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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경색 한파에 금호산업 '굴욕' 회사채 유통물 15%에도 거래안돼...투자자도 '곤혹'

김동희 기자공개 2008-09-29 15:26:11

이 기사는 2008년 09월 29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금융시장이 신용경색 우려로 돈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M&A를 둘러싼 자금문제로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였던 금호산업이 채권 유통시장에서 굴욕을 당하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으로 회사채 경과물이 소화되지 않자 금리를 배 이상 올려도 거래가 제때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금호산업이 발행한 235회차 채권 20억 원이 15%에 매물로 나왔지만 거래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 신용경색이 나타나면서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회사채 투자를 극도로 회피하기 때문이다.

이날 매물로 나온 금호산업 경과물은 지난 2006년 10월 23일 발행한 것으로 앞으로 만기가 1년 24일밖에 남지 않았다. 신용등급은 'BBB'로 지난 27일 민간 채권평가사의 평가수익률은 8.84%.

이 채권에 투자할 경우 평가수익률(8.84%)과 거래수익률(15%)의 차이인 6.16%를 평가이익으로 거둘 수 있고 3개월마다 지급되는 쿠폰이자를 덤으로 챙길 수 있다.

1년 내에 금호산업이 망하지 않는다면 은행 예·적금 보다 두 배 가까운 수준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금호산업 채권은 투자자들에게 철저히 외면 받았다. 금호산업 자체가 1년 이내에 망할 위험은 낮다고 보지만 투자 위험은 매우 크다는 판단에서다. 채권 투자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 역시 한몫했다.

최근 금리 급등으로 채권에 투자하는 MMF(머니마켓펀드)와 CMA(종합자산관리계좌)의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고 있다.

MMF 잔고는 지난 7월 82조 원을 넘어선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 지난 25일 66조1410억 원으로 두 달 사이 15조 원 가량이 줄었다.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평가손실이 커져 MMF 자금은 추가로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매물로 나온 금호산업 채권은 장 마감 시간을 넘긴 이후 금리를 18%까지 높여 가까스로 10억 원만을 파는데 성공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노동부, 정통부 등도 채권형 펀드에 투자했던 자금을 환매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안전한 국고채마저 투자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며 "금리가 아무래 매력적이라고 해도 회사채에 투자할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급하게 보유채권을 처분하려는 투자자가 제때 현금을 마련하지 못해 곤경에 처했다. 규모가 20억 원이라는 소액인 것을 미루어 볼 때, 환매 요구가 들어온 채권 형 펀드가 매물을 내놓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채권이 팔리지 않아 환매가 어렵기 때문이다.

팔려던 채권의 절반을 매출했지만 투자자의 손실 규모가 큰데다가 추가로 더 팔아야하는 숙제도 남았다.

증권사 관계자는 "중소형 자산운용사에서 펀드환매요구에 응하기 위해 채권을 내놓은 것 같다"며 "채권을 팔지 못한다고 고객의 환매에 응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라고 보지만 운용사는 자금사정이 원활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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