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08년 07월 14일 08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 오너 일가가 또다시 검찰청 계단을 밟았다. 지난 8일, 두산 4세 박중원씨가 횡령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았다. 11일엔 도박전주(錢主)에게 100억 원의 자금을 빌린 사실도 드러났다. 결국 박중원씨는 성지건설 부사장직에서 물러났다.
두산은 발 빠른 해명에 나섰다. 박중원씨는 형제의 난을 일으켜 그룹 경영에서 배제된 박용오 前회장의 아들. 두산그룹은 "박 씨는 현재의 두산그룹 경영진과 관계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박중원 씨가 두산4세라는 사실이 달라지지는 않았다. 지금도 언론은 '두산4세 박중원'이란 제목으로 기사를 뽑고 있다.
요즘 두산은 당혹스럽다. 잊을만하면 터져 나오는 도덕성 문제 때문에 신경이 곤두섰다. 지난 달 27일, 금융위의 BNG증권 대주주 변경 승인 보류도 도덕성 문제가 발단이었다. 증권거래법 32조 시행령 18조 3항 별표조항이 두산의 발목을 잡았다. "5년간 법, 영, 금융관련법령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을 받으면 증권사 대주주가 될 수 없다."는 것.
두산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대우조선해양(DSME) 인수전을 앞두고 있어서다. 2006년 오너일가 분식회계 때문에 대우건설을 놓친 기억은 아직도 뼈아프다. 분식회계 책임은 2년이 지나 BNG증권 대주주 변경 승인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DSME를 꼭 인수하겠다는 두산 입장에선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다.
DSME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은 비계량적 요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DSME 노조는 두산을 부도덕한 후보 1순위로 꼽았다. 두산은 BNG증권 인수 연기를 놓고 "언론이 자꾸 DSME와 연관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 지난 11일로 예정됐던 금융위의 BNG증권 대주주 변경 승인 논의가 2주 또 연기됐다. 법률적 해석과 관련한 자문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깔끔하게 BNG 문제를 마무리 짓고 DSME 인수전에 전념하려던 두산에겐 또 다른 악재다. 일각에서는 박중원씨 횡령사건과 맞물려 금융위가 도덕적으로 엄격한 판단을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연이은 악재에 두산은 애가 탄다. 과거가 현재를 괴롭히고 있지만 나무라거나 화풀이를 할 수도 없고 책임을 물어 관계를 정리할 수도 없다. 짊어져야 할 '원죄'의 무게가 얼마나 되는지, 언제까지 등에 지고 있어야 하는지 알 수 없어 더욱 고통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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