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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매출은 반토막, 차입금은 '그대로' 계열사 보증 없인 조달 어려워 … 단기차입 비중 80% 달해

황철 기자공개 2008-09-23 11:37:31

이 기사는 2008년 09월 23일 11: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수건설은 그룹 계열사 입장에서 '돈 먹는 하마'나 다름없다. 이수화학과 함께 그룹 주력사로 지목받았지만, 2005년 이후 급격한 매출액 감소로 3년 연속 적자 행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룹 전체 차입금의 3분의 1(1923억원)에 달하는 이수건설의 채무는 계열사들의 지급 보증 없이는 만기연장이 어려운 상태다. 특히 단기차입금 비중이 80%에 달하고 금융권 의존도가 높아 매년 이자비용만 200억원 가량을 지출해야 한다. 차입처와 만기를 분산시키지 않을 경우 내·외부 충격에 의해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휘말릴 가능성이 상존하는 구조다.

◇차입금의존도 53%, 순금융비용부담율 급증

현재 이수건설의 재무상황은 한마디로 ‘최악’이다. 매출액은 2005년 5805억원을 정점으로 매년 1000억~2000억원씩 감소, 지난해 말 2339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수익성 역시 악화돼 2006년(-317억원)과 2007년(-696억원)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고, 올 상반기에도 10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흐름은 2004년에 이미 마이너스(-)로 전환했고, 2006년 -727억원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공사 및 분양미수금의 급격한 감소로 영업현금흐름이 +359억원으로 돌아섰지만, 실질적인 부의(-)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사·분양미수금 감소가 영업활동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 단순히 장·단기 대여금 계정으로 전이된 형태이기 때문이다. 투자활동에 의한 순현금유출이 2006년 -34억에서 2007년 -560억원으로 확대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특히 2000억원에 육박하는 차입금은 이수그룹 전체를 유동성 압박에 시달리게 만든 주범이다. 600억원대에 불과한 자기자본, 실질적 마이너스 상태에 놓인 현금흐름을 볼 때 사실상 자력으로 채무를 감당하기 힘든 상태에 빠졌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또 79.3%에 달하는 단기차입금 비중에 비해, 현금성 자산(현금, 단기금융상품 포함)이 83억원에 불과하다는 점 역시 유동성 우려를 가중시키는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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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건설의 자산과 자기자본 규모는 지난 수년간 사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급격히 줄었다. 그러나 줄어든 부채의 대부분은 매입채무 정도일 뿐 외부차입금은 거의 그대로다.

2006년 5000억원에 육박하던 총자산은 지난해 말 4006억원, 올 상반기 3604억원으로 급감했다. 반면 차입금은 2006년 2309억원에서 지난해 말 1956억원, 올해 1922억원으로 완만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차입금을 300억원 가량 줄일 수 있엇던 것도 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상환자금으로 썼기 때문이다.

이처럼 총자산과 자본이 줄면서도 채무액이 사실상 고정돼 있다보니, 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은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올 상반기 이수건설의 차입금의존도는 53.3%까지 치솟았고, 부채비율도 444%에 이르고 있다.

매출액 대비 순금융비용부담율 역시 2004년 2.6%에서 상반기 8.2%로 크게 높아졌다. 대규모 자본확충과 자산매각 등을 통해 차입금을 획기적으로 낮추지 않은 한 이수그룹을 둘러싼 우려가 씻기기 어려운 이유다.

◇자력 차입 ‘불가능’ 애물단지 ‘전락’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수건설이 자력으로 은행 차입이나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외부 자금을 조달할 능력은 사실상 없다. 차입금의 대부분을 지주사 및 계열사들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현실인 셈이다.

이수건설 차입금의 대부분은 그룹의 돈줄 역할을 하는 이수화학이 지급보증을 서거나 관계사 차입 형태로 빌려준 것이다. 이수화학이 보증을 서지 않으면 신규 차입이나 차환 역시 거의 불가능한 상태다. 현재 이수건설의 얼마 안되는 장기차입금은 모두 이수화학이 인수한 사모사채뿐이다.

지난해 이수화학에 대규모 보증손실을 입힌 장부상회사 ‘유칼립투스 인베스트먼트 홀딩스’의 이수건설 우선주 상환 문제도 결국 ㈜이수와 이수화학이 나서서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당초엔 이수건설이 직접 우선주를 전액 매입한 후 소각할 수 있다고 장담했었다.

유칼립투스는 이수건설의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세워진 특수목적법인(SPC)으로 2005년 290억원에 달하는 이수건설 우선주를 인수해 유동화 했다. 현재 유동화채권의 원금 만기 도래분과 우선주에 대한 미지급 배당금은 총 320억원에 이른다.

그룹은 문제 해결을 위해 (주)이수, 이수화학, 이수건설 등 관계사들을 총동원했다. 간단히 말하면 (주)이수가 우선주를 모두 매입해 소각하는 형태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삼자간 차입, 상환, 지급보증 관계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하지만 결과는 별반 달라질 게 없다.

우선 (주)이수는 이수건설에게 빌려준 차입금 300억원을 상환받아 우선주를 사들이기로 했다.

이수건설은 동양종금증권으로부터 200억원을 차입(리파이낸싱)하고, 내부유보금과 금융권 추가 대출을 통해 상환자금을 조달한다. 이 과정에서 이수화학은 동양종금 차입금 200억원의 지급보증을 서기로 했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수건설이 모든 자금을 충당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주)이수에서 빌린 만기도래 차입금을 갚은 것 뿐이다. 이수건설의 자금사정을 볼 때, 동양종금 차입금 200억원 외 나머지 자금도 내부 유보금보다는 추가 차입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한쪽에서 빌려 한쪽에 갚는 것 뿐이니 총 차입 규모에는 변함이 없다.

이 경우, 이수화학이 추가적으로 지급보증을 설 가능성 또한 커 재무부담은 다시 계열사로 번져나간다. 동양종금 200억원 차입금 역시 신규 대출이 아니라, 리파이낸싱 개념으로 실제 부담은 이수화학으로 상당부분 전가된다.

그동안 우선주에 대해 전액 지급보증 관계에 있던 이수화학의 리스크는 별반 줄어들 게 없는 셈. 단지 보증 대상 채무자가 유칼립투스에서 이수건설로 바뀌었을 뿐이다.

◇자본확충 계획도 ‘불투명’

이수건설이 추진중인 500억원 가량의 자본확충 계획도 지연되고 있다. 현재 CB, BW, 론(Loan) 등 가능한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국내외 금융시장 냉각과 이수건설의 빈약한 재무여건으로는 투자자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수건설은 사상 처음 해외에서 수주한 리비아 아파트 사업(4억2500만 달러)에 희망을 걸고 있다. 이수건설 관계자는 “리비아 사업에서 예정대로 600억원 수준의 공사 선수금이 들어온다면, 이수건설의 자금난 해소는 물론 이수화학의 지급보증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 주택 사업장을 축소하고 관급시행, 해외사업, 플랜트 등 사업을 다각화한 점도 재무안정성과 수익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수건설의 자구책에 대한 시장의 시각은 싸늘하다. 그동안 밝힌 대책들 중 제대로 실행에 옮겨진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수건설은 연초부터 국내 및 해외 금융기관들과 자본 유치를 위해 협의 중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가시화된게 없는 상황이다. 이수그룹 강남 본사 건물도 유동화시켜 최대 400억원 가량을 확보키로 했지만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수그룹이 내놓은 자구 계획 중 제대로 이행된 것은 한두개에 불과하다"며 "시장과의 약속 이행보다는 계속 허황된 계획들만 내놓으며 시간만 끌고 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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