상회했다.
이처럼 운전자본 효율성에서 경쟁사들과의 격차가 존재하는 상황은 향후 성장 지속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가 흐름도 부진하다. 지난해 5월 5450원이었던 주가는 12월 2205원까지 하락한 뒤 19일 기준 2875원에 머물고 있다. 3월 이후 지속적으로 2000원대 박스권에 갇힌 모습이다.
실적 대비 주가 매력도도 떨어진다는 평가다. 지난해 연결기준 대원전선의 ROE는 6.35%다. ROE(자기자본이익률)는 순이익을 순자산으로 나눈 지표료 자본 대비 수익성을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ROE가 높을수록 적은 자본으로 많은 이익을 냈다는 의미다. 피어그룹으로 분류되는 일진전기의 ROE가 10.6%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저조한 성과다.
같은 기간 대원전선의 PBR(주가순자산비율)도 2.03배다. PBR은 기업의 순자산(자기자본)에 비해 주가가 얼마나 높게 평가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이 수치가 낮을수록 자산 대비 시장 평가가 저조하다는 의미다. 피어그룹인 HD현대일렉트릭의 PBR이 9.16배인 점을 고려하면 대원전선은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다. 대원전선은 현재 배당도 실시하지 않고 있다.
결국 대원전선은 실적 호조와 재무 안정성이라는 기초 체력을 갖췄지만 운전자본 효율화와 주가 관리라는 후속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전선업계 관계자는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현금흐름과 주가 흐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장 신뢰를 얻기 어렵다”며 “운전자본 관리를 강화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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