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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중심 금융빅뱅 온다" ②안치홍 밀리만코리아 대표 "은행-보험그룹 합병 ING 모델 가능"

박준식 기자공개 2008-11-24 11:10:45

이 기사는 2008년 11월 24일 11: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안치홍 밀리만코리아 대표는 "금융위기가 국내 보험시장 구도재편의 촉매가 될 수 있다"며 "국내 보험사가 금융 빅뱅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 최근 금융위기가 보험업 시장에 미친 영향은

▶ 보험 M&A 시장은 몇 년간 매각자 중심(Seller's market)이었지만 최근 시중에 유동성이 마르면서 원매자가 주도하고 있다. 금호생명 등 매력적인 물건이 등장했지만 국내사들이 선뜻 인수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도 경기침체와 유동성 압박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국계 보험사들은 호기를 맞았다. 고환율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구매력이 원화절하 폭만큼 늘었다. 현재 시장 상황은 건전성을 유지한 외국계 보험사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 주식시장 침체로 생보사 상장(IPO)이 모두 취소됐다

▶ 상장은 취소가 아니라 지연됐다고 봐야 한다. 생보사들의 대주주가 자본시장통합법에 대비하기 위해 자본을 창출할 방법은 상장 외에는 없다. 동양생명과 금호생명이 상장을 연기했지만 동양의 경우 보고캐피탈이 유력지분을 가지고 있고, 금호는 매각 이후 인수자가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기 때문에 시장만 회복된다면 곧바로 상장에 나설 것이다.

- 국내 보험시장의 특성이 뭔가.

▶ 몇 년 전까지 국내 시장에서는 외국계가 특혜를 얻었다. 고객들이 외국계 거대 보험그룹의 신용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AIG가 무너지면서 고객들의 시각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의 데이터를 분석해도 신규 보험가입자들이 국내 보험사로 회귀하고 있는 사실이 나타난다. 당분간 외국계 보험사의 영업위축은 불가피하지만 국내사의 약진가능성은 높다고 본다.

- 보험업계의 재편 구도를 예상한다면

▶ 중위급의 외국계사가 철수한 공백과 자본 확충에 실패한 중위권 회사들이 은행 중심의 금융그룹과 거대 보험사에 흡수될 것이다. 나아가 대형보험그룹과 금융지주사 간의 대등합병 가능성도 충분하다. 호주의 경우 맥쿼리와 CMG그룹, 네덜란드의 ING그룹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 금융시장의 합종연횡은 과거 은행이 주도했지만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은 보험 비즈니스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 보험 계리 전문가로서 잠재 위험요인을 꼽는다면

▶ 최근 시장이 급격히 침체되면서 소비자들이 금융상품 판매사를 상대로 법적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보험사들도 최근 주식시장과 연계된 변액연금 상품을 팔아 수익을 올렸지만 최근 법적분쟁 사례에서도 나타나듯 불완전 판매에 따른 예상치 못한 손실 가능성이 있다. 보험 상품 판매에서 전문가가 활동할 영역이 앞으로 크게 확대될 것이다.

- 국내 회계법인들도 계리업에 진출하고 있는데

▶ 계리자문업의 노하우는 고객들이 더 잘 알고 있다. 대형 회계법인은 감사업무와 계리자문 사이의 이해상충 가능성이 있다. 밀리만의 경쟁력은 고객들의 정보를 철저히 지키는 신뢰에서부터 쌓였다. 독립적인 평가와 철저한 검증으로 무장하고 있어 경쟁상대가 나타나는 것이 오히려 반갑다.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에 따른 회계방식 변화와 리스크 관리, M&A 등 계리 업무가 적용될 시장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다. 국내 보험사는 영업기획에만 치중하고 계리인력을 늘리는 데 인색한 게 문제이지만 경제 규모에 비해 시장은 아직도 작은 편이다. 선진 보험사들이 마진 높은 한국 시장에 진출을 가속화하고 국내 시장의 재편이 활성화될 것이기에 전망이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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